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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시작점을 알리는 설치작품 ⓒ원창식
새봄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리는 입춘도 지났다.
우리 조상들이 입춘이 되면 농사를 준비했듯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몸과 마음에 새 기운을 불어넣어 보자.
도심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생명의 물줄기, 청계천을 찾았다.
'내(川)를 파내다'라는 의미의 개천, 청계천은 서울이 조선의 수도 한양으로 정해지기 전,
자연 상태의 하천이었으나 태종 때부터 정비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조선시대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던 청계천은
2005년 총 8.12km 중 청계광장에서 신답철교까지 5.84km가 복원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밤의 폭포수 ⓒ원창식
첫 번째 다리 모전교부터 고산자교까지 총 22개의 다리가 복원됐으며, 분수조형물도 12개를 설치했다.
진입로는 차량, 엘리베이터 각 2개를 포함하여 계단형 42개소와 경사로 21개까지 총 65개소에 이른다.
버들치, 피라미, 잉어등의 어류는 물론 꽃과 나무, 새와 곤충은 물론이고 우리의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생태 하천으로 거듭난
청계천을 걸으면서 건강을 살피고 역사의 숨결도 느껴보자.
행운을 빌며 이웃도 돕고 던지는 재미까지 더한 소망석 ⓒ원창식
따뜻한 날씨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인다.
세계적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와 코샤 반 브루군의 공동작품으로 알려진 조형물 <스프링>은
청계천의 샘솟는 모양과 첨단도시를 상징하는데, 청계광장의 시작점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스프링>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폭포수 산책로가 나온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은 겨울이지만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보니 상쾌하다.
'행운의 동전'으로 행운도 빌어보고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전달해주는 소망석이 보인다.
주변에는 동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소개에 따르면
청계천이 복원한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모아진 돈이 우리 돈으로 대략 4억 4,000만 원이다.
연 평균 2,000만 원이 넘는 돈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됐고 외화인 경우 전액 유니세프에 전달됐다고 한다.
'티끌 모아 태산' 이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 위에서 본 광통교 ⓒ원창식
나무들 사이로 물줄기가 흐른다. ⓒ원창식
광통교가 보인다. 원래 위치는 종로 보신각에서 을지로입구로 가는 도중이었는데,
복원하면서 광교 하류 쪽으로 150m 정도 옮겨서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과거 도성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중심 통로에 위치해서, 어가행렬이 지나갈 수 있었던 도성 안에서 가장 큰 다리로 상징성이 크다.
걷다가 눈에 들어온 글귀가 마음에 든다. ⓒ원창식
아직은 겨울이라 헐벗은 나무가지가 보이고, 그사이로 유유히 물줄기가 흐른다.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도 선정된 청계천.
물길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이 맑아진다.
'오늘 우리 걷자. 이길 따라'란 글귀가 보인다.
천변을 걷다가 볼 수 있는 이 글귀가 참 맘에 든다.
간단하면서도 우리 모두의 마음을 나타내주는 글귀가 아닐까..
걷다 보면 생태 하천인 청계천의 진면목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정수된 한강수와 유입된 지하수를 사용해서 맑은 물로 유지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동식물 생태 현황에 따르면 버드나무, 억새풀 등 500종에 가까운 식물과
잉어, 피라미 등 27종의 어류 및 청둥오리, 왜가리, 중대백로가 서식한다고 한다.
도심 속 생태 환경 쉼터라 불러도 가히 손색이 없을 것이다.
천변의 청둥오리들ⓒ원창식
혜경궁 홍씨가 탄 자궁가교와 정조가 탄 좌마 벽화 ⓒ원창식
청계천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이라 하면 정조대왕능행반차도가 아닐까?
효심 깊은 정조가 모후이신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이 있는 수원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기록화이다.
길이 186m 높이 2.4m의 반차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가로 세로 각 30cm의 백자 4,960매를 하나하나 연결해서,
마치 거대한 병풍을 펼쳐놓은 듯 기록화의 경지를 넘은 빼어난 예술성을 보여준다.
왕의 행차를 통해 구성과 복식, 규모를 소상하게 알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라나는 우리 세대를 포함해 모든 시민들에게 그리고 외국인 방문객들에게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려주는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복원된 오간수문 ⓒ원창식
5개의 터널형 석조건축물은 오간수문이다.
원래 청계천은 생활 하천이므로 조선 초기 도성에 한양을 수축할 때
동대문 남쪽 성벽 아래 개천물이 잘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수문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간수문 남쪽에는 이간수문이 있었는데 이것은 남산 남소문동의 물길을 성 밖으로 빠져 나가도록 만든 수문이었다.
문화와 예술의 핫플레이스 DDP ⓒ원창식
청계천을 걷다가 오간수교로 빠져 나와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쪽으로 조금 걸어 가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나온다.
꿈꾸고 만들고 누린다는 뜻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서울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나이가 있는 세대들에게는 과거 동대문운동장의 추억이 깃든 곳이고 젊은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갈증을
풀어 주는 핫플레이스다.
청계천을 즐기는 도중에 많은 시민들을 볼 수 있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져서인지 가족 단위의 시민들과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류문화관광의 세계적 명소인 광장시장 ⓒ원창식
광장시장의 북적이는 밤 ⓒ원창식
청계천을 걷다가 마전교에서 발길을 잠깐 종로 쪽으로 향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광장시장이 나온다.
과거엔 결혼식과 제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시장으로 유명했으나
청계천 복원사업 이후 청계천 산책 후 들를 수 있는 장점이 맛물려 국내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청계천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생활 하천으로서 청계천 주변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직결된 시장이 형성되고
민가가 밀접해 있어 과거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변화를 겪고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생태 하천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