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광활의 그리움을 못 이겨 서울에 살고 있는 광활동료들, 순례동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번주가 아니면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핑계를 대고 말이죠.
나를 구실로 순례, 광활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좋겠다.
그렇게 만나서 순례이야기, 광활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꼬박 지새워도 좋겠다.
"혹 바쁘면 어떡하지?"
"괜히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생각해
한 명 한 명에게 연락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고맙게도 제가 온다는 말에 많은 이들이 함께 해 주었지요.
기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은혜와 미리가 마중 나와 있었어요.
멀리 평택에서 급히 와 준 은혜와 미리가 고마웠습니다.
미리, 은혜와 인사동에 있는 '이주노동자 영화제'를 보러 갔어요.
늦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시켜주신 영화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했죠.
첫번째 본 영화의 제목이 'the peace tree' (평화의 나무) 였어요.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 소녀들과
기독교를 믿는 캐나다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였어요.
이슬람교의 전통축제인 '이드'에 캐나다 소녀를 초청하고, 크리스마스에 인도 소녀들을
초청한다는 이야기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참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게 영화를 보고 인사동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평일인데도 외국인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꽤나 많았어요.
회의가 있어 미리는 먼저 가고 은혜랑 둘이 인사동 거리 곳곳을 누볐어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지만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10차 순례단 누구나 인사동 거리를 걸으며 같은 생각을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무심코 지나간 기억밖에 없는데 그것조차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나 보네요.
쌈지길도 가보고 전시회도 구경했어요.
추억을 더듬어 보았어요.
돈을 내지 않아도 구경할 꺼리가 가득한 인사동 거리를
사랑하는 은혜와 함께 걸으니 더 바랄게 없었죠.
화현이, 효정이, 은정이가 왔어요.
화현이가 송종열 선생님이 자주 간다는 밥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저녁 먹으러 갔어요.
김치찌개 전문점이었는데 건물은 조금 허름했지만 어머니의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죠.
밥 값도 저렴해 부담이 없었어요.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10차 순례단 정향이도 늦게 합류했어요.^^
밥 먹은 후에 화현이가 맛있는 팥빙수를 사 줬어요.
밭빙수를 시켜놓고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지요.
광활8기 이름을 짓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별지기, 별똥별, 구름(아홉명의 아름다운 사람들), 구성애(아홉개의 별을 사랑한 사람들) 등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름들이 나왔지요.
팥빙수를 먹은 후 10차 순례단 가영이 누나가 대방동으로 온다고 해서 공부방에 갔어요.
임신중인데도 불구하고 순례단 식구들 보고 싶어 어려운 길 한걸음에 달려와 준 가영이 누나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가는 길에 미리가 연락해 고영한 선생님과 송종열 선생님, 최원진 선생님도 오셨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부방에 둘러앉아 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좋은 이야기, 실생활에서 체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선생님들이 가시고 공부방에는 늦게 온 9차순례단 수원이와 저, 미리, 은혜 네 명이 남았어요.
곧바로 자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간식거리를 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야기 하다보니 날이 밝아버렸어요.
그렇게 새벽녁까지 이야기를 하고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잘 어울리는
운치있는 공부방에 누워 한참 늦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10시가 넘었네요.
핸드폰을 보니 한덕연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어요.
급하게 전화를 걸어보니
"아침은 먹었니?" 따뜻한 선생님의 한 마디.
눈물이 핑 돌았어요.
선생님과 점심 약속을 한 뒤
간단히 세면을 하고
9차 순례가 끝난 후 섬팀, 광활팀과 함께 식사를 했던 추억의 장소인 대방동 한식 뷔페로 갔어요.
지금은 보리밥 뷔페로 이름을 바꿔 장사를 하고 있네요.
9차 순례단 경진이도 함께했어요.
그렇게 밥을 먹고 있으니 영미도 왔고
엠티를 갔다가 순례단 식구들이 보고 싶어 유선이와 연하도 왔어요.
한덕연 선생님께서 사 주신 맛있는 보리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공부방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녹차를 마셨어요.
영미가 사 준 맛있는 찰깨빵과 유선이가 가지고 온 황도로 더욱 풍성했죠.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미소짓는 사람들..
참 사랑스러운 사람들..
선생님과 순례단 친구들을 배웅하고
한미경 선생님을 만나러 갔어요.
선생님을 만나 야외까페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먹고,
버스를 개조한 식당에서 떡볶이와 라면도 먹었어요.
선생님이 하시는 일, 은혜가 하고 싶은 일, 미리와 제 이야기까지
밥을 먹으며 또 풍성하게 나누었죠.
저녁식사를 마친 후 아이들과 조금 더 있고 싶은 마음에
늦게 출발하는 기차표를 끊었어요.
