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스물한 번째 드는 대설(大雪)이다. 하늘은 절기값 하겠다고 그러는지 이른 아침부터 눈을 펑펑 내려주고 있다.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 또 예보에도 없었던 눈이 내리는 것이다. 기온은 하루 새 급상승하여 어제 아침 영하 13도보다 훨씬 높은 영하 3도에 머문다. 알다가 모르는 것이 날씨인가?
이틀째 눈이 내려 쌓인다. 그다지 많은 적설량은 아니지만 통행을 위해서는 제설작업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어제에 이어 오늘 또다시 바람돌이를 짊어져야 될 것 같다. 어제는 아침부터 오전내내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영하13도의 추운 날씨에 내린 눈이라서 그냥 두면 얼어붙을 것 같아 서둘러 제설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 정도의 눈은 바람돌이를 돌려 바람의 힘을 빌려 날려버리면 된다. 바람돌이가 겨울철 효자이다.
오전 10시반쯤 바람돌이(송풍기)에 연료를 채워 짊어지고 집부근 눈을 모두 날려버리며 내려가서 중앙통로, 두군데의 넓은 주차장을 치우고 아랫쪽 진입로를 따라 내려갔다. 우리집에 올라오는 길을 다 치우고 내려가다보니 옆집은 염화칼슘을 대충 뿌려놓았을 뿐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않은 것... 몸이 불편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 하며 마무리를 하면서 내려갔다. 아랫쪽 사거리에 다달았더니, 이런이런~??? 눈이 내린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있고 그 미끄러운 길을 자동차가 다닌 것 같았다. 많은 집들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치우지도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그냥 지나다니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기왕 내려온 김에 진입로 초입 다리까지 모두 치웠다. 올라오면서 생각하니까 부화가 치밀었다. 그 많은 집들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제설작업을 하지않고 지나다니는 것일까? 화가 치밀어 반장에게 전화를 했다. 도대체 이 골짜기에 몇 가구가 사는데 누구 하나 제설작업을 하는 집이 한 집도 없냐고 물었다. 우리 세 가구를 포함해 전부 서른세 가구라고 했다. 옆쪽 통로 유氏 어르신과 다른 두 집을 제외하고 이 길을 이용하고 있는 집이 서른 가구인데 도대체 나머지는 뭐냐며 따졌다. 반상회를 하여 협조요청 하겠다며 수고했다고 했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도시에서 이주한 집들인데 너무한다. 맨 꼭데기 살다보니 느끼고 실감하는 애환이랄까?
겨울철이면 겪는 어처구니없는 제설작업이 너무나 싫다. 우리도 도시에서 22년전에 이곳으로 이주한 것이지만 이제는 원주민이라고 마을분들은 말한다. 마을의 이런저런 일에 협조 잘하는 세 자매, 삼 동서 집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그런데 마을의 다섯 반 중에 가장 비협조적이라는 낙인이 찍힌 반이라서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창피하다. 지난해 새로 선임된 반장 아주머니가 열성적으로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우리들과 옆집외는 모두 다 비협조적이라며 끌탕을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무슨 좋은 방책이 없을까?
첫댓글 사람사는 곳에는 언제나
협조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각자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은 바꾸어 나가야만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설작업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나 멋지신 우리의 촌뷰님
감사합니다.
저 바람돌이가 나오는 바람에 가을에 길바닥 낙엽들도 수월하게 날릴수가 있더군요..
저도 거의 산촌 비스무리한곳에 살고있는데 한대 구입 할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