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67 --- 버드내는 꿈을 안고 흐른다
오늘 아침도 버드내를 걷는다. 버드내(유등천)는 대전천, 갑천과 함께 대전 시내를 관통하는 3대 하천으로 대동맥이기도 하다. 지금은 단순히 하천의 역할을 넘어 참살이를 지향하는 시민의 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잡고 하루에도 수천수백 명이 자신의 여유 시간대에 맞춰 산책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평소에는 둔치가 넓게만 보이는 하천이었지만 장마철에 들어서면 오히려 좁다 싶도록 물이 넘치고 갈수기에는 냇바닥이 거의 드러나다시피 하여 수모를 겪기도 한다. 그래도 비둘기나 오리 백로는 삶의 터전으로 자리를 잡은 텃새며 끝내 떠날 줄 모르고 냇물을 식량창고로 길손에게 즐거움을 준다. 대둔산자락을 타고 넘어온 물길은 이 세상에 한곳밖에 없는 성씨 뿌리공원을 에둘러 버드내로 흐르며 대전천을 흡수하고 다시 갑천으로 합쳐 신탄진 여울에서 대청댐의 물줄기와 마주쳐 비로소 금강이 된다. 금강은 세종시 공주시 논산시 부여군을 거쳐 장항에서 서해라는 거룩한 이름표로 바꿔 달게 된다. 비록 한 방울 빗물이지만 서로 만나 합쳐지면서 끊임없이 흘러내릴 수 있다. 계곡물이 냇물이 되고 다시 강물에서 바닷물이 되는 동안 같은 듯싶어도 다른 물로 쉼 없이 흐르고 이름표도 달라진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듯 앞만 보면서 숙명처럼 달려가는 셈이다. 버드내는 꿈을 안고 흐른다. 식장산을 거쳐온 해님은 보문산에서 한밭을 비추며 어둠을 완전히 걷어내고 밤사이 침묵을 밀쳐내 버드내의 아침을 힘차게 밝혀 희망이 넘실넘실 냇물도 탄력을 받는다. 버드내의 아침은 아름답다. 어찌 아침뿐일까. 가장 편리한 시간대에 우르르 몰려나와 뛰고 걷고 건강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보기에도 좋아 시민의 내일이 기대된다. 하루를 마감하며 뒤돌아보는 저녁노을이 한없이 아름답듯이 희망을 안고 떠오르는 아침은 오늘은 무엇을 할까 부풀어있다. 희망이 있는 한 힘이 솟아날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버드내를 거닐며 마음을 가다듬고 쿵쿵 발길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