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에서 기쁨을
김길남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많은 경험을 한다. 아주 소소한 일상들이다. 이 소소한 일들이 나의 생활이다. 그 일들이 나에게 즐거움도 주도 기쁨도 안기지만 짜증나기도 하고 화를 내게도 한다. 같은 일을 가지고도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즐겁게 느끼기도 하고 불쾌해하기도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행과 불행이 갈린다. 이숙영 교수의 ‘92세 아버지의 행복심리학’이란 책을 읽었다. 주인공은 소소한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어려움도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살아서 마음 편하게 92세까지 산다고 했다. 나도 모든 것을 좋게 보려고 하니 즐거운 일이 아주 많았다.
버스를 타고 복지관에 가는 길이다. 내가 앉아 있는 자리 앞에 50대로 보이는 여인이 서 있었다. 빈자리가 없어 서서 가는 사람이 많았다. 그 여인의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섰다. 그 여인은 앉지 않고 60대로 보이는 여자에게 양보했다. 그 여인이 내릴 때 보니 미리 문 쪽으로 가서 지나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몸을 비끼고 있다 내렸다. 참 마음씨 고운 여자였다. 작은 기쁨에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오늘 화산공원에 갔다. 나무 밑에서 쉬는데 뻐꾸기가 울었다. 시원한 그늘에서 뻐꾸기 울음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냥 지나치면 뻐꾸기가 우는구나 하고 말겠지만 그 걸 기쁘게 생각하니 더 아름답게 들렸다. 여름이라 좀 더웠다. 쥘부채를 꺼내려고 하는데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야! 시원하다. 자연은 이렇게 사람에게 베푸는구나 하고 고마워했다. 좀 쉬다가 일어나 고리에 매달려 어깨운동을 했다. 이런 쉬는 곳에 여러 가지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아 이용하니 얼마나 좋은가. 공원에 있는 것을 세자면 수십 가지다. 정부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참 살기 좋은 나라다.
내려와 점심을 먹으려고 음식점에 들렀다. 서비스 하는 직원이 어서 오시라고 자리를 안내했다. 주문하고 기다리니 물병을 가져다주었다. 탁자 위에는 이미 컵과 나눔 접시, 집게, 가위, 뼈다귀 그릇이 놓여있다. 홀도 넓고 세미나 방과 동아리 방도 있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먹고 가라고 잘 꾸며 놓았다. 음식도 정성껏 만들어 나왔다. 즐겁게 먹고 나왔다. 고마웠다.
오는 길 사거리다. 신호등이 있어 규정대로 차와 사람이 오고 갔다. 신호등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 이렇게 설치해 놓은 정부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만약 신호등이 없었다면 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이 다쳤을 지도 모른다. 이런 제도를 만들고 시설한 행정부에 감사한다.
곳곳이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곰곰이 생각하고 느끼니 기쁜 일이 많았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에서 기쁨을 찾는 것은 행복한 삶의 방식이다. 같은 일이라도 기쁘게 생각하면 앤돌핀이 많이 나와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불만, 짜증, 화를 내면 해로운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되도록 모든 것을 좋게 보고 기쁨을 느껴 건강에도 이롭고 정신위생에도 좋은 생활을 하는 것이 어떨지.
앞으로는 소소한 일에서 기쁨을 찾는 일을 생활화해야 하겠다. 기쁨 속에 사는 인생 좋지 않은가.
( 2022.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