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인 번역사랑의 회원님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이태원이라는 대부분에게 다소 생소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처럼 즐겁고 편한 자리에서, 웃음과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모두 10명이 모인 가운데 구멤버(?)와 뉴페이스(?)의 비율이 6:4가 되어서, 더 신선했던 것 같고요.
산토리니라는 식당에서 먹은 그리스 요리도 신선했고(올리브유가 조금 모자랐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으레 부어라 마셔라 분위기인 정모 모습(번사뿐 아니라 정모의 일반적 모습이죠)과 달리 커피숍에서 보낸 2차도 신선했습니다.(아무리 그래도 알콜이 많이 모자랐다는 느낌도 없잖아 마니마니 있지만.........)
...원래는 호프로 가려 했습니다만, 동네가 동네다보니, 가는 곳마다 덩치가 집채만한 양키들이 병나발 불며 당구치고 다트 던지는 분위기라, 쪼께 거시기 했어요(양키말 다루는 번역자들이 할 말 같지는 않습니다만.....^^)
이날 참석한 뉴페이스들의 면면을 보면....
기러기님: 소리없이 등장하신 번사의 5대 천왕! 온라인에서 보여주시던 날카로움과는 달리 온화하고 수수한 풍모셨습니다만, 조용조용히 하시는 말씀 속에 "번역가의 길"을 올곧게 드러내 주셨습니다. 자신의 길을 후회없이 걸으며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 아마 번역사뿐 아니라 모든 "프로"에게 본받을 태도가 아닐까 싶어요. 저와 여러분들에게 귀한 프로그램도 지원해 주신다고 하셔서, 매우 감사했습니다.
여름바다님: 세 가지 면에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셨습니다. 첫째, 약속시간이 5시였는데 8시경에 도착하셔서 좌중의 시선을 한몸에 모으셨고(그리하여 영예로운 "회장석"을 차지하셨습니다), 둘째, "제 주변에 남자 많아요!"라는 '오늘의 명언'을 남겨 주셨고(그러나 곧바로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변'에 많아요"라고 부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마그리뜨님에 필적하는 슈퍼급 동안으로 모두를 아연실색케 하셨습니다(대한의학회에 연구과제 제의할까 합니다. "여성이 번역을 하면 젊어진다").
이후님: 지금은 직장을 잠시 쉬시며 대학원 과정에서 번역가의 길을 열심히 모색하시는 분, 그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그립기도 했습니다. 번역가치고는 매우 특이한 배경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출판 번역 쪽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실 수도 있겠더군요. 그리고 밝은 인상과 소탈한 성격, 좋은 목소리(번역사랑 목소리파 모집중) 등으로 미루어 번역사들이 특히 고생하기 쉬운 인간관계. 인맥 문제도 무난히 헤쳐가실 것 같았습니다.
그루비보이님: 이른바 "굴비소년". 하지만 더없이 샤프하신 모습이셨습니다. 멋드러진 구레나룻, 쏘는 듯한 눈빛, 지금 현역 군인 신분이라고 하셔서 '후임병들 엄청 쫄겠군' 생각했는데 병특이라고 하시더군요. 공학 쪽 업체에 근무하시고 번역 전공도 공학 계열이시랍니다. 저 멀리 울산에서 올라오셨고, 오늘 모임 중 최연소이시기도 했습니다.(근데 굴비님, 제가 올린 글에 답글 다신거 맞네요. 왜 아니라고 하셨어요? 답글은 안 다시고 굴비를 다셔서 그랫나요?)
이 밖에 기존 맴버님들은....
에뜨랑제님: 우리를 이태원과 그리스 요리로 이끌어주신 이날 모임의 주최자. 여전히 활기찬 모습으로, 밀리터리 룩의 외투를 입으시고, 니콘 D400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 어느새 번역사랑 모임의 상징처럼 된 모습을 이날도 연출하셨습니다. 최근 새 번역서 계약이 성사되어 흐뭇하신 인상이었고요. 그만큼 기분이 좋으셨는지 본인의 첫 번역서를 제비뽑기 과정을 거쳐 하사하셨습니다. 영예의 당첨자는 마그리뜨님~
마그리뜨님: 또는 마르그리뜨님/마그릿님/마가리따님(이건 아니지 싶은데, 에뜨랑제님은 이렇게 발음해 놓고서도 닉네임 외우기 게임에서 안 틀렸다고 우기셨습니다. 주최측의 농간?)... 조만간 닉네임 한글로 바꾸신답니다. 지난번 뵈었던 동안을 능가하시는 동안으로 뉴페이스분들은 물론 기존멤버들까지 놀라게 하셨습니다. 마그리뜨님 혹시 오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특별한 약숫물을 드시는 건 아닌가요? 갈수록 젊어지시니... 내년 이맘때쯤엔 십대 소녀가 되실지도....^^ 성가대를 다니셨고, 한국학에 관심이 많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았습니다.
