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실버타운] 반면교사, 김제시 노인종합복지타운

[메트로]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others/newsview?newsid=20120626202115812

http://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415467

...시민 임모(47)씨는 "노인복지시설에 노인이 아닌 일반 사람이 입주해 산다면 그것이 무슨 노인복지시설이냐"면서 "한때는 전국에서 가장 모범 사례로 평가받던 김제 하동 실버타운이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전국 지자체의 반면교사, 김제시 노인종합복지타운

1996년 무렵부터 시작된 지자체가 중심이 된 실버타운 계획 중 실제로 실행에 옮긴 케이스는 몇 안 된다.

그 중 첫 번째이자 거의 마지막인 경우가 바로 전북 김제시의 경우다.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언론에서도 주목했고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곤 했던 김제시 하동 노인종합복지타운...

지금은 오히려 전국의 지자체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왜 공무원들이 스스로 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을까? 시대의 흐름을 왜 놓쳤나? 향후 해결책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김제시 실버타운이다.  

김제의 경우 시작부터 큰 잘못이 있었다. 공무원들이 관련법에 무지했고 특히 ‘아파트’와 ‘복지시설(노유자시설)’의 차이를 간과하고 잘못 접근했던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자 출발점이었다.

현재 전북 김제의 '노인아파트'라 하는 것은 정체불명의 건축물인데, 이는 김제시 노인종합복지타운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1996년도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었다. 김제시가 구상한 노인종합복지타운이라 함은 한 지역 내에 노인복지관과 노인요양시설(너싱홈) 그리고 노인주거복지시설인 노인복지주택을 모두 지어 ONE-STOP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당시 시범사업 운영방식은 토지를 지자체가 확보하면 필요한 건설비는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인복지관, 노인요양시설의 건설에는 국고가 지원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노인복지주택(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복지법 제32조)건설에 대해서는 국고가 지원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제시는 민간자금을 유치하여 노인복지주택을 건설하려고 하였으나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아 민간업체가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어려움에 직면하였다 .

노인복지타운의 건설은 김제 시장의 공약사항이었기 때문에 김제시는 인근지역에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부영에게 국민주택기금 융자를 알선하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아서 부영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은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이 규정하는 주택이 아닌 점에서 국민주택기금융자가 불가능함을 뒤늦게 알게 된 김제시는 건설되는 건축물의 용도를 ‘공공임대아파트’로 바꾸어서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는 편법을 썼다.

그런데 노인아파트를 짓고자 한 토지의 도시계획상 용도는 교육,연구시설(현재법으로는 사회복지시설 용도 부지)로 되어 있어, 노인복지시설은 건설될 수 있어도 주택(공동주택, 아파트)은 건설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김제시는 도시계획법(현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을 위반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관련 공무원들이 경위서를 쓰는 등 징계를 받게 되었다. 

‘노인임대아파트’라고는 따로 법에 정함이 없고 수급자를 위한 임대아파트로 보면 입주자격이 수급자로 제한되는데, 실제 입주자 모집시에는 소득제한 없이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함으로써 결국 다시 노인복지법에 의한 노인복지시설인 “(유료)노인복지주택”으로 공급되었다.(그래서 지금도 노인복지주택이라는 이름의 '사회복지시설'이지, 주택이나 아파트가 아니다)

그 후 이 토지의 용도는 변함이 없었고, 도시계획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일반 아파트로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김제시의 경우와는 약간 다른 케이스지만 전국에 이런 식으로 지어진 건축물, 곧 사회복지시설인 유료노인복지주택이 많다는 문제가 있다. 어떤 곳은 정상적으로 사회복지시설로 기능하기도 하지만 어떤 곳은 아예 아파트라 속여 일반인에게 분양한 곳도 많다. 가장 최근의 예는 전주시의 ‘옥성 골든카운티’다.

그래서 이 문제투성이 사회복지시설을 일반 아파트로 변경해주고 싶어도(모르고 분양 받은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을 원한다) 법적인 근거가 없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김제시만 예외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원칙대로 하자면, 노인복지법과 상식에 따라 소위 말하는 실버타운으로 정상 운영하는 방법밖에 없다. 즉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로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운영하는 것이다. 노인복지법이 2011년에 바뀌었다고 하지만 이는 기존의 파행 운영되는 곳들에 예외조항-처벌 규정, 60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살 수 없게 되어 있는 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말함-을 적용하는 것일 뿐 건축물이나 토지 부분을 일반 아파트(공동주택)나 일반 용도의 토지로 바꿔 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김제의 경우 가장 현실성 있는 해결책은,
김제시가 동 건축물을 인수하여 법적으로는 ‘노인복지시설’로 그대로 유지하고,
실제 운영은 임대아파트처럼 하는 방법 뿐이다.
절대 분양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아파트가 아닌 노인복지시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에
논리적으로, 또 도의적으로 불가능하다. 

노인을 대상으로 우선 입주권을 주고,
나머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하는 방법 뿐이다.

그래서 김제시 소유 건물로서 '시립 임대 아파트'처럼 끌고 가는 수 밖에 없다. 김제시는 당장의 필요 자금을 어떻게 해서든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회수하는 전략을 쓰는 방법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결국 고령화 속도를 보면 언젠가는 이러한 시설에 대해 수요가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원래 법의 취지와는 약간 차이가 있으나 노인우선입주의 ‘임대아파트’라는 형식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그나마 본래 취지에 가까운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는 일이다. 처음 접근은 사회복지시설로 접근했기에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노인복지서비스와 노인임대아파트의 결합 방식이라는 외국의 사례와 최근 동향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시설로의 접근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일이다. 미국, 일본, 싱가폴 등의 노인임대아파트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여 선진국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일이다.

결국 '결자해지'를 위해 김제시가 안고 가야 할 일이지 일반 사업자(건설회사)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 사업이 본질적으로 '복지사업'이기에 그렇다.

딜레마에 빠져있는 김제 노인복지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