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충남 아산 유성기업 대표이사실에서 김 모 상무가 노조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김 상무가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모습.ⓒ유성기업
최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회사 임원을 감금하고 집단 폭행한 이른바 '유성기업 사태'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9일에는 경찰 합동감사단이 구성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처럼 연일 언론에서 오르내리는 유성기업 폭행 사태와 관련해 "공영방송 KBS에서 일체 보도가 없다"는 지적이 나와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KBS공영노조는 29일 성명을 내고 "유성기업 임원이 폭행당하고 피가 낭자한 현장 동영상이 널리 유포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간판뉴스인 <KBS 뉴스 9>은 사건 발생 일주일이 가까운 현재까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KBS 뉴스 9>은 기업의 갑질이라면 시시콜콜 보도하면서 민주노총 폭행사태는 왜 보도하지 않나"라고 질타한 뒤 "KBS 사장과 간부들이 대부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이기 때문에 보도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노조 무차별 폭행으로 임원이 전치 12주 중상, 최근 가장 큰 이슈
유성기업 사태는, 지난 22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민주노총 산하 노조원들이 "회사 상무가 다른 노조와 임금 협상을 벌인다"는 이유로, 노무담당 상무를 감금하고 1시간여 동안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최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당시 파업 중이던 금속노조 유성지부 노조 조합원 10여명은 오후 3시 50분경 회사 노무 담당 김모(49) 상무를 회사 본관 2층 이사실에 감금한 후 집단 폭행을 가했다. 김 상무는 조합원들의 폭행으로 인해 안와골절, 코뼈함몰, 치아골절 등 전치 12주 중상 진단을 받았다.
더 큰 논란은 경찰의 대응 방식이었다. 회사측은 임원이 감금당한 후 옿 3시 53분부터 총 6차례나 경찰에 신고, 112 출동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출동한 후에도 4시 50분까지 이사실 출입문 앞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음 때문에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태 알려지며 국민들 공분하는데, KBS는 잠잠?
유성기업 사태가 지난 26일부터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의 안일한 대처와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파업·불법 폭력 행위 등에 공분하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과 피해자에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관련 기사는 연일 수백여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KBS는 이와 관련해 단 10 여 건의 기사만을 보도했다. 제목을 보면 <김부겸, 기업임원 폭행사건 등 관련 "국민안전 보호하지 못해 사과">, <경찰 "유성기업 폭행·경찰 저지 가담자 12명 출석 요구"> 등이다.
그 중 방송 리포트로 제작된 건은 <경찰청, 유성기업 집단 폭행 사건 합동 감사 착수>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그마저도 메인 뉴스인 <KBS 뉴스 9>에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공영노조는 지적했다. 사건의 파장 정도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주장이다.
공영노조는 "대법원장의 차량이 피습된 것은 톱으로 보도하면서, 민노총의 폭행 사태는 그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이치에 맞는가. 이것이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이 우려하는 사안 가감없이 보도해야
공영노조는 "이밖에도 민주노총 조합원이 공무원의 뺨을 때리고, 대검찰청과 김천 시청을 점거농성해도 단속하기는커녕 검찰 간부가 현장을 피해서 돌아갔다고 한다. 물론 <KBS 뉴스 9>은 보도하지 않았다"며 "그러면서 29년이 지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재수사 하겠다며 눈물 흘리 는 문무일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유성기업 임원의 얼굴뼈가 부러지고 코가 내려앉는 폭행을 저지른 가해자들은 피해자 가족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면 무법천지가 아닌가. 민주노총이면 법위에 존재하는 특권층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KBS를 향해서는 "더 이상 특정 정파, 이념, 집단을 위한 방송을 하지 말고 온 국민이 우려하는 사안을 가감 없이 보도 하라"고 촉구하며, "수많은 시청자들이 KBS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