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Christmas
창 밖에 흰 눈이 내려
온 세상 하얗게 변해
내 마음도 하얗게
I'm dreaming of the White Christmas
We're dreaming of the White Christmas
May all your Christmas'es be white
깊은 밤 산타클로스 오셔
온 아이 선물 받아
기쁜 오늘 크리스마스
I'm dreaming of the White Christmas
We're dreaming of the White Christmas
May all your Christmas'es be white
“리믹스? 리메이크?”
키보드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드려 가며 공책 한 페이지를 끄적끄적 거리며
가득 채워가는 채경의 하는 양을 지켜보던 천하.
“며칠 후에 있을 대회 나갈 거...”
“싱-긋”
천하는 채경을 자랑스럽다는 듯이 내려다보며 머리 한번 쓰다듬었다.
“자! 자! 내가 있는 동안에 우승 해야지!!!”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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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감동시키다 - 콘테스트, 물음표(?)가 우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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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단 말이야?”
“음... 전에 해봤던 무대랑 비슷한데?”
내일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있을 행사에
아울렛 앞에 설치되어 있는 기본적인 무대를 바탕으로 정비사 몇 사람이 붙어
무대가 넓혀가고 있는 것을 먼발치서 지켜보고 있는 다섯 사람.
“상금이 얼마라고 했지?”
“1등이 100만원이야.”
“해 볼만 한데?”
“해 볼만 하겠지만, 우리 같은 연습생 녀석들이 한 둘이어야지.”
“실력파도 꾀 있을 거야.”
“우리 목적은 즐기는 거지, 이기는 게 아니잖아.”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는 통에 한 마디 던진 허륭의 말에 모두들 대견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가다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다섯 명 정도의 사람들.
“처음 보는 녀석들인데.”
“그룹 이름이 뭐야?”
“글쎄, 리스트를 봐도 뚜렷하게 아는 밴드 이름도 없던걸.”
“신경쓰지마. 우리를 상대할 실력은 아닐 거야.”
“태호야. 그러지 말고 돌아가자. 연습해야지.”
“그래.”
이상하게 저 무리들에게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왜일까.
태호는 남은 네 사람의 뒤를 따라 사람이 북적거리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죠.”
“고마워요.”
아웃렛 앞에 검은 차가 멈추고 운전석에서 튀어나와 뒷문을 열어주자
두 명의 여자가 내렸다.
아웃렛 안으로 걸음을 옮기며 무대를 정비하고 있는 것을 쳐다보았다.
“여기서 또 뭔가 하나보지?”
“경연 대회인가 봐요, 엄마.”
“흐음... 이런 무대에서 한다고 성공할까.”
“그런 의미는 아니잖아요.”
“요새 그 사람한테는 연락이 오니?”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실내에 외투를 벗은 두 모녀.
엘리베이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이 두 사람이 지나가자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직원들.
“아니요. 바쁜가봐요.”
“자주 만나야지. 그 아일 잡거라. 우리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거야.”
“엄마!!! 난 자유연애를 하고 싶다고요.”
“어련히 하겠니.”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5층의 단추를 누른 후 몇 초가 지나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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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오랜만의 참석이라 괜히 떨리네.”
“이 부분을 좀 수정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 까, 오빠?”
“기타 끝부분에 불꽃 다는 건 어때?”
“음... 괜찮은 생각이야.”
연습실로 돌아온 다섯 사람은 내일 있을 콘테스트 준비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건반을 두드리며 멜로디를 잡고 있는 채경 옆에 서서 충고를 해주는 천하.
기타를 어깨에 메고 줄을 튕겨보며 손을 풀어보는 태웅.
베이스 끝을 매만지며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해 보는 허륭에
마이크 앞에 서서 발성 연습을 하다 그의 말에 동의하는 기찬.
이 다섯 사람이 모여 작은 밴드를 이루었을 때 이번처럼 이벤트에 참여를 했었지만,
쟁쟁한 밴드들이 많았기에 매번 입상만 탔었다.
몇 차례 우승한번 해보지 못하고 천하가 군대에 들어가게 되면서
연습에 연습만 하던 남겨진 네 사람.
나가 볼 까 하는 기대도 해보지만 매번 생각을 바꿔먹고
지하 연습실에서만 그 실력을 내질렸다.
그렇게 찾아온 기회였다.
잠깐이지만 천하가 있기에 이번만큼은 꼭 이겨보고 싶은 다섯 사람이다.
밤 새가며 대회에 나갈 곡을 선별하고 작곡/편곡을 여러 번 거쳐
서서히 준비를 갖춰가는 다섯 사람.
고요한 새벽 밤거리엔 불이 켜져 있는 지하실의 연습실에선
음악 소리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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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날이 저물어 가면서 시작된 조명이 화려하게 비추는 무대위에 사회자가 서 있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이벤트를 시작하고 있었다.
연인을 위한 이벤트. 경품이 걸린 원판 돌리기. 갖가지 준비한 것을 진행하는 동안,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면서 서서히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몰려오기 시작했고
무대 앞에 놓여진 의자들이 사람들로 채워져 가고 있었다.
“네, 반갑습니다. 사회자 이진수 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호응을 해주었고 이런 반응에 약간 놀라워하는 사회자.
냉랭한 반응을 생각했던 터라 기분이 좋아졌다.
