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재테크떨거지 시리즈에서 잠깐 씹어 댔던 펀드에 관련한 글에 대하여 몇 건의 항의성 e-메일이 왔다.
무슨 내용인고 하니 “터팬 네 녀석은 거시기(?)도 모르는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 따위 글로 한창 먹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펀드 업계에 똥물을 끼얹느냐~?” 따위의 것들이다.
워낙 철딱서니 없는 그 녀석들의 항변이 일견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이 괘씸하기도 하거니와 차제에 펀드 업계의 건전한 발전도 도모하고, 아울러 초짜들이 그들의 그릇된 농간에 부화뇌동하다가 소중한 종자돈을 행여 눈꼽 만큼이라도 까먹게 될까봐, 몇 가지를 지적하고 경종을 울려보고자 함이다.
첫째로 펀드를 운용하는 주체인 펀드매니저에게 시비를 걸고싶다.
펀드(Fund)는 그야말로 특정 대상에 투자를 하고 그 운용 실적을 투자자에게 배당하기 조성된 기금이다.
그러므로 그 돈을 맡아 운용하는 업자들은 엄격한 법적, 양심적인 기준에 의하여 적절하게 운용이 되어야 하고 투자자의 재산을 증식하는 데에 최우선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러자면 마땅히 그 펀드 운용의 투명성은 100% 보장되어야 할 것이니, 어떤 책임자가 그 돈을 구워삶는지 찜쪄 먹는지도 공개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초짜 여러분들! 아니 그 밖에 어지간히 펀드를 잘 아시는 분들이라 할지라도, 도대체 이 투자자의 재산이 어떤 펀드매니저에게 맡겨져 있으며, 어떤 우량한 종목에 배팅되고, 어느 타이밍에 치고 빠지는지 대충이라도 아시는 분 있는가?
아마도 ‘OO자산운용’ 이니 “OOO투신운용” 따위의 펀드 운용 회사의 대빵들과 책임자급 머슴들 극소수만이 알고 있으리라. 그들의 입맛대로 시도때도 없이 펀드매니저들이 강판당하니깐 어쩌면 그 자신들조차 정확히 모를 것 같기도 하다.
펀드라는 상품은 속성상 절대로 수익률과 원금이 보장된 금융상품 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익이 나면 보상이, 반대로 손실이 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누군가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다들 초딩 때부터 공포스럽던 ‘성적표’ 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노력한 만큼 수반되는 실력의 우열을 따지게 되고 그에 따라 상벌을 받는 것이 경쟁사회에서 당연한 이치이거늘, 어찌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불려 준 사람이나, 홀라당 까먹은 놈이나 똑 같은 처우를 받는단 말인가?
(좀더 용기를 내어 보자면, 그리 멀지 않은 과거부터 정치인들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비리로 범벅 된 한국의 펀드매니저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얼마나 환골탈태 했는지 그리 믿음이 안 간다. 부디 믿을 수 있게끔 증명을 해 주길 바란다.)
그런 운용의 투명성이 法에 의해 강제되지 않는 것이 터팬은 항상 의아할 따름이었고, 설령 관련 법령은 그렇다 하더라도 펀드운용의 수익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개별 펀드매니저의 운용성적표와 경력은 반드시 만천하에 공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신뢰도 못 주면서 ‘우리 회사 수익률이 좋네~ 몇 억을 금방 만들어 주네~’ 따위의 광고는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려는 유치 찬란한 수작일 따름이다.
둘째로, 펀드 수수료를 까 보겠다.
전통적으로 은행, 증권사 등에서 취급하는 OO신탁이나, 단위금전신탁 따위도 펀드와 다를 게 없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터팬이 은행을 다닐 때에는 보통 신탁보수(=펀드수수료)라는 것이 끽해봐야 1.5%를 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뭔놈의 수수료를 2~3%씩 받아먹는 것인지 그 속사정이 궁금해서 죽겠다. 특히 적립식펀드는 3%를 넘는 경우도 왕왕 눈에 뜨인다.
