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파했으면서,,
왜 그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니,
나도 너만큼 많이 아팠는데,
나도 너 만큼이나 힘들고 아팠는데,
돌아오지, 붙잡지,
늘 한번만 더 라는 말만 남긴채로,,
잠들었었는데,,
이렇게 널 잡을수 없게 된 지금에서야,,
왜 그런말을 해서,, 내 마음이 더 아프고,, 슬프게 하는거니,,
왜 그렇게,,, 아파해야만 하는거니,,,
찢어지듯 아픈 마음을,,,
이 빗소리에 씻겨 보내는듯 하다,,
이 빗줄기에 의지해 있는듯 하다,,
"은예씨,,,"
"네?"
"대웅이,,, 잡지 그랬어요,,, 그렇게 힘들었으면 돌아가서 잡지 그랬어요,,,"
"그러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거든요, 대웅오빠도,, 저도,,,"
"무슨 말씀이죠?"
"대웅오빤 이미 민영언니와 약혼발표를하고, 약혼식까지 올렸죠, 전,,, 그런 오빠가 조금이라도 흔들려,,, 나같은 사람을 한명더 만들게될까봐,, 민영언니도 나처럼 아프게 될까봐,, 매정하게 굴었죠, 그래야만,,, 한사람이라도 덜 상처받을꺼라 생각했으니까요,,,"
"대웅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힘들어했었는지,, 이제 그 이유를 찾은것 같네요,,"
"네?"
"살아있을때,,, 맨날 누군가때문에 힘들다,, 라는 말을 참 많이 했었거든요, 술에취한일도 잦았고요, 늘 밝던 친구가,, 갑자기 왜 저렇게 변했나,,, 어떻게 저렇게 변할수 있나,, 늘 의문이였는데,,, 은예씨 때문이였던것 같네요,,, 은예씨때문에 힘들어하고, 술도 자주 마시던 대웅이였네요,,"
"대웅,,,오빠가요?"
"네,,,,진작에 잡아주지 그랬어요,, 진작에,,, 없는사람을 두고 이렇게 후회해서 뭐해요,,"
"약혼식에도 갔었는데,,, 갔었는데,,,, 차마 식이 끝날때까지 지켜보지도 못한채,,, 숨어서 바라보다가 돌아왔어요, 혹여나 날 보게 될까봐,, 대웅오빠가 날 보게될까봐,,,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오려고 갔었죠,,, 눈물이 나는 바람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돌아왔는데,,,아무것도 모르고,,, 대웅오빠만 나무랐었는데,,, 그렇게,, 차갑게 대했었는데,,,,"
"이제,,, 다신 볼수 없는 사람이 됐으니,, 영혁씨한테 잘하세요,,, 은예씨야 말로,, 또 다른 사람 한명을 다치게 하지 말길 바라네요,,,"
"네,,,?"
"영혁씨,, 수술한지 얼마 않됐잖아요,,, 근데,, 자꾸 신경쓰는일 만들게 하지 말라구요,,, 이제 다치면,,, 영혁씨 지켜줄사람,, 살려줄사람,, 없잖아요,,,"
"무슨,,,말이예요?"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아!!"
하면서,,,
채호는,,, 간단히 메고 왔던 가방에서,,,
티켓두장을 꺼내 은예에게 건낸다.
그리고는 말 한다.
"은예씨,, 이거,, 대웅이가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찍었던 영화예요,, 저와 함께 찍은 공동작품,,, 영혁씨와 와서,, 꼭 보세요,,,"
"아,,,,"
"꼭 오세요,,, 대웅이가,,, 은예씨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했던 영화니까요, 영혁씨와 은예씨,, 그리고 지금 한국에 없는 민영씨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어했던 영화니까요,,, 같이오셔서 꼭 보세요,"
"네,, 그럴께요,,,"
"어쩜,,,이 영화를 통해서,, 대웅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되셨음 좋겠네요,,,"
"네?"
