어제 한나라당 의원 워크샵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민심 수습책 논의와 당-정-청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후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워크숍에서 발언한 의원들은 모두 37명. 각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다수의 의견은 인적쇄신과 정책쇄신으로 민심을 달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친박 의원들이 앞장서 4대강 사업 속도조절과 세종시 수정안 포기 등을 주장했습니다. 민심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이 민심을 떠나게 했다는 거죠. 여당의 의견을 청와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네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원내대표가 당내 쇄신을 주장해 온 김성식 의원의 얘기를 듣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 자리에서는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점 등 이른바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았던 문제들도 언급이 됐습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끈 것이 바로 방송인 김제동 씨에 대한 목소리였습니다. 지상파 TV 프로그램은 물론 케이블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한 방송인 김제동 씨의 문제도 언급이 됐는데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분노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은 그동안에 한나라당을 너무 밀어줬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한나라당에 패배를 안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혁신에 대해서 당이 주문하는 것은 당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5.18 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사람, 김제동을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한 사람 그 책임자는 문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송인 김제동.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김 의원은 지난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okkimss.com/board)에도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한나라당 내부의 시대착오적이고 고질적인 유전인자를 혁파하라는 것"이라며 김제동 씨에 대한 잘못된 조치를 지적했습니다.
"권력의 눈치나 보는 습관, 좋은게 좋다는 식의 무사안일, 정치적 혈통과 계파와 중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기득권적 사고, 아무 때나 막 던져대는 대국민 흑백논리, 정권 초기 촛불시위를 PD수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자기성찰능력 부재, 도대체 왜 오후부터 문자와 트위터로 젊은이들이 대거 투표장에 갔는지를 이해조차 못하는 시대변화에 대한 둔감함,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김제동을 짜르고 길거리에서 가방 열어보는 법을 만들면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 등등등."
김 의원이 잘 지적했습니다. 전직 대통령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사회를 봤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물러나야 하는 건 정말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김제동 씨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슬퍼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모르는 것 같이 보였지만, 국민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내 편, 네 편'이라는 낙인을 찍는 오만한 권력과 억울하게 쫓겨난 방송인들을 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한나라당의 6.2 지방선거 참패입니다.
말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당에서도 깨달은 만큼 4대강 사업은 물론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조치도 중단하기를 바랍니다. 김제동 씨를 쫓아낸 사람들을 문책하고 상식을 바로 세우기를 기다리겠습니다.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