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맨
원제 : The Midnight Man
TV 방영제 : 심야의 휘파람
1974년 미국영화
감독 : 롤랜드 키비, 버트 랭커스터
제작, 각본 : 버트 랭커스터, 롤랜드 키비
출연 : 버트 랭커스터, 수잔 클라크, 카메론 미첼
모건 우드워드, 해리스 율린, 로버트 쿼리
조안 로링, 캐서린 바크, 로렌스 돕킨
빌 랭커스터
'미드나잇 맨' 은 명배우 버트 랭커스터가 나이가 들어서 출연한 작품인데 버트 랭커스터는 나이가 들어서도 선굵은 배우로서 많은 활약을 했습니다. '에어포트' '서부의 보안관' '발데즈' '스콜피오' '가족의 초상' '1900' '카산드라 크로싱' '모로박사의 섬' '아틀랜틱 시티' 등 70년대 이후에도 왕성하게 영화에 출연했고 제법 볼만한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미드나잇 맨' 역시 쏠쏠한 재미가 보장되는 그의 70년대 작품 중 하나입니다.
80년대 초반 '심야의 휘파람'이라는 다소 황당하지만 흥미를 돋우는 제목으로 공중파 방영을 한 적 이 있을 뿐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고, 네이버 영화에도 정보가 없어서 많은 분들이 모르는 작품입니다. 공중파 제목만 봐도 딱 미스테리 영화라는 느낌이 드는데 제목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 밤중에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내용은 없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야간 경비원이긴 하지만. '심야의 침입자' 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듯 합니다.
3인조 강도의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가성방된 슬레이드와 감찰관인 린다
이런 관계였지만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학교의 야간 경비원으로 새출발하게 된 슬레이드
한 여학생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전직 강력계 형사의 끈질긴 집념을 다룬 내용입니다. 유능한 강력계 형사였지만 아내의 정부를 죽인 죄로 복역하다 가석방 된 짐 슬레이드(버트 랭커스터), 가석방 후 그는 대학교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슬레이드의 경찰 동료였던 쿼츠(카메론 미첼)의 집에서 기거하게 되는데 쿼츠는 3인조 강도와 대적하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깁스를 하고 있는 신세입니다. 그날 린다(수잔 클라크)라는 여성도 강도에게 팔찌를 빼앗기는데 린다는 슬레이드의 감찰관이었습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테잎이 분실되고 그 테잎과 연관이 있는 나탈리 라는 여학생이 살해됩니다. 보안관인 케이시(해리스 율린)는 청소부를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슬레이드는 직감으로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직 경찰관으로서의 본능이 발휘되어 슬레이드는 마치 셜록 홈즈라도 된 듯이 나탈리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서 나름대로 이 사건을 파헤치고 다닙니다. 그런 와중에 감찰관인 린다와 가까워지고 린다의 집에 들렀을 때 3인조 괴한의 습격을 받는데 필사적인 저항을 하여 린다를 구출하지만 슬레이드도 부상을 입습니다. 이후 린다와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연인같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나탈리 주변에 여러 사람들이 연관이 되어 있고, 나탈리의 아버지인 상원의원도 테잎을 빌미로 협박을 당합니다. 그리고 슬레이드에게 결정적 제보를 주려던 사람도 살해당하고.... 슬레이드는 누명을 쓸 위기도 맞이하면서도 사건 추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전직 경찰관출신의 야간 경비원이 한 소녀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는 미스테리 스릴러 입니다. 버트 랭커스터가 경험많은 전직 경찰관으로 출연하여 용맹하면서도 추리력이 뛰어난 인물을 연기합니다. 마치 셜록 홈즈가 사건을 파헤치듯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고 있고, 거기다가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격투를 벌이기도 하고, 60세에 도달한 노익장임에도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모험담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0년대의 조연 배우로 많이 활동했던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회전목마' 모델 연속살인'의 카메론 미첼이 버트 랭커스터의 절친 동료로 비중있게 등장하고 버트 랭커스터의 감찰관이었다가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으로 수잔 클라크가 등장합니다. 비교적 저예산 영화지만 셜록 홈즈식 미스테리와 범죄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를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분실된 테잎과 연관이 있는 나탈리라는 여학생
이 학생은 살해당하고 슬레이드는 그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버트 랭커스터의 친 아들인 빌 랭커스터(왼쪽)
단점이라면 여학생 살인사건 하나와 관련해서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극장용 영화로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출연자도 방대하고 이야기를 이리 저리 꼬이게 하고 있어서 두 번 정도 봐야 내용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어려운게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도를 한 번 보아서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름도 헷갈리고. 아마 극장에서 한 번 보는 경우라면 꽤 많이 혼동될 듯 합니다. 반면 그렇게 이야기를 장황하게 벌린 만큼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고 많은 재미를 제공하기는 합니다. 버트 랭커스터는 나이는 들었지만 근사한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위기극복 능력과 추리능력이 모두 탁월하고 용감하고 정의로우며, 진지하고, 사랑도 아는 꽤 멋진 중년남 역할입니다.
