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등 셀프계산대 민낯...“소비자 혜택 ‘0’, 대형마트만 이익”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대형마트 셀프 계산대, 소비자 노동력 사용하려는 꼼수
계산원 일자리만 빠르게 사라지고, 대형마트 이익만 확대...소비자 혜택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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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민주노총 제주본부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등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의 고객 기만·인력 감축 셀프계산대 확대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사진=newsis) |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셀프 계산대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노동을 전가시키면서도 정작 소비자 혜택은 전무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8일 ‘대형마트 셀프 계산, 소비자 노동력 사용은 이제 그만’이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대형마트 셀프 계산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결제대기 시간을 줄여준다는 명목하에 수년 간 유인 계산대 대신 셀프 계산대를 확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면서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도 제품 가격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같은 혜택이 전무한 반면 대형마트는 유인 계산대 축소로 인건비 등 막대한 이익(비용절감)만 챙기고 있다. 이는 일자리를 없애고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들, 몸이 불편한 분들은 여전히 셀프 계산대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며 “대형마트가 유인 계산대를 더욱 확대하거나 셀프 계산대 이용 시 마일리지 추가 적립(0.2~0.3%)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이용에 불편을 최소화하고 혜택은 최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2일 '유통구조 변화와 부산지역 마트노동자 토론회'에서 김영(부산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6년 간 대형마트 상위 3사의 직접 고용노동자는 전국적으로 1만 2801명이 줄었다. 이마트가 5487명으로 가장 많았고, 홈플러스 5290명, 롯데마트 2025명 순이다.
마트산업노조는 “대형마트 3사 중 매출이 가장 좋은 이마트의 경우 '셀프계산대'와 '전자가격표' 등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인력을 5000여 명이나 줄였다”며 “2018년부터 이마트에 셀프 계산대가 도입되면서 4년 만에 계산원 1100여 명이 줄어 남겨진 마트 계산원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셀프계산대 도입 이후 소비자의 편의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결제시 현금이나 상품권 사용 시에는 유인 계산대를 이용해야 하는 점은 그대로다”며 “또 60대 이상 고령층 소비자의 경우는 셀프 계산대 사용이 익숙치 않아 유인 계산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셀프 계산대 이용 시 주류 등 미성년자 구매가 안 되는 상품은 직원이 직접 확인을 해야 하고 도난방지 태그 붙어 있는 상품은 계산 끝나면 제거도 해야 하는 등 불편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무인 셀프 계산시스템은 대형마트를 넘어 일반 생활용품 판매점(다이소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무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며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당연히 누려야 할 계산 서비스를 소비자의 노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대형마트는 발생하는 이익을 소비자와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등은 지난해 8월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마트의 고객 기만·인력 감축 셀프 계산대 확대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이마트는 2018년 셀프 계산대를 도입했다. 현재 이마트에서 운영 중인 셀프 계산대는 1000여 대로 같은 기간 이마트 계산원 1100여 명이 감축됐다"며 "이마트는 셀프계산대를 인력감축, 인건비 절감을 위한 도구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반계산대를 고의로 닫아서라도 고객들을 줄 세우고 셀프계산대로 가게 해 직접 계산하게 만들겠다는 파렴치하고 기만적인 지침을 내리고 시행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들에게 무임금 노동을 전가하고 고객들의 시간을 빼앗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