그것도 가입 시점부터 만기(=환매) 시점까지 한번만 떼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그 정도를 악착같이 떼어 간다. 만약 ‘OO 펀드’라는 상품의 만기가 10년이라면 투자원금의 20~30%가 수수료인 셈이다.
은행, 단위조합, 저축은행 등의 예적금상품의 경우 원금은 당연히 보장해주고, 발생한 이자소득에서만 1.5~16.5% 정도를 공제하는데 비하여, 얘네들 펀드는 이자(배당)소득이 아닌 원금에서 2~3%를 빼먹는 것이다. 물론 채권형 펀드는 절반수준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부연하자면, 고객이 원금 5천 만원을 5년간 맡겼다면 그동안 500만~750만원을 떼 간다는 것이다. 물론 배당수익을 몇 천 만원씩 돌려 준다면 몰라도, 대부분의 경우가 까먹기 일쑤라서 터팬 같은 새가슴들은 열이 뻗쳐서 홧병이 날 지경이다.
어디서 들은 바로는, 증권사에서 주 수익원인 증권거래 수수료 수입이 예전만큼 신통치가 않으니, 은행권의 저금리 추세로 갈 곳 잃은 투자자의 돈을 ‘고수익가능성’ 이라는 허울좋은 슬로건을 걸고서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펀드판매에 주력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요즘 주력으로 삼는 적립식 펀드는 그 적립 기간도 장기이다 보니 그 실적이 가시적으로 뽀록 나지도 않고 수수료를 왕창 떼어가도 중도환매 하기도 쉽지 않은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겠다는 심뽀인 것이다. 그래도 혹시 이러한 펀드 상품에 가입하시려거든 반드시 창구에서 이 수수료 부분을 가혹하게 꼬집어 주시길 바란다.
셋째로 주식 시장과 펀드 시장의 야합(?)을 짚어볼란다.
터팬이 만나 본 펀드,주식 관련 종사자들은 미국처럼 향후 유력한 투자처는 부동산이 아닌 펀드 뿐이라고들 한다. 당연히 자기들의 밥그릇이니 그런 주장을 할테지…??. 건설업자들은 아파트투자가 최고라고 하고, 토지를 많이 사 둔 업자들은 땅투자가 짱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주식/펀드 업자들도 시중의 자금이 자기들이 먹고 사는 분야로 몰려들기를 바라고, 또 그를 위해서 뻑하면 맛대가리도 없는 떡밥을 던진다. 그 떡밥이란 것이 참으로 교활하기 짝이 없는지라, 명망 있는 재테크 전문가의 칼럼을 통해서, 혹은 아직은 공신력을 유지(?)하는 편이라 할 수 있는 언론의 지면을 이용하여 “직접 투자는 위험하니 오로지 펀드에 투자하는 것만이 노후를 위해서도 무엇보다도 확실한 미래형 재테크”인 양 떠들곤 한다.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 당연히 증권시장의 파이도 커질 테고, 덩달아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그 업자들은 이중의 재미를 보려는 것일 게다. 차라리 이 개미들의 돈이 국내에서 순환된다면 다행이겠다. 상당 부분이 외국넘들에게 넘어갈 테니 또 한번 울화통이 터진다.
‘건전한 투자문화’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조차도 부끄러운 작금의 우리 증시에서 어찌 업자 자신들의 前過를 용서 받지도 않은 채 이젠 간접투자(펀드)라는 포장지로 덮어 열심히 모은 개미들의 종자돈을 가로채려 하는가?
넷째로, 이 업자들이 떠벌대는 펀드 수익률 또한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터팬의 경우 투신사, 은행권의 간접투자상품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적이 꽤 많았으니 이젠 그들의 수익률 광고를 손꾸락질 하면서 맘껏 비웃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안정형 펀드가 아닌 담에야, 주식편입비중이 어지간한 성장형 펀드의 경우는 벌어다 주는 경우보다는 까먹는 경우가 훨씬 많다.
주식시장이 10% 상승하면 응당 그 펀드도 그 이상의 수익을 올려 주어야 하건만, 몇% 수준에 불과하거나 오히려 까먹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터팬이 펀드매니져질을 하게되드라도 그거보담은 잘 할 자신있다.