"아닙니다,,, 그럼,,, 저 회사에좀 가봐야 해서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아,,예,, 귀한 시간 뺏은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오늘,, 제 얘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뇨,,,그럼,, 시사회때 뵈요,,"
"아,,,예,,, 그때 뵈요,, 안녕히 가세요,,,"
채호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벗어난다.
그런 채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은예의 눈빛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채호의 뒷모습에서 그 사람의 모습을 찾으려는 눈빛이다.
아직도,,, 그렇게 그리워 하면서,,,
다신 볼수없는 사이가 됐는데도,, 그렇게 그리워 하면서,,
왜 그랬니,,, 왜,,, 내가 그렇게 보냈어도,,,
한번쯤 찾아주지,, 한번쯤 붙잡아 주지 그랬어,,,
한번쯤은 말야,,, 그럼 나도 돌아갈수 있었을텐데,,,
우리,, 전과 같이 행복하진 않더라도,,,
좋았을텐데,, 그랬을텐데 말야,,,
더이상은 힘들어하지 말길 바래,,,
영혁이에게 좋은 여자가 되어주길 바래,,,
채호는,,,
급히 회사에 도착했고,
편집이 완성되가는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실장님에게 묻는다.
"실장님,,, 편집된거 언제쯤이면 볼수 있죠?"
"곧,,, 나올테니까,, 볼수 있을거야,"
"시사회날짜는 변동된거 없죠?"
"그래,, 다음달 25일이잖아,"
"네,,, 됐어요,, 그럼,, 편집되면 연락주세요,,,"
"그거 물어볼려고,, 이시간에 여길 들른거야?"
"아,, 중요한 손님 두분께,,, 시사회티켓을 선물했거든요,,, 그래서 좀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하고,, 그래서 와봤죠, 얼마나 됐나하고,,,"
"중요한 손님? 그게 누군데?"
"아,,, 실장님도 아실지 모르겠네요,,죽은 대웅이 사촌동생이라고 했던 은예라는 아이랑요, 대웅이 절친한 친구분이랑요,,,"
"그래? 좋은 평해주셨음 좋겠네,,, 그런데,,, 대웅이 사촌이란게 언론에 이미 알려진 상태라,, 시사회장에 오면,,, 많은 취재진들이 진을 치게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을까?"
"괜찮을꺼예요,,,"
"그래,, 그럼,, 편집 다 되면,,, 연락할께,,, 나중에 다시보자,"
"네,, 가볼게요,,,"
"그래,,"
회사를 빠져나와,
숙소로 향하는 채호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얼굴색도, 최근들어 늘 어두웠던모습이,,
많이 밝아진 모습이다.
세상엔,,,
비밀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비밀이란것이 한 사람을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지 알게해준 사람이,,,너다,,
그래서,, 다신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데,,,
그 어떤누구도 다신 날 떠올리며 아파하지 않길 바라는데,,
그건,, 너무 큰 욕심이려나?
하지만,,, 아픈걸 보고있는 사람이 더 힘들다는걸 안다면,,,
더이상 힘든모습은 보여지질 않길 바란다.
나로인해서는 더더욱 아니길,,,
숙소에 도착한 채호는,
지친몸을 샤워기물에 의지해,,,
한참을 물속에 젖는 모습을 유지하다,,,
이내 샤워를 끝내고 나와서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늘상 보는 얼굴들이라해도,
이들을 통해 배울점도 있다는걸 너무나도 잘 아는 채호는,,
한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을 다 제쳐두고는 TV시청하는데,,
몰두를 했다.
"네,,,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故김대웅씨와 절친한 동료 정채호씨의 합작이 될 영화로 귀추고 주목되고 있는 영화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란 영화가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란 소식을 듣고 찾아가 봤습니다."
