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속철도 서울 ~ 시흥 구간 신선확보와 관련한 현황은?
전제하여야 할 것은, 경부고속철도 시발역 계획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애초부터 서울역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으며. 단지 IMF로 통칭되는 1997~1999년 시기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사업비 절감을 위해 부득이하게 '단계별 개통계획'으로 변경. 2004년 개통목표인 1단계에서는 광명~동대구만 건설한 뒤 우선 개통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2010년 개통목표의 2단계 사업내용에는 당연하게도 서울~광명, 대전시내, 대구시내, 동대구~경주~부산 간 신선들을 추가로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고속철도의 시발역에서 서울/용산 중심지역을 배제하고, 전열차 시종착역을 광명으로 아예 옮겨 경기남부 발전을 꾀하려 했던 것이다.' 라는 식의 오해(?)가 있는 모양입니다만... 선로용량의 한계 상 극히 일부의 열차가 광명에서 시종착하는 일은 있어도, '전 열차가 광명에서 시발하니, 고속열차를 타려면 광명까지 경전철이나 신안산선을 타고 와라' 식의 계획은 세워진 일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무.식.한. 정책을 실행할 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울 ~ 시흥 구간의 용량부족 문제가 매우 시급하다는 인식은 고속철도 개통 여러 해 전부터 있어 왔고. 다각도의 검토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2002년 8월에 '경부선 서울~시흥간 선로확장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조사에서는 총사업비 1조 5천억원. B/C는 1.03으로 보고하여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서울 ~ 시흥 간을 거의 직선으로 연결하는 지하철도 신선을 최적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역시 문제는 '비용' 및 '토지보상에 관한 민원'이어서, 실제 사업착공까지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07년 12월의 '수도권 철도망 개선방안 연구'로서 2002년 8월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직선 지하터널'을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과 달리 '기존 경부선 노선 지하'를 제시한 것이 특징입니다. 선형은 기존 경부선을 그대로 따라가는 대심도 터널이며. 서울~용산~노량진 구간은 지상건설, 노량진~광명간 지하건설로 계획되었습니다. 역시 총사업비는 1조 5천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계산되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검토중인 대안은 통상적으로 가장 최신 사례인 '수도권 철도망 개선방안 연구'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 경부선의 선형을 기준으로 하여 230km/h 급 정도의 대심도 지하철도 연결하는 대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기존의 계획들이 모두 '복잡한 서울시내에서의 토지보상과 지장물 철거'라는 난제에 부딪혀 실제 추진에 이르지 못했던 것과 달리. GTX 구상 등으로 인해 '대심도 공간'의 가능성에 대한 발견이 이루어지면서 실제 추진 가능성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주 : 알기 쉽게 서울~광명 또는 서울~시흥 신선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전체 사업구간은 화전~서울~광명 구간이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행신기지로의 회송문제까지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
(2) 신안산선 선형 대안에 대한 의견
기존경부선이 아닌 신안산선 선형대를 노선대안으로 설정하겠다는 의견은 창의적이기는 하나, 실현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보입니다. 신안산선의 서울시내 운행 구간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알려졌던 대안노선도 중 하나를 통해 신안산선 선형을 살펴봅니다. (사실상 광명~여의도~서울시내 로 연결되는 노선대를 가져가는 이상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마치 신안산선 노량진 분기를 시켜버리고 싶은 느낌이 살짝 드는 노선도로군요 ^^)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빨간 동그라미로 그려진 급곡선구간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점일 것입니다. 시내구간이라고는 하나 고속철도 지하신선인 이상 낼 수 있는 만큼의 고속은 내주어야 합니다. 못해도 200~250 선은 되어야 하겠지요. 그런 조건을 맞추기에 신안산선은 너무 굴곡이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의견입니다.
