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피’ 넘봤던 코스피, 2200선 폐장… 올해 24.9% ‘털썩’
주요국 증시중 최하위권 성적
코스피, 폐장일까지 급락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올해 증시 폐장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2% 급락한 채 마감했다. 뉴시스
연초에 한때 3,000 선을 넘봤던 코스피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2,200 선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고, 이에 국내외 주식에 투자했던 ‘동·서학 개미’들은 큰 투자 손실을 봤다.
올해 증시 폐장일인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3%(44.05포인트) 급락한 2,236.40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하락과 경기 침체 우려가 투자심리를 다시 한번 위축시켰다. 전날(―2.24%)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한 코스피는 10월 24일(2,236.16)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올 한 해 24.9% 내리며 4년 만에 하락 마감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주요국들 중 최하위권의 성적을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 등락률(―23.41%)은 주요 20개국(G20) 및 아시아 주요국 등 27개국 가운데 25위에 머물렀다. 튀르키예(터키)가 187.76%, 아르헨티나가 142.59% 급격히 오른 가운데 미국(―20.62%), 중국(―15.18%), 독일(―12.33%), 일본(―8.51%) 등도 증시가 내리긴 했지만 하락률이 한국만큼 크진 않았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41.48%)와 베트남(―32.21%)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증시 하락률이 가장 큰 수준이었다.
증시 하락 탓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올해 말 1767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36조 원(―19.8%) 감소했다. 거래 규모로 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대비 41.6%, 거래량은 42.7% 줄었다. 신규 상장 기업 수도 사상 최대였던 전년의 23개사에서 올해 9개사로 대폭 줄었다.
증시 침체로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어느 때보다 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이 15조8828억 원으로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한 해 27.9% 급락했다. 개인 순매수액 2, 3위였던 네이버(3조2082억 원)와 카카오(2조2583억 원) 역시 주가 하락률이 각각 ―52.1%, ―53.2%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6조6000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6조8000억 원, 기관은 11조3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지금이 저점”이라고 판단한 개인들이 매도 물량을 떠안으며 결과적으로 손실을 본 것이다. 외국인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코스피 기준 33.5%에서 31.4%로 감소했다.
올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됐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부진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다”며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차질을 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증시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