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을 해소하 듯 이틀에 걸쳐 봄비가 내려주는 것은 좋았는데 아뿔사 하필이면 친구들과의 봄맞이 야유회 날이라니
에고 너무한다 싶기도 하고 비가 오니 귀찮아지기도 하여 안성에서 직접 청남대까지 가는 길을 고수했던 안성댁으로서는 아주 조금 마음의 갈등이 있긴 했다.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하는 빗길 운전이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의 바깥 야유회라는 것이 괜시리 을씨년스럽지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 기우.
죽을둥 살둥 내리던 비는 청주를 지나 청원 상주간 고속도로를 옮겨 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흐린 하늘로 바뀌고
잦아드는 비님이 고마워서 절로 콧노래 나오더라만은 아고고고 비온다고 도로가 정체될까봐 너무 일찍 집을 나섰던 탓에
약속장소 청풍미가에 도착하니 겨우 11시 10분경....별 수 없이 동네 구경이나 하자 싶어 온 동네를 훼집고 다니는데
친구로 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우린 대청호 전망대를 구경하려고 하는데 그리로 올래?"
"난, 그냥 여기서 촬영하고 있을 게. 초선이도 이리로 바로 올테고 기다렸다가 밀린 수다나 떨지 뭐"
관광단지 치고는 조촐한 그래서 사람냄새 나는 문의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덧 약속 시간.
그리하여 혼자서도 잘 놀아요 달인으로서 문의 마을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청풍미가로 찾아드니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가 막 들어선다.
그 다음이야 말할 것도 없이 수다 삼매경이긴 하지만 에고고고 11시 30분 예약인 친구들은 대청호에 빠졌다가 다시 나왔는지 12시가 넘어서 입장하더라는 말씀.
식탐이 끝나고도 한참, 여인네들은 화장실을 고수하며 시간을 늦추고
운전 기사 아저씨는 마음만 바빠 늦된 동작을 자랑하는 여인네들의 발걸음이 아. 쉽. 다.
그래도 우린 청남대로 간. 다.
미리 답사를 하여 시간에 걸맞는 산책 코스를 설명하는 발빠른 친구의 말을 놓칠새라 두눈과 귀가 모두 한 곳으로,
초입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의 흔적을 구경하는 와중에도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까 싶어
사물 하나하나 허투루 보지 아니하고 정말 열심을 드러내는 굳세어라 여전히 열공중인 친구들.
발걸음도 경쾌하고 가볍게 시나게 걸어와청남대 본관 탐사를 하기 전, 줄서서 가이드 말을 경청중인 착한 지나간 여고생들이여.
죽어도 아니되옵니다 친구들 몇몇을 빼고 어디서든 빼놓을 수 없는 단체 사진 한 컷, 차알칵...
37명 중 겨우 반타작을 넘었다는.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어쨋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에 개방된 청남대를 누구나 수시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의 전용 별장, 성역이라 여겨졌던 곳을 관광 삼아 들어가 노닐 수 있다는 것...생각이 많아진다.
어쨋거나 흐드러진 벚꽃은 남녘의 전유물만은 아니어서 그 꽃길을 따라 걷는 마음은 그저 일상을 놓아버린 텅빈 충만.
하루가 온전히 즐. 거. 웠. 다.
첫댓글 에고 개인사 땀시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아뭇튼동 꽃도 예쁘고 사람들도 예쁘네~! ㅎㅎㅎ
에고고...더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으니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어요.
필리핀 세부 풍광은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부라보!
가보셨나요?
언제든 청남대를 휘리릭 찾아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