꽤 오래전 인터뷰장면이네,,,
이미 편집까지 들어간 영화의 인터뷰내용이,
이제서야 국민들에게 방영되고 있네,
시사회 시즌에 맞춰서,,, 방영을 하는듯 하다.
"정채호씨,,, 특별히 이 영화를 선택하게된 계기가 있나요?"
"전,,, 우선 저에게 이 영화를 선택할수 있는 선택권은 없었어요, 친구인 대웅이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거죠,"
"아,, 왜,, 하필이면 두 분이 함께 영화를 하게 된거죠? 그리고,, 동일인물로요,,,?"
"대웅이가,,, 주인공의 시절은 두부분으로 나누어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절 추천했었나봐요, 그래서 우연치 않게 이렇게 같은 작품으로 팬여러분들을 뵙게 됐네요,,"
"김대웅씨가 고인이 됐을 당시에,, 마음의 상처가 크셨겠어요,,,"
"상처라기보단,,, 많이 놀랐죠, 하지만,, 그 친구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이 영화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죠, 그래서 전보다 더 열심히 촬영에 임했구요,"
"그렇군요,, 그럼,, 앞으로 영화개봉은 언제쯤이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개봉할 예정이라니까요, 올 12월쯤이면 만나보실수 있을것 같아요,"
"네,, 마지막으로 시청자여러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아,,사랑이 있고, 아픔이 있어 더욱더 감동적이고 슬픈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때 연인손을 꼭 붙들고 오셔서 보세요, 당신을 위해서라면,,화이팅!"
인터뷰내용은 끝이났고,
채호는 보고 있던 TV전원을 꺼버렸다.
말없이 쇼파에 몸을펴고 누워서는,,
생각에 잠기는듯한 채호,
눈을 감고,, 아무말 없이,,,
정적이 흐르는 숙소안에서,,,
한참동안을 그렇게 누워있는다.
잠시후,,
슬며시 감았던 눈을 뜨면서,
방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꺼내온다.
그리고는 내가 채호에게 남겼던 편지한통도,,,
마저 읽어보는듯 하다.
"사랑하는 내 동료,,, 정채호, 그리고,, 고마운 친구 정채호,,, 너로 인해서 난 연예계생활이 덜 힘들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널 많이 의지했던것 같아, 니가 이 편지를 읽을때쯤이면,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대신 내 주변사람들 좀 대신 챙겨주라,, 술에취해 간간히 너에게 주사를 부리며 말했던 내 첫사랑이자,, 옛사랑,,, 은예,, 어린마음에 상처가 컸을꺼야, 잘 보듬어 줘,,, 그리고,, 나에게 비록 않좋은 인상으로 가득 자리잡은 애지만, 지금은 내 약혼녀인 채민영,, 나로인한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위로잘해주고,,,영혁이에겐,,, 비밀,, 꼭 지켜줘야되는거,,,알지? 많이 힘들 너란걸 알고있지만,, 약속은,, 꼭 지켜줬음 좋겠다,,, 그리고,,, 정,, 힘들다면,,, 말해,,, 영혁이에게도,, 민영이에게도,, 하지만,,, 너무놀랄 은예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말고,, 그냥 영화촬영중 사고였다고만 말해줘,, 그 이상은,, 절대로,,, 말하지 말길,,, 정채호,,,너란 친구가 있다는게 내 인생에 가장큰 자랑거리였다. 그거 알고있었냐? 늘 고맙게 생각하고있던 친구도 너였다는거,, 눈치채고있었냐? 내가 없는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라며,,, 이만 줄일께,, 너의 영원한 동료이자 친구,, 김대웅이,,"
편지를 읽고 난 채호는,,,
감정에 젖어서는,,,
말없이,,, 굵은 눈물방울을 떨군다.
그리고,,, 조용히 한마디를 남긴다.
"너에게 해줄수 있는게,, 겨우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김대웅,,, 겨우,,, 니가 부탁한걸 들어주는정도밖에 않되서,, 미안하다,,,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