체인지님: 언제 봐도 우아하시고 차분하신 인상. 큐트님과 함께, 닉네임이 너무 외기 편하기 때문에 닉네임 게임의 묘미를 많이 줄이신 장본인이십니다(저 앨리맨이 그걸 보충했습니다). 최근 번역서 하나를 마무리하시고 또 하나를 바로 시작하신다 하고요. 마그리뜨님이 제 나이를 조금 튀겨서 짐작하시길래(상당히 깎아서 말한다는 표정으로), 제가 OTL했더니, "그만하면 많이 봐주는 거죠"라고 확인사살을 하셨습니다.
큐트님: 요즘 잠잘 시간이 모자란다며, 넘넘 바쁘다고 한줄쓰기 게시판에서 꾸준히 고통을 호소해오신 큐트님. 참 안쓰러우면서도 부러운 상황이신데요. 오랜만에 나오신 오늘 뉴페이스분들의 시선을 모은 까닭은 역시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 도통 안 어울리시는(??) 닉네임이었습니다.(ㅋㅋㅋ)
더라스트월츠님: 닉네임만으로는 새내기 같지만, 정체는 번사 모임의 터줏대감, 유수영님. 여전히 수다스러우신(???) 온라인에 비해 과묵하신 오프라인이셨는데요. 팔뚝에 문신처럼 써놓으신 글귀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월츠님, 그런 정신으로 사셔야죠.(ㅋㅋㅋㅋㅋx100) 이제 슬슬 주문이 물밀듯 할 시기인데, 방학이 되면 일감이 떨어진다 걱정하시길래 제가 "농사 지으시면 되지요"했습니다. 그러자 "겨울에 무슨 농사예요"라는 월츠님의 대답, 아 그렇구나 하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으니 체인지님이 "비닐하우스 지으세요." 아마도 얼마 후엔 닉을 "전원일기"로 바꾸실지도....
앨리맨: 뭐라 할 것도 없이, 금요일까지 MP를 다 써 버려서 완전 깡으로 버티고 앉아 있었습니다. 계속 비틀거리고 신음하고... 해서 옆분들이 부담스러우셨을듯 해요. 지송.... 그래서 결국 다른 몇분과 함께 2차 마치고 일어났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이후님이, 아님 "배고프다 밥또먹자"를 연발하신 기러기님과 큐트님이, 것도아님 주최자 에뜨랑제님이 써 주세요. 뭔 재미난 일이 있었을지........
...써놓고 보니 너무 장난처럼 쓴 것 같습니다만,
그만큼 편하고 즐거운 자리였다고 생각해 주세요.
이날 보니 등산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지난번에 비로 무사된 관악산 번개를 11월에 재추진할까 합니다.
일자는 대략 11월 15일쯤? 그런데...
만약 직장 다니시는 분이 없다면 토요일 아닌 금요일(14일)로 잡으면 어떨까도 싶군요.
평일에 가면 산에 사람도 북적대지 않고,
프리랜서들은 오히려 주말에 개인 약속이 많은 편이라서....
이날 뵌 분들, 정말 넘 반가웠습니다, 오시기로 해놓고 안 나타나신 분들 각오하세욧~(물론 농담이죠^^)
다음에는 더 많은 분들이 모여 더 큰 즐거움을 나누길 기대해보며....
어제 전 다소 긴장했었는지 오랜만에 늦잠을 좀 잤네요^^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정모는 중요한거 같아요^^에뜨랑제님에게 다시 감사드리구요 ㅎㅎ 격려말씀 잘 듣고 왔습니다. 엘리제님 관악산에서 뵐걸 약속드리구요^^ 제가 요즘 산에 안간지 한참되서 어쩔지 모르겠네요 더 날씨 추워지기전에 좋겠네요 그쯤이면 딱 ^^
TheLastwaltz님 닉 한번 더 바꾸시죠.. 전원일기..ㅎㅎ 번사 게임으로 자리잡은 듯한 닉네임게임을 위해 종종 닉을 바꿔줄까 생각중입니다. 어려운것도 섞어서요..ㅎ 앨리맨님은 어제 정신이 좀 혼미하신 듯했는데 전혀 아니셨군요.. ㅋㅋ 뉴페이스분들은 물론 전에 뵌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다음 정모에서도 뵐 수 있기를! ^^
첫댓글 즐거운 시간들 보셨군요. 전 주말이면 애 보느라... 부럽삼...
