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분할 후 시총 9000억 증발, 한국콜마는 시총 거의 배로 늘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기업분할을 완료한 한국타이어 (15,800원 850 5.7%)와 한국콜마 (18,300원 50 0.3%)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타이어 업계와 화장품 OEM 업계 '1등'이지만 기업 분할 후 한국타이어 주가는 속절없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면, 한국콜마는 분할 이전 대비 시가총액이 거의 배가 될 정도로 급등세다.
14일 코스피시장에서 한국타이어는 전일대비 2.55%(1050원) 하락한 4만1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해 4만원선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4일 투자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신설 사업회사 한국타이어로 분할돼 재상장 및 신규 상장됐다.
시초가 5만2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한국타이어는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23% 가량 떨어졌다. 지주회사도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주가는 지난달 4일 거래를 시작한 시초가 대비 23.3% 하락했다.
분할 이전 대비 시가총액도 9000억원 넘게 줄었다. 분할 이전 한국타이어의 시가총액은 6조3300억원. 이날 기준 한국타이어의 시가총액은 4조9674억원,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4474억원으로 분할 이전 대비 9152억원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 2340억원으로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원화 강세에 따라 자동차 섹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중국 공장이 지난 8월부터 가동을 시작했지만 가동 초기라 감가상각비 등 비용 문제가 있고 연말부터 시행되는 타이어 라벨링 제도도 비용 문제로 이어져 4분기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단기 실적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연내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계획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도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19일 시초가 76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지 약 한달만에 주가가 140% 가량 급등했다. 한국콜마는 시초가대비 43% 올랐다.
현재 한국콜마 시가총액은 6284억원, 한국콜마홀딩스는 1717억원으로 기업분할 이전 시가총액 규모인 4270억원에서 3731억원 늘었다. 시가총액이 거의 두배로 늘어난 셈이다.
한국콜마는 최근 최고 인기 업종인 중저가 화장품과 제약 부문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몰렸다.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하기 위한 공개매수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우려는 높아진 상황이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 ODM 사업과 건강기능 식품 등의 사업에 의한 회사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며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교환 방식으로 연말까지 지주회사 전환도 완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