“많이 기다리셨을 콘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문 하늘이 어두워져 오는 저녁에 콘테스트 시작을 알리고
무대에 설치되어 있던 불꽃이 튀어 올랐다.
전보다 더 모여든 사람들에 의자는 가득 찼고
서서 구경을 하고 나선 사람들이 늘어만 갔다.
역시나 어딜 가더라도 청소년이라는 신분이라면 없던 용기도 솟아날 듯한 여학생들이
무대의 맨 앞자리부터 몇 줄 가량 채워져 있었다.
아이돌 가수는 아니더라도 그 동네라면 알만한 밴드들의 소수의 팬일 것이다.
“첫 번째 밴드는 미소년으로 구성된 ‘Wild Men’ 입니다.”
사회자의 소개에 학생들의 격렬한 호응을 받으며 첫 번째 밴드가 무대위로 올라갔다.
네 명의 남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그룹.
“고등학생들인 것 같은데?”
“당연하지. 청소년 콘테스트 인데.”
“우선, 들어나 보자고.”
“우리가 몇 번째야?”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마지막에서 두번째야. 6번째.”
“뭐?”
“맙소사. 나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다.”
조그마한 대기실에서 나온 다섯 사람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선 무리 속에 끼어
무대를 올려다보았다. 이번 참가자 중 최연소라는 Wild Men 은 청소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패기 있어 보였고 어리다고 만만하게 볼 실력 또한 아닌 듯 했다.
전혀 긴장한 것이 보이지 않는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는 녀석들.
태웅은 허륭을 뒤에서 안고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끝내 화장실로 가버렸다.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밴드.
학생들의 갈채와 구경한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무대에서 내려와 서로 격려하는 아이들. 그
런 아이들에게 준비해온 장미꽃 한송이 씩을 전하는 여 학생들.
“어린 것이 부럽네.”
“나도 저런 거 받아보고 싶다.”
채경과 기찬은 그 아이들을 보며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 참가자는 여성들로 구성된 G.G입니다.”
사회자의 소개에 이번엔 남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무대로 올라온 다섯 명의 여자들이 일제히 짧은 검은 색의 핫팬츠로 통일되게 입고 있었다.
이들의 등장에 격한 환호를 지르는 남학생들과 드문드문 서있는 청년들.
그렇게 그들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휴...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걸까...”
화장실에 온 태웅은 손을 씻더니 거울을 쳐다보고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G.G 가 뭐야?”
“Glamor Girls 라는 뜻이라는 데?”
“그렇게 이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기 많은 녀석들이야.”
“어떻게 자리 한번 마련해 볼까?”
“그러다 연주 삐진다.”
“걘 아직도 못 잊고 살 텐데, 우리한테 신경이나 쓰겠어?”
화장실로 들어선 네 명의 남자들.
태웅은 힐끔 거울로 비친 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옷을 입은 스타일로 봐서는 범상치 않은 것으로 보아
이번 콘테스트에 참가한 밴드인 것 같았다.
남자가 봐도 멋있는 녀석들이었기에 태웅은 그 녀석들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한 번 째려봐 주고 그렇게 화장실을 나섰다.
“방금 나간 녀석,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까 언뜻 보니까, 저 녀석도 밴드 같던데?”
“밴드 이름이 뭐야?”
“글쎄...”
“우리도 이만 나가자. 다른 밴드들 지켜보자고.”
각자 화장실 거울에서 눈을 떼고 그곳에서 나왔다.
“신경쓰이네.”
화장실에 갔다 온 태웅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자신의 무리 곁으로 돌아왔다.
“왜 그래, 태웅아?”
“아니야. 화장실에서 밴드로 보이는 녀석들을 봤더니. 괜히 긴장되서.”
“휴...이제 세 번째 밴드인데.”
“형은 어디 갔어?”
“음료 사러 갔어.”
세 번째 밴드가 올라오고 시작된 노래에 네 사람은 감상을 했고,
각자 그 노래에 평을 달기 시작했다. 그러던 사이 검은 봉다리를 들고 나타난 천하.
“몇 번째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이제 다섯 번째.”
“대형 할인점 갔다 오느라.”
“자판기도 많은데.”
“하하하하하. 돈을 아껴야지.”
무대에 선 밴드를 쳐다보는 천하.
그리고 음료수를 마시며 이제 다가올 자신의 순서에 긴장을 없애보려 하는 네 사람.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밴드. 이를 맞이하는 박수갈채.
“빨리 가자.”
천하는 대기실로 네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
“네, 이번 참가자는.....물음표?”
사회자는 약간 난감한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런 사회자의 모습에
수군수군 거리는 사람들.
“밴드 이름이 없는 것 같은데요.”
무대에 올라와 제 자리에 선 다섯 사람.
본인들도 그룹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깜빡 놓쳤음을 그제서야 알아버렸다.
“아아. 네, 안녕하세요.”
모자를 꾸욱 눌러쓴 천하가 기찬 옆에 서서 마이크에 입을 가져댔다.
그룹 이름이 없는 탓인지 낯선 사람들의 등장 때문인지 아직 자신들의 팬들이 없는 탓인지
호응하나 없는 냉랭한 사람들의 반응.
“저희가 아직 그룹 이름이 없습니다. 임의로 ‘?’ 로 해놓긴 했지만,
여러분들의 그룹명을 받고자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