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대응… 軍, 고체연료 장거리발사체 비행 성공
3월 이어 발사… 미사일 기술력 강화
경기도 안산 지역에서 목격된 비행체 흔적 (독자 제보)
국방부가 30일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말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지 9개월 만이다. 고체추진 발사체는 소형위성의 독자적 궤도 진입은 물론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국방부는 “우주안보와 경제시대에 맞춰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 비행을 시험했다”며 “3월 30일 비행 시험의 후속 시험으로, 향후 몇 년간 개발 과정을 거쳐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군이 이날 고체추진 발사체를 전격 시험 발사한 것은 북한이 이달 15일 ICBM용 신형 고체추진 로켓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침투시키는 등 도발을 계속하는 데 대한 상응 조치로도 풀이된다.
軍 “고체연료 발사체 450km 올라가… 내년 정찰위성 시험발사”
고체연료 발사체 비행 성공
무게 1t 위성 올릴 ICBM급 성능
北에 ‘도발 말라’ 경고 메시지
전날 방문 尹에 보고뒤 극비 시험
국방부에 따르면 국산 무기의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충남 안흥의 종합시험장에서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발사체는 고도 450km까지 올라갔다. 9개월 전인 1차 시험발사 때에 이어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및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검증에 완벽히 성공했을 뿐 아니라 추가 기술 검증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하단인 1단 분리 시험은 하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개발이 상당히 진행돼 이런 속도면 내년 중 1단 분리를 포함해 위성을 탑재하고 시험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적인 기술로 우주 기반 감시 정찰력을 갖춘 정찰위성 첫 확보에 한층 다가선 것이다.
군은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개발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해 5월 종료된 지 10개월 만인 올 3월 30일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때는 발사 고도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고체연료 추진 기관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갖게 되면 소형 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독자적으로 올릴 수 있다. 발사 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지구 저궤도에 1t 무게의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맞먹는 추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 발사는 극비리에 진행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일부 관계자 등 극히 일부 인사만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ADD를 방문했을 때 ADD가 발사의 내용과 의미를 상세히 보고했다”며 “윤 대통령이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다. 이번 발사에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고 전했다.
또 이달 15일 북한의 ICBM용 고체연료 추진체 시험에 맞대응하면서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지상에서 분출 시험만 한 북한과 달리 2차례나 발사에 성공했음을 과시하는 의미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전국 각지에서 발사 장면이 목격되면서 시민들은 군 발표가 나올 때까지 약 50분간 불안에 떨었다. 군은 “비행 시험 전 발사 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 및 해상 안전에 대한 조치를 했지만 군사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모든 국민께 사전에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