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내부에 일부 선수들의 파벌 혹은 과도한 친목질로 인해 팀내 융화의 문제가 있어왔다는 지적이, 비단 저 찌라시뿐만 아니라, 복수의 다른 기자들이나 평론가들의 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흘러나왔습니다. 심지어 어떤 선수(들)은 코치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했고, 그 문제를 지적하는 다른 선수와 말싸움을 했다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외부적으로 들어난 경기력으로만 봐도, 대표팀이 팀으로 작동하고 있는게 아니라, 개개인의 선수들이 전혀 맞지않고 따로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잦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이런 문제가 있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용 본인이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라고 한거나, 여러 소스의 다른 증언들이 모두다 허황된 조작일 가능성은 작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선수단이나, 협회, 감독등은 되도록이면 공식적인 "파벌"은 없었다는 선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어하는 분위기입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파벌의 존재가 공식화 되면, 그 다음 수순은 그 파벌 소속 선수 전원에 대한 징계가 나올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수습하기 어려운 대 파국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런 대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성용 1인에 대한 징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파벌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기성용 선수 1인을 징계하기 위한 명분은 충분합니다. 공개/비공개 SNS를 통해 현재 소속되어 있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그 권위를 상하게 했으며, 팀의 명예를 실추 시킨 것은 이미 드러나 있는 사실입니다.
기성용에게 1인에게 주는 징계는, 기성용이 대체가 가능한 평범한 선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팀의 중추가 되는 선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기성용 선수가 저런 식으로 대놓고 감독을 깔 수 있었던 것은, "식빵 나보다 축구 잘하는 새끼 있어?"하는 생각 때문이었고, (파벌이 사실이라면) 그에 동조해서 감독을 디스했던 선수들은 (시한부로) 팀을 이끌어가던 감독이 아닌, 국대에서 입지가 확고한 기성용을 리더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즉 기성용정도로 '언터쳐블'한 선수라고 할 지라도, 이런 식의 물의를 일으키면 반드시 징계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기성용 정도 레벨의 선수에게도 처벌이 내려지는 모습을 보게되면, 당장 포지션 경쟁을 100% 장당 함수 없는 선수들은 이후 섯부르게 이런 행동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언터처블'이라는 말의 주인공이었던 시카고의 전설적인 갱단 두목 알카포네도,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걸 상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성용과 같은 행동을 '멋지다'라고 생각한다거나, 우리끼리 좀 친한게 무슨 상관이라거나, x같은 감독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혹시라도 있었다면, 좀 경각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네, 시대가 변했습니다. 대표팀이라고 하더라도, 옛날처럼 군대식 구타 수직 서열문화 이런건 약해졌고, 조금더 소위 '민주화' (일베식 용어말고)된 방식으로 대표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근데 그런 '민주적'인 운영이, 자기들 마음대로 아무일이나 할 수 있는 운영이라고 착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오히려 그런 자율적, 민주적인 방식은 그 룰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책임을 요구합니다. 옛날 같으면 밤에 숙소에 집합해서, 줄빠따 한번 맞고 끝나는 일이었다면, 지금 같으면 정식으로 징계위원회에 붙여지고, 공식적이고 엄격한 징계 절차가 내려진다는 뜻입니다.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유럽에서 위법행위에 대한 사법절차가 얼마나 엄격한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괜한 우려겠지만) 홍명보 감독이나 축구 협회 사람들도 잘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존의 군대식 서열문화로 자리잡던 질서를, 민주적/수평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빈공간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좋은 본보기를 세우지 않으면, 이런 사건은 10년후/20년후 얼마든지 재발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심각해 질 겁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나는 여론에 얽메이지 않고,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이끌어야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덮고 가지않기를 바랍니다. 그건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라는 허영심을 만족시킬 수 있을 지는 몰라도, 한국 축구 전체를 생각하면 엄청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다 기성용을 바라보고 있는 그보다 훨씬 더 어린 다른 선수들에게 아주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이글을 홍감독님이 볼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공감합니다.
설득력있고 깔끔하게 잘 정리된 글 같습니다. 글을 써주셔서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좋은 말씀입니다 ㅎ 문제는 처벌의 수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