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입니다.
내일 저는 고향교회를 갑니다. 오전예배 시간에 설교를 부탁받았습니다. 이미 본문과 설교제목은 전해 드렸지만,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떤 고민인가하면, 마치 귀한 손님을 초청해놓고는 무슨 음식을 준비해야 잘 대접한 것이 될까 하고 고민하는 주부처럼.., 그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옛말에 '시장이 반찬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놓았을지라도, 배부른 손님에게는 그림의 떡처럼 여겨질뿐입니다. 고향교회 성도들이 다들 배고픈 심령이 되도록 기도할뿐이라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들도 오늘 주린 심령으로, 단 3분이라도 말씀을 묵상하며, 단 1분이라도 간절한 심령으로 기도할수 있으시기를 바라면서, 시편 이십삼 편, 4절 말씀입니다.
4절 :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아멘
'안심해도 됩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받겠습니다.
고려의 왕 건은, 텔레비전 드라마로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왕 건은, 공산전투에서 견훤에게 크게 패하여 도망을 쳤습니다. 당시 견훤의 군대와의 대접전에서, 왕 건의 수족과도 같았던, 신숭겸 장군이 왕 건 대신 전사하는 등 대패하자 왕 건은 각자도생을 위하여 군대를 해산하게 됩니다. 그곳을 파군제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왕 건은 견훤 군대의 추격으로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섰는데..., 그래서 그곳을 백안동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왕 건은 계속하여 정신없이 도망가다가 어느 곳에 와서야 본래의 혈색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해안동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왕 건이 해안을 지나서, 한곳에 이르렀을 때는 밤중이었고 달이 중천에 떠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반야월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대구 동구 반야월이 바로 그곳입니다.
왕 건은 반야월을 지나 계속 도망을 가던 중에 어느 한곳에 이르렀을 때, 날이 밝아왔습니다. 그리고 적이 더 이상 추격하지 않는 것을 감지하고서야 왕 건은, "이제 안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안심'이라 부르게 되었다 합니다. 대구 동구 일대의 여러 지명의 이름을 통해서, 왕 건이 숨 가쁘게 도망을 가야 했던 것을 지금의 일처럼 느낄수가 있습니다.
일국의 왕도 죽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인 것을 우리는 왕 건을 통해 보게 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 왕도 나약한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이 왕 건과 다른 것은..., 왕 건은 환경을 보고 나서야, "이제 안심이다" 하고 안심한 사람이었다면, 다윗 왕은, 도와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분을 믿고, 안심 할 수 없는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가면서도 안심했던 것이 왕 건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다윗이,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하고 말했듯이, 다윗은 죽음의 순간들을 여러 번 당했습니다. 다윗은 그런 죽음의 골짜기에서도 그때 그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해 주심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하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지키시니 내가 안심하리라"고백하였습니다. 지팡이는 손잡이가 있는 긴 막대기로 양 떼들을 인도할 때 사용합니다. 막대기는 양 떼들에게 달려드는 짐승들을 후려갈기는 무기 역할을 하는 아주 단단한 작대기나 곤봉 같은 것입니다.
지팡이도 막대기도 순전히 양 떼들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보호를 상징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양들이기에 안심해도 됩니다.
두려움도, 걱정도, 근심도, 우울함도, 후회함도, 염려도, 고민도, 주저함도..., 목자께 전부 떠맡겨 버리고, 이제는 안심해도 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의 현실은 어렵고 힘든 일이 많습니다. 아직은 할 일이 남아 있음에도 죽음의 골짜기에서 두려워할 때도 있습니다. 저희들을 지팡이와 막대기로 인도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항상 예수님으로 인하여 안심하며 살도록 은혜 주시기를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