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글밭] 2020.10.26(월) 10.26에 스친 생각
오늘은 1979년, 18년간 장기 집권을 한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은 날입니다.
또한 1909년, 조선 초대 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의 총에 맞아 죽은 날입니다.
그래서 이날을 ‘탕탕절’로 부르고, 두 님의 얼을 기리는 날로 삼고 있는 오늘이기도 합니다.
이런 오늘은 아직 역사적인 재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김재규에만 머물 참입니다.
마침, 정대모 작가님이 ‘김재규와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 주시어 그 노래를 가져 옵니다.
그러니까 김재규가 10.26 거사 전날에 불렀다는 ‘해 같은 내 마음’이란 노래입니다.
사나이 가는 길 앞에 웃음만 있을 쏘냐
결심하고 가는 길 가로막는 폭풍이 어이 없으랴
푸른 희망을 가슴에 움켜 안고 떠나온 정든 고향을
내 다시 돌아갈 땐 열 구비 도는 길마다 꽃잎을 날려 보리라.
세상을 원망하면서 울든 때도 있었건만
나는 새도 눈 우에 발자욱을 남기고 날러 가는데
남아 일생을 어이타 연기처럼 헛되이 흘려 보내랴
이 목숨 연기같이 세상을 떠날지라도 등불을 남겨 두리라.
지구가 크다고 한들 내 맘 보다 더 클 쏘냐
내 나라를 위하고 내 동포를 위해서 가는 앞길에
그 어느 것이 눈앞을 가리우고 발목을 묶어둘 쏘냐
뜨거운 젊은 피를 태양에 힘껏 뿌려서 한 백년 빛내 보리라.
원래 이 노래는 1949년, 김초향의 시에 이복령이 곡을 붙여 남인수가 부른 노래입니다.
김재규가 1926년에 태어 났으니 젊은 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로 여겨 지기도 합니다.
1959년에 송민도가 김영일이 새로 쓴 ‘나도 몰라요’라는 제목으로 고쳐진 가사로 불렀지요.
그 후 다시 원래 가사 대로 1987년에 조용필이, 1988년에 이미자가 부릅니다.
여기에 김재규가 남긴, 장부한란 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眼下峻嶺 覆白雪(안하준령 복백설) 눈 아래 준령은 백설로 덮였는데
千古神聖 誰敢侵(천고신성 수감침) 천고의 신성한 땅을 누가 감히 침노하리
南北境界 何處在(남북경계 하처재) 남북의 경계가 어디에 있느냐
南北統一 不成恨(남북통일 불성한) 남북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이 한이로다
이 시는 1973년 2월, 김재규가 비행기로 전선을 시찰하던 중 휴전선에 눈이 쌓여
남북한의 경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느낌을 담은 ‘사나이의 뜻’을 옮긴 것일 테지요.
여기에 또 하나의 시를 소개합니다.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광풍을 몰아 덮칠 때
한 줄기 정기를 뿜어 어두운 천지를 밝혔건만
눈부신 저 햇살 다시 맞지 못하고 슬퍼라 만 사람 가슴을 찢는구나
아, 회천의 그 기상 칠색 무지개가 되어 이 땅 위에 길이 이어지리
이 시는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에 묻혀 있는 김재규 장군의 묘 비석 뒤쪽에 새겨 진 시입니다.
이 비석은 광주, 전남지역에 뿌리를 둔 ‘송죽회’가 1989년에 세운 비석입니다.
김재규 장군의 뜻을 오롯이 기리려는 것일 테지요.
더욱 스산하게만 느껴지는, 월요일인 10.26의 새벽을 이렇게 열어 갑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첫댓글 일찍 마무리를 하지 못하여 늦고 말았읍니다.
오늘, 10.26을 맞은 저의 마음을 담았읍니다.
김재규에 대한 역사적인 재 평가가
아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끼고 또 느낍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