잠자다가 베름빡에 달라붙은 파리 한 마리 잡은 행운으로 간혹 은행 이자를 넘는 수익률이라도 나면, 마치 자기들의 전체 운용실적이 그렇다는 듯 동네방네 비싼 광고질을 해댄다. 여기에 홀딱 넘어간 초짜들이 수백 만 명은 넘을 듯 하다.
펀드 업자들이 자랑하는 과거 수익률을 절대 믿지 말라. 그 수익률은 어디까지나 수천가지가 넘는 펀드 중에 극히 일부 펀드만의 수익률이고, 미래 수익률까지는 전혀 담보해 주지 못할 오로지 과거형 데이터일 따름이다.
요즘 뜨는 실물펀드나 역외펀드도 마찬가지이다. 어디까지나 그것들도 PLUS실적이 날 때만 배당을 해주겠다는 근본 뿌랑구는 여전하다. 한창 끗발 날렸던 브릭스펀드나, 일본 니케이 펀드가 여러분들에게 알려 질 즈음에서야 바로 이거야~하면서 그 펀드에 뛰어들었다면 지금쯤 원본의 상당부분이 아작 났으리라…
한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라~는 말이 있다. 한창 뜨거운 여름에는 수요가 많아서 그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법이고, 남들 안 살 때에는 비로소 평소에 길러 둔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재테크 원칙이다.
원래 부자들은 남들이 안 하는 짓만 타겟으로 삼아, 마치 나비처럼 슬슬 지켜 보다가 벌처럼 배팅해서 성공하곤 한다.
다시 강조한다. 여러분에게 과거의 달콤한 과실(果實)과 고배당이 보장된 양 광고하는 모든 투자상품은 반드시 함정이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
소위 재테크 전문가들에게도 한마디~! 더 써먹을 지식이 바닥나서 마구 쏟아져 나오는 펀드라도 소개하고 싶다면 반드시 그 위험성도 아울러 경고해 주시길 바란다.
원컨대, 여러분들의 원금이 지켜 지길 바라는 터팬이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래도 매력을 느껴서 펀드 상품에 뛰어들려거든 반드시 본인의 책임감부터 점검해 주시길 바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간접투자 상품이라는 것은 직접투자보다는 시장위험과 개별종목 위험을 어느 정도 흡수해 주는 장점도 있으니, 최악의 경우라도 30% 이상의 손실은 별로 없다.
그러니 이 정도 쓴맛은 기꺼이 감수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펀드에 배팅해 볼만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은행이나 저축은행, 신협, 마을금고 등 절세 상품으로 눈을 돌리시던지, 은행권보다 年 1% 정도 더 주고 수수료도 조금은 싼 채권형(안정형)펀드로 우회하시길 바란다. 그래도 펀드와 주식에 미련이 남는다면, 투자자산의 10~20% 한도내에서만 게임하듯 투자하시길 권한다.
잘 알고 가입하세요. 모 카페의 피터팬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첫댓글 아하 ~ 그렇군요 ~~수수료를 매년 3%정도씩 떼면 적립식펀드 평균 수익률이 6%정도이니 결국 3%정도 밖에 안되겠네요... 그리고 적립식펀드는 6%도 확실히 보장 못하잖아요...그냥 전 상호저축은행에 적금할랍니다.
너무 장미빛으로만 되어 있는 문구는 의심이 갑니다. 적립식 펀드, 지수연계 예금, 변액유니버셜 등등 요즘 유행(?)하는 제품들의 뒷면도 궁금해지네요..
수수료를 마니 떼네여.. 차라리 저축은행 금리높은곳에 적금하는데 안전하고..나을꺼 같다눈...
적립식펀드에 가입을 한다는 것은 적금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안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펀드를 잘 설택하여 투자를 하였을 경우 연 20%이상의 수익이 나옵니다. 왜 좋은 것을 고를 생각을 안하고 평균만을 보지요?
평균만을 봤을 때도 상호저축은행의 금리는 3년만기로 계산을 하면서, 펀드의 3년평균수익률은 왜 언급들을 안하지요? 무려 70% 입니다. 물론 수익률은 -20% ~ 180%까지 다양하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