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본다는 것
요즘 TV에 나오듯이 저녁이면
운동장이나 공원에 그룹을 만들어
젊은 사람들이 함께 뛰는 무리가
보인다.
인사 외에 거의 말이 없는 이 모임
은 공원과 운동장 트랙을 뛰고, 별
다른 대화없이 각자 흩어진다.
혼자서 운동하기가 외로워 같은
시간 때에 자연스럽게 모여 운동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외로움을 잊을 수 있는 시대의 MZ
식 해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노리나 허츠의 책 ‘고립의 시대’에는
감옥을 숙식과 돌봄이 있는 공동체
로 인식해 일부러 경범죄를 저지르
는 일본 노인 이야기가 나온다.
영국에는 외로움부 장관이, 일본에
는 고립을 담당하는 장관이 있다.
이미 외로움이 국가 문제로 인식된
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공동체의 붕괴에서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현대적
외로움은 역설적으로 24시간 연결
된 세상과 연관돼 있다.
외로움은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자기 돌봄과도 직결된다.
삶에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타인
이 아닌 자신과 이룬 관계다.
하지만 나를 가장 소외시키는 게
자신인 경우가 많다.
최근 자기 돌봄을 자기 계발과 동일
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보디 프로필을 찍고 특별한 곳을
여행하는 등 경험을 인증하는 게
자기 돌봄이라 믿는 것이다.
‘갓생’ 뜻처럼 모범적이고 부지런
하게, 열심히 살면 정말 자존감이
올라갈까?
문제는 과도한 인증 문화가 경쟁을
부추겨 자신을 더 소외시킨다는 데
있다.
자기 돌봄은 보디 프로필 사진에
붙은 ‘좋아요’ 수보다, 불가능했던
푸시업 한 번을 해냈을 때의 뿌듯함
에 가깝다.
남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나를 돌보는 건 그러므로 일정 부분
타인과 단절함을 전제한다.
홀로 일기를 쓰고 명상하듯 타인과
비교하는 지옥에서 벗어나 내 안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응답하는
것이다.
3세대 항암제가 표적이 아닌 면역
치료제이듯, 외로움은 타인이 아니
라, 나와 건강하게 연결이 복원될
때 치유된다.
사실 외로움은 존재의 필연적 조건
이다.
그럼에도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부족한 나를 비난만 하지 않고 다독
여 기다려주는 것이다.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될 때, 외로움은 끝내 견고한
고독으로 진화한다.
오늘도 사랑하는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