미스테리 스릴러 답게 후반부에 반전이 있고 의외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다소 등장인물을 줄이고 피해자의 주변 상황을 간소화했다면 훨씬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을 것인데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이 이렇게 많은 작품은 전례가 없었던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전직 강력계 형사였지만 하는 행동은 형사보다는 추리를 매우 잘하는 탐정이 더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버트 랭커스터는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버트 랭커스터 후기작품 중 국내에 개봉되지 않은 영화인데, 80년대초 TV 방영 이후에 완전히 잊혀진 희귀작입니다. 블루레이 영상도 나오지 않았고, 지금 구할 수 있는 영상은 비디오 화질의 4:3 버전 정도입니다. 꽤 흥미진진한 미스테리 범죄물이고 유명 배우가 등장하지만 꼭꼭 숨겨진 영화가 된 셈입니다. 추리형식의 범죄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일 것입니다. 버트 랭커스터가 공동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고, 제작, 각본에도 관여하여 1인 4역을 했을 만큼 꽤 공을 들인 영화입니다. 본인이 북치고 장구치고 했으니 비록 가석방 된 전과자일 망정 굉장히 능력있고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죽을 고비도 넘기면서 사건을 다 해결하다시피 하니까요.
영화보다는 책으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각색물이긴 합니다.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어가는 듯 하면 또 다른 실타래가 나오고 뭐 그런 느낌을 많이 주는 영화입니다. 버트 랭커스터의 50-60년대 출연작들에 비해서 70년대 작품들이 완성도가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스테리 장르로서의 재미는 기대이상이었던 작품이 이 '미드나잇 맨' 입니다.
ps1 : 버트 랭커스터의 친아들인 빌 랭커스터가 출연하기도 하는데 죽은 여자와 연인같은 관계였던 청년역입니다.
ps2 : 처음에는 영화의 재미위주로 즐기고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사건의 짜맞추기와 인물관계의 이해에 집중하면서 한 번 더 보면 좋을 작품입니다.
ps3 : 오프닝의 3인조 강도장면이 독립적인 별도 사건이 아니라 반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ps4 : '심야의 휘파람' 이라는 제목은 분명 흥미를 북돋워줄만한 근사한 제목이지만 아무리 제목이 흥미로워도 나오지도 않는 휘파람을 집어넣은 것은 분명 넌센스입니다.
ps5 : 여주인공인 수잔 클라크는 톱 스타 급은 아니지만 주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들이 국내에 제법 개봉되었습니다. '석양을 향해 달려라' '운명의 맨하탄' '발데즈' '마디간' '에어포트 75' '포키스' 등이 그녀가 출연한 개봉작들입니다.
[출처] 미드나잇 맨/심야의 휘파람(The Midnight Man 74년)|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