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69 --- 질병과 경쟁하며 살아간다
아프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프다고 한다. 비로소 사태를 파악한 듯 안 아팠으면 지금보다는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한다. 지금처럼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곧잘 듣는 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나의 반성이면서 후회이기도 하면서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간 아픔과 나와는 무관한 줄 알았다. 오로지 남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건성건성 보고 대충대충 넘긴 셈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완전하지 않으면서 언젠가는 아픔이 있고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는 특권이 없으며 예외도 없다.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면 불쑥 나타날 수 있다. 미리미리 돌보면서 대비하여야 했다. 그러나 질병을 간과하면서 무사통과한 셈이다. 어떤 면에서는 아픔도 필요한 경험이 된다. 그래야 오히려 대응을 잘할 수 있다.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아프면 처음 당하는 일이라 크게 혼란스러워진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나는 것 같다. 비로소 왜 나에게만 이런 크나큰 시련을 주는지 싶으면서 야속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대개는 크고 작은 아픔을 겪으면서 열심히 치료했고 지금도 하는 중이다. 어찌 보면 아프면 고치고 고치면 또 아프게 하는 것처럼 질병과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쨌든 질병과 싸워 이겨야 하고 벌떡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이해해야 한다.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것보다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왜 아프게 되었는지 돌아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아프게 된 동기나 원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남에게보다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물론 고의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리 예방하고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래도록 관심이 없고 소홀히 한 것이다. 알게 모르게 자초한 것이다. 그것은 잘못되고 올바르지 못한 생활 습관에서 오기도 하므로 관리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지난 일은 되돌릴 수가 없다. 다시는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말이나 생각만으로는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