흑..저의 설악산행과 바꾼 어제의 미팅에 평소에 궁금했던 분들도 참석하셨군요. 제 설악산행은 등산초짜가 도전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었습니다요. 어제 6km 이상의 행군으로 지금 않아픈 곳이 없어요. 관악산번개...가야겠군요 가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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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천왕 리스트는 저희 마음 속에 있습니다. ;;;
너무 가고 싶었는뎅..ㅜㅜ 담주에 귀국하니 산행에는 갈 수 있겠네요^^
뵙고 싶었어요~ 어머니는 이제 완쾌하셨나요?
질환의 특성상 완쾌는 힘들겠지만 정말 기적적으로 좋아지셨어요~감사합니다^^
컥... 기러기님 까지 가셨네요... 한국에 있었을때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다음 한국 나갈때와 정모시기가 맞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큐트님.. 귀엽잔아요 ㅋㅋㅋㅋㅋㅋ ..음... 푸하하하~~~
-_-;
답글 살짝....저도 '5대 천왕'이 궁금하다는....^^ 번역계의 F4는 어떨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넹... 쓰고 나서 아차 착각했구나 했습니다... 혼미하긴 했나봅니다
저도 책 주세요..^^ 흥 .. ^^ 에뜨랑제님이 늦게라도 오라구 했는데..^^
어제 전 다소 긴장했었는지 오랜만에 늦잠을 좀 잤네요^^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정모는 중요한거 같아요^^에뜨랑제님에게 다시 감사드리구요 ㅎㅎ 격려말씀 잘 듣고 왔습니다. 엘리제님 관악산에서 뵐걸 약속드리구요^^ 제가 요즘 산에 안간지 한참되서 어쩔지 모르겠네요 더 날씨 추워지기전에 좋겠네요 그쯤이면 딱 ^^
엘리제는 누구인가요?ㅋㅋㅋ
참고로, 뉴페이스에게 불리한 게임이긴 합니다만, 이후님은 닉네임 외기 게임에서 유일하게 물먹은 분이셨습니다.
TheLastwaltz님 닉 한번 더 바꾸시죠.. 전원일기..ㅎㅎ 번사 게임으로 자리잡은 듯한 닉네임게임을 위해 종종 닉을 바꿔줄까 생각중입니다. 어려운것도 섞어서요..ㅎ 앨리맨님은 어제 정신이 좀 혼미하신 듯했는데 전혀 아니셨군요.. ㅋㅋ 뉴페이스분들은 물론 전에 뵌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다음 정모에서도 뵐 수 있기를! ^^
한 번 더 바꾸면 짜증들 내시지 않을까요? ㅋ 아직 제가 누군지 모르시는 분도 많은데... ㅋ
이번 정모 때 확실히 느낀 건데 제 이미지는 "시골 총각"이더군요. 전에 텃밭 사진 올렸던 것이 강했던 것 같네요. 흠.. 닉네임도 "시골 총각"으로 바꿔볼까나...ㅋ
이 아이디 좋은데요^^ 바꾸지 마세요.^^ 그런데 좀 길다는 ^^
allyman님 제가 댓글 달았었군요~ 노래 가사를 쓰셨길레 저두 제가 좋아하는 노래 일부분 적었던거입니다. 그 당시엔 정신이 없어서 기억을 못했습니다. 부디 용서를... ^^;; 후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러기님 이멜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시간이 되니까 정신이 드네요. 이 이후 계속해보면 얼리맨님 가시고 마가렛님, 여름바다님, 에뜨랑제님, 저, 기러기님, 라스트왈츠님 이렇게 낙지랑 부대찌개를 먹었어요. 저는 먹는다고 얘기안하고 혼자 다 먹고 계산은 기러기님이 하셨답니다. 기러기님 잘 먹었습니다. ㅎ
이태원역에서 헤어져, 여름바다님은 단국대 건너편에 내려드리고 집에 왔습니다. 모두 고마웠습니다. 모든 분들과 모든 순간이 다 좋았습니다. 특히, 저같은 늙다리도 끼어주셔서요. ^^
어제 3차 잘 먹었습니다. ^^ 다음에도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택시 덕분에 편하게 갔어요.. ^^ 가다가 누가 유명하다는 해서 가보구 싶었던 르 시갈 몽마르뜨 프렌치 레스토랑도 궁금했는데 보구여^^
다들 훈남이네요... 다음번엔 참여할 수 있길 바래요. 외로워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