기존경부선 하부 노선대안에 비해 운행거리 단축 효과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신안산선과의 동시건설을 통한 건설비감소 효과를 본다면, 이 역시 효과가 다소 의문시됩니다. 말씀하신 '복층건설'을 하려면 공항철도/경의신선 구간과 같이 기본적으로 해당 구간 전체에 걸쳐 '개착 박스 공법 (지표면에서 터널깊이만큼 깊은 도랑을 파낸 뒤, 터널구조물을 건설하여 묻는 것)' 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만. 이 공법은 공사기간 중 큰 교통혼잡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심도가 깊어지면 쓸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어서. 신안산선 노선에 적용하기는 큰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당장 혼잡한 시흥대로를 완전히 쓸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신풍역의 7호선 지하구조물을 통과하는 방법도 걸림돌입니다. 결국 TBM 터널을 위아래로 따로따로 뚫어야 한다는 것인데... 건설비 감소효과가 전혀 없게 되겠지요 ^^
(3) 평택~수서 지선과의 관계
계획에서 빠지는 듯 하다가 동탄신도시 및 GTX바람을 타고 슬쩍 수서역을 시점으로 하여 평택에서 합류하는 KTX지선 개념의 신선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거론되고 있는 대안은 GTX 동탄신도시 노선과 선로를 공유하여 사업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동호회에 관련 글이 있습니다. 참고)
그런데 이 노선은 GTX(약 10분 시격)와 노선을 공유하기 때문에 운행가능한 열차 편수가 다소 제한(30~40분 시격 이상)되고. 수서역까지만 열차가 들어올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어서, KTX본선의 용량부족 해소에는 큰 기여를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이 노선은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으로 서울강남권, 동탄신도시, 평택 등지에 대한 고속철도 신수요 창출'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서울~시흥간 선로용량 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서울~광명 신선건설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4) 첨언 및 기타의견.
앞서 전제한 것처럼 '전열차 광명시종착' 이라는 무식한 짓은 할 계획도 없을 뿐 아니라, 해서도 안될 일입니다. (VIP께서 결심하신다면 모를까 ^^) 다만, 서울~시흥 선로용량이 170회 정도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2010~2011년 경부2단계 개통, 호남/전라/경전선 KTX 추가운행 등으로 열차가 증편될 경우 (이미 증편을 대비한 KTX2 차량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광명시발 열차가 일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장래 열차운행 계획 등에 따르면, 2011년경 광명 시발 열차가 10여편 정도 편성이 예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광명역이 시발역이라서'가 아니라 '여건상 그렇게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인 것이라. 광명~서울간 고속전용선이 확보되는 시점이 되면 광명시발 열차의 필요성은 다시 사라질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당분간은 임시로 광명시발 열차를 일부 두는 형태로 운영하다가...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고속열차 운행편수가 다시금 크게 증가하는 시점 (2015~2017)을 목표로 하여 광명~서울간 신선 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남고속철도와 연계 / 동시개통도 생각해볼 만한 대안이 될 것 같군요. ^^
(5) 요약
1. KTX 광명~서울 신선은. 기존경부선하부 대심도터널로, 230km/h 정도 속도가 가능한 선형이 유력.
2. 신안산선 대안은 최고속도 제한 등으로 다소 어려울 듯.
3. KTX 광명~서울 본선신선과, 평택~수서 지선 중 택1하기보다는 동시 또는 별개사업으로 둘 다 할 가능성이 유력.
첫댓글 근데 대심도로 할것이라면 굳이 신안산선을 따라가지 않아도 바로 용산으로 쫙 쏴줄수 있지 않나요? 그정도 기술도 안됩니까?
기술이 아니라 돈이 문제인듯 합니다. GTX 한다는거 보면 광명-서울 지하 직선 철도 건설이 어렵지 않은듯 보입니다. 다만 1조가 넘는 사업비가 들텐데 그리 쉽게 추진하기는 어려울테죠. 물론 엊그제부터 착공에 들어간 뻘짓 않하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테지만요.
대심도라고 해서 지상시설물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 천하무적은 아닙니다.^^ 구난역이나 환기구 등을 중간중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가지를 무시하고 온전히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기존 경부선 하부도 구로역 급곡선이 있는데 250km/h가 가능할까요?
현재까지의 연구는 230km/h 까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제시되고 있습니다. 어차피 서울/용산역에서부터 가속하기 시작해도 구로까지 230km/h를 다 내긴 힘들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