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때문인가...五里霧中속에서 헤매다 온 하루
* 2008년 7월 19-20일(무박산행)
* 날씨 : 농무와 비(태풍 갈매기 북상)
* 동행자 : 난테님(K2 산악회따라)
* 산행코스 : 댓재-햇댓등-두타산-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원방재-백복령
* 산행거리 : 25.5km(gps)
* 산행시간 : 11시간 56분
* 구간별 산행시간
02:27 : 댓재
02:47 : 햇댓등
05:25-55 : 두타산(아침식사)
06:34 : 박달재
07:05 : 청옥산
07:32 : 연칠성령
08:14 : 고적대
08:43 : 고적대 삼거리(사원터 갈림길)
09:10 : 갈미봉
10:20 : 이기령
11:03 : 상월산
11:43 : 원방재
12:41 : 1022m봉
14:23 : 백복령
* 주요구간 거리
댓재-(5.6km)-두타산-(3.4km)-청옥산-(1.2km)-연칠성령-(1.1km)-고적대
고적대-(2.0km)-갈미봉-(3.6km)-이기령-(2.4km)-원방재-(2.0km)-1022m봉-(4.4km)-백복령
태풍 "갈매기"가 올라온다는 예보가 뉴스시간 때면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주중에는 멀쩡하다가 하필이면 주말에 올라 온다고 부산을 떠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구간은 실거리 32km라고 하니 보통거리가 아닌데, 거기다가 비바람까지 몰아치면....
토요일 오전부터 물건마다 비닐로 싸서 넣으려니 짜증도 나고, 또 이게 무신 짓인가 싶기도 합니다.
집사람도 말은 하지 않지만, 쳐다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네요.
오늘부터는 대구에서 출발시각이 지난 주 보다는 한시간이 빠릅니다.
아직 대구에는 태풍의 영향을 느낄 수 있는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은 탓인지,
태풍이 올라온다는 데도 버스 두대엔 대간꾼들로 가득 찹니다.
군위 휴게소에 들리니 이곳에는 비가 왔군요. 그런데 댓재에 도착하니 비는 조금 내렸고, 다행이 그친 상태더군요.
오늘도 선두대장의 지휘하에 철저한 통제(?)를 받으며 걷습니다.
등로는 산책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육산이고 등로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두시간쯤 걸었을까....뒤에서 한무리의 산꾼들이 양해를 구하며 추월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걸음은 거의 패잔병처럼 느릿느릿 걸었으니까요.
후미에서 걸음을 빨리하라는 소리가 나오고 대열이 많이 웅성거립니다.
두타산 오름길에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됩니다.
두타산 오름길은 초반이라서 큰 무리없이 올랐지만, 제일 힘든 구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간 내장산 산악회원들도 이미 두타산 오름 길에서는 군데 군데 쉬고 있더군요.
두타산에 올라서니 헬기장도 있고 정상이 꽤나 넓습니다.
약간 우측으로 하늘이 벌겋게 변하길래 일출을 보려나 했더니,, 곧 운무속에 묻혀 버립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합니다. 배낭의 무게도 줄이기도 하구요.
두타산에서 박달재까지는 경사가 심한 곳도 있어 조심스레 내려가고,
곧 문바위재를 지나 청옥산 오름길이 좌측 사면으로 돌아나가 능선으로 붙는다.
보기에는 완만해 보이는데 오름길이 꽤나 힘이 듭니다.
학등 이정표가 보이고 곧 청옥산이네요. 넓은 정상에는 식사를 준비하는 산객들로 가득합니다.
좌측 아래에 식수를 보충하려고 내려가다가 물을 떠오는 산님에게 물어보니
물이 쫄쫄쫄 흘러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하길래 포기하고 연칠성령으로 내려섭니다.
내리막 길은 여전히 기분이 좋습니다. 또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도 잊은채...
연칠성령에는 한 산객이 식사 중입니다. 이곳에서 난테님이 가져 온 자두를 두개씩 먹고는 출발을 합니다.
연칠성령을 떠나자마자 우려했던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간단히 배낭커버만 쒸우고 가려고 하니까 빗방울이 많이 굵어지네요.
일단 우의를 꺼내 입고 가기로 합니다. 선답자들의 애기가 고적대 오르는 길은 재미가 있다고 하던데...
(즉 동고서저형이라 조망이 좋다고 하던데...)
운무가 짙게 깔려있는 비오는 날에는 보이는 것도 없으니 가파른 암릉길이 많이 부담스러운 구간입니다.
고적대에서는 정상석 뒤쪽으로는 중봉산으로 가는 방향이니 독도에 신경을 써야한다지만,
워낙 대간길이 뚜렷하니 중봉산을 일부러 찾아 가지 않고서는 알바할 지점은 아니랍니다.
이곳 고적대까지는
삼척시청에서 등산로의 잡목을 정비해서 폭도 넓고 잡목으로 인해 불편함이 전혀 없는데,
고적대를 지나면서 부터는,
어린 잡목이 온몸에 물기를 가득 품고서는 지나가는 산객에게 사정없이 휘어 감깁니다.
