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불가 ‘젊은 바람’ 분다…‘연꽃의소리’ 4년만에 야심작 ‘삼사라’ 발표
‘연꽃의소리’ 메인보컬 강혜윤씨(사진 오른쪽)와 래퍼 순야타씨.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당찬 실력파다.
“불심 깊은 아이돌 그룹…랩댄스로 부처님 찬탄”
보조국사 지눌스님 열반 800주기 헌정곡
청소년이 가요처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음악으로 청소년 포교를 결사하는 마음으로
불교음악인이 성장하는 여건도 조성되길…
찬불가를 나이 든 보살들이 부르는 중년의 노래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 버려라. 젊고 발랄하고 경쾌한 음악으로 묶은 찬불가 앨범이 나왔다. 연꽃의소리(대표 박금표)가 최근 발매한 ‘삼사라(Samsara)’가 그 주인공이다.
‘삼사라’는 연꽃의소리가 지난 2006년 1집 ‘패랭이꽃과 나그네’에 이어 4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삼사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윤회’ ‘전생’을 의미하는 낱말. 신곡 10곡과 연주곡 등 모두 12곡을 수록하고 있다. 앨범 제목뿐 아니라 찬불가 제목에서도 불교의 향기가 흠뻑 느껴진다.
‘신묘장구대다라니’, ‘Samadhi Prajna(定慧)’, ‘성불하세요’, ‘자비의 노래’ 등은 제목부터 부처님과 불교를 찬탄하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기에 ‘그대를 불러요’, ‘Spring Spring’, ‘Feel U Now For Avalokiteshvara’과 같은 곡은 찬불가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삼사라’가 야심차게 발표한 음반이라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많은 노랫말이 부처님과 불교용어를 직접 사용하고 있지만, 몇몇 가사에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이 곡이 불교를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와중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녹아 있으니, 노랫말을 흥얼거리다 보면 그것이 바로 법문이 되고 교리가 되는 셈이다.
앨범의 대표곡인 ‘삼사라’를 보자. ‘세상에 누구도 피할 순 없다고/ 다시 태어난 삶을 부정하지 말라고/ 언젠간 내게 내게 내게 다시 다시 다시 돌아오는 걸/ 예전에 내가 내가 내가 미처 몰랐던 걸/ SHOW ME! SHOW ME!/ TELL ME! TELL ME!/ 느껴봐 지금도 늦질 않아/ SHOW ME! SHOW ME!/ TELL ME! TELL ME!/ 진실한 모습 그대로/…/지금의 KARMA 내일의 바로 나/ 다시 태어난 삶을 부정하지 말라고.’ ‘윤회’를 의미하는 ‘삼사라’는 댄스풍의 곡으로, 윤회에 대한 확신과 그 안에 있는 나의 과저와 현재, 미래를 노래한 곡이다.
올해로 열반 800주기를 맞는 보조국사 지눌스님에게 헌정하는 곡도 있다. ‘Samadhi Prajna(定慧)’는 정혜결사의 참뜻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노래로, 조계총림 송광사가 의뢰했다. 이와 함께 음악장르도 최신의 것을 채용하고 있다. 댄스와 랩, 발라드, 보사노바 등 한창 유행하고 있는 걸그룹이나 아이돌 그룹들이 부르는 가요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돌 노래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접해도 이상함을 느낄 수 없는 음악이 ‘삼사라’가 가진 특징이자 자랑이다.
연꽃의소리는 이번 음반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22일 열린 새 앨범 발표회 자리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인디밴드의 메카인 홍익대 앞 소극장 무대에서 ‘삼사라’는 발표됐다. 메인보컬인 강혜윤 씨와 래퍼 순야타 씨가 직접 무대에 나와 공연하며 신곡들을 선보였다. 찬불가요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새로운 음반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 공연을 의미하는 ‘쇼케이스’가 펼쳐진 것이다. 이날 쇼케이스를 겸한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은 찬불가의 새로운 변화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행가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자부심을 느꼈다는 평가다.
박금표 연꽃의소리 대표는 “찬불가가 의식이나 특별한 행사에서만 불리는 노래가 아니라 청소년들도 가요처럼 들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음악을 통한 청년 포교를 결사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박 대표는 “성인가요 위주로 진행되는 산사음악회에서도 어색하지 않는 음악”이라며 “불교음악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져 불교음악인들이 성장하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