여유시간동안 미리,은혜와 함께 커피전문점에 가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9시 30분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대구에 내려왔어요.
평택까지는 은혜와 함께 동행했죠.
평택까지 오는 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충분히 나눌 수 있었어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대구까지 내려가자" "평택에 들렀다 가라"
우스갯소리를 하며 은혜와 작별인사를 햇어요.
피곤했는지 은혜와 헤어진 후에는 오는 내내 쿨쿨 잠만 잤습니다.
집에 와서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낸 후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토록 행복해 질 수 있구나..
느끼고 감동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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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 준 미리,은혜와
잊지 않고 전화 해 주신 원기준 소장님 고맙습니다.
함께 해 준 순례, 광활 동료들..
김정향, 김유선, 천화현, 김은정, 이효정, 김은혜, 조미리, 이연하,
배경진, 김수원, 가영이 누나, 이영미,
한미경 선생님, 한덕연 선생님, 송종열 선생님,
고영한 선생님, 최원진 선생님
모두 고맙습니다.
덕분에 풍성하게 누렸습니다.
첫댓글 인복 많은 우석이형, 널리 사람을 사랑하세요.
고마워 순호야.^-^
팥빙수는 은혜랑 함께 산거예요~ 히히.. 오빠 다음에는 남산 꼭 가요^^
그래. 다음엔 계획 짜서 갈께. 학교가 한참 먼데도 와줘서 고마워.^^
우석아~ 기차타고 가길 잘 했지? ^^ 덕분에 이 시간까지 일지쓰고 이제서야 잔다. 대구를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와~~ / 미리와 은혜도 잘 들어갔니?
고마워요 선생님. 언제든지 오라는 선생님의 말. 사랑이 가득 담긴 말. 잊지 않을께요.^^
우리 비밀암호: 대방역 버스. ^^ / 감기기운에 퍼져있다가 이제 기운 차렸어요. 미경언니, 고마워요!
짧게 봐서 너무 아쉬웠죠~ 인기 많은 우석오빠!! 짧은 시간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알차게 보냈네요^^ 읽으면서 저도 빙그레! 행복해져요~~*
고마워 정향아. 지금 하고 있는 일 잘되길 바랄께.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보다 더 귀한 것이 없더라. ^^
정향아~~ 서울에 있었구나.
우석오빠 덕에 서울에서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모두~ 만났지요. 밤새도록 이야기해도 아직 반도 못들었어요. ^^ 우석오빠가 사랑하는 사람, 우석오빠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큰 복이지요. ^^ 서울에 올라와주어, 이야기 나눠주어, 함께해주어 고마워요!
은혜가 함께 해 주었기에 더 풍성하고 즐겁게 누릴 수 있었어. 다음 여행때도 동행해 줄꺼지?
비밀 암호 대방역 버스!! 첫 눈 오는 날 대방역 버스에서 만날까 했던 한미경 선생님 말씀이 떠올라요. 오빠, 고마워요. 오빠가 온다는 말에 서울에도 가고,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집에서 푹 쉬고 왔어요. 밤새 나눴던 이야기 잊지 못 할거에요.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 같은 마음에서 이야기 해 주는 사람들덕에 행복해졌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함께 할 동료들이 있기에, 사랑을 나눌 수 있기에 고맙습니다. ^ㅡ^
함께 해 준다는 것. 가만히 앉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 여러가지를 알려주고 이야기 해 준 미리가 있어 참 행복했다. 고마워.^^
오빠, 고마워요. 저 이제 다시 밝아졌어요. 한 여름 태양처럼 다시 열심히 살거에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열심히 읽고, 신나게 웃으며 뛰어다닐거에요. ^ㅡ^ / 가만히 앉아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오빠처럼 진심으로 이해하고, 함께 화 내주는 것도 참 고마워요. 사랑해요!! ^ㅡ^♥
행복했겠다. 글에 행복함이 잔뜩 묻어난다. 나도 서울 한번 올라 갈까?^^
수현오빠 올라오면, 당장 올라가야지! ^^ 얼마나 좋을까 .. / 서울에 '눈사람'도 많으니, 오빠 만나러 많은 사람이 모이겠어요. ^^
오빠!! ^ㅡ^ 어서 어서 올라오세요. 수현오빠가 오면 저도 서울 올라갈래요!! 은혜언니랑 손 꼭 잡고 서울 갈게요. 어서 어서 오세요. 오빠 많이 보고 싶어요! ^ㅡ^
손에 손잡고? 텔레토비처럼 귀여워~~*.*
졸업 축하한다는 말도 못했네. 졸업 축하해. 수현이가 비상하는 모습 지켜볼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