잠시 내려오면 고적대 삼거리(사원터 가는 길)에 당도합니다.
우측 사원터로 내려서면 무릉계곡으로 하산할 수가 있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이 많지 않고 길이 험해서 중간 탈출로로 적당하지 않다고 하니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등로는 좌측 사면으로 계속 이어지고 잡목을 헤치고 한참 을 진행하니 평범한 봉우리의 나무기지에
대구 K2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갈미봉 표지판이 있습니다.
이곳 갈미봉에서 대간길은 우측이고 좌측의 북서쪽 마루금은 수병산으로 해서 내도전 마을로 이어지는 능선인데,
매달린 리본에는 수병산이라는 이름은 없고 구병산, 괘병산, 주병산이라고 쓰여 있네요.
갈미봉을 내려서서 내리막 길을 조금 내려오니 좌측에 엉성한 샘이 있더군요.
이곳에서 물을 조금떠서 마셔보니 시원한 것이 물맛이 괜찮더군요.
병에 떠 가기에는 구조가 적절치 않아서 실컨 마시고 갑니다.
이후부터 이기령까지의 등로는 조금씩 좋아지더니 완전히 소나무 숲길로 걷기가 좋습니다.
이곳 이기령에서 물을 보충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가지고 있는 물과 토마도 즙으로 충분할 듯하여 여기서 점심을 대신하여 빵으로 요기를 하고 갑니다.
점심은 백복령에 도착해서 매식할 예정입니다.
조금 올라가니 헬기장에 상월산 표지판이 있는데 이곳이 상월산이 아니라
이곳에서 20여분 정도 가면 좌측으로 등로가 꺽이는 지점에 의자와 고사목이 있는 곳이 상월산이랍니다.
이미 앞서가는 난테님의 신발에서는 묘한 화음을 이루네요.
원방재에서 약 860-70m가 되는 봉들을 거쳐 1022m봉을 오르는데는 마지막 구간이라서인지
많이 힘이 드는 구간이었던 것 같고, 1022m봉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꺽여서 내리막 길을 내려갑니다.
맞은편에서는 백복령에서 이기령까지 가시는 대간꾼들이 올라오는데 많이들 힘들어 하더군요.
이후의 등로는 상태도 좋고 경사도 완만하여 걸음에 속도를 더해 보지만,
작은 오르막이라도 오를라치면 거친 숨을 몰아 쉬기도 합니다.
백복령을 지나가는 차소리가 들려오지만, 백복령은 쉽게 모습을 보이지를 않네요.
내리막 길을 기분좋게 내려서다가 약간 커브를 트는데 이 플랭카드가 보입니다. ㅋㅋ 기분이 괜찮더군요.
왜냐구요? 누군가가 알아주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오히려 태풍 "갈매기"가 오늘의 산행에 도움이 된 듯합니다.
만약 맑은 날이라면 아무래도 더위와 물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을 듯 싶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급수를 할 수는 있어도 말입니다.
먼저 도착한 난테님과 백복령에서 식당으로 이동시켜 주는 트럭 뒤칸에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당 뒷마당에서 찬물로 샤워를 합니다.
그리고는 매물국수, 매물부치기와 소주한잔으로 뒷풀이를 하고
차안에 들어가 잠을 자고 나니 후미가 도착하여 6시 30분에 백복령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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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더위와장마속에 30 키로 이상 정말 대단 하십니다. 오늘도 중복이라고 엄청 덥습니다.말목이나 지나야 시원해질려는지...건강 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마지막구간 까지 힘내십시요^^*
비가오는 바람에 날씨가 덥지않아서 좀 덜 힘들이고 마쳤습니다. 물론 조망이 없어서 섭섭했지만...건강하시죠? 요즘 산행기가 올라오지 않네요.
헉! 곧 이 구간을 따라가야하는데, 댓재-백봉령 장거리 구간이면 큰일인데요???이기령에서 끊든지 아예 혼자 두타청옥산 무릉계곡으로 내리서던지 해야지.... 너무 장거리네요. (꼬랑지가 다리사이로 들어감). 고행길이지만 정말 멋져보입니다.^^
방장님도 왠 엄살이십니까? 지난번에 호기롭게 신청을 하시더니...ㅎㅎ 동해바다까지 보인다는 조망이 좋은 곳이였는데 못 보았으니 대신 멋진 사진으로 담아오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에 한번 더 가봐야겠습니다.
'해동삼봉'이라는 이 구간은 당일에 주파하기에는 무척 힘들다고 하던데 우중에도 불구하고 대단들 하십니다. 태풍 갈매기도 대간꾼앞에서는 맥을 못추네요.~^^* 우리는 1박 2일로 느긋하게 계획중입니다. 앞에 거북이 아우님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는데 걱정하지 마쇼. 병원 캭 다닫뿌고 그냥 훌쩍 떠납시당.
그러게요. 훌쩍 휴가삼아 갔다오시면 좋지만, 날씨가 받쳐 주어야할텐데...1박2일이면 여유가 많지요. 우리는 보지도 못하고 왔지만, 두분께서는 아니 세분께서는 멋진 그림 많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