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였던 재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브루클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습니다. 당시 흑인 선수들의 기량은 백인 못지않았지만, 야구 스포츠계 내에 엄존했던 인종차별의 벽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혹독한 어려움이 예상되었습니다.
데뷔하던 날 2만 6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예상대로 로빈슨은 심각한 차별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상대편 투수는 노골적으로 그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졌습니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해 협박을 하였습니다. 심한 욕설과 야유가 계속해서 퍼부어졌습니다. 같은 팀 동료들마저 그를 무시했습니다. 누가 봐도 폭동이 일어날 것만 같은 험악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그해 6월,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가 열렸는데 여기서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미국 전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인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관중의 조롱과 차별적인 말들이 쏟아져 나오던 순간, 팀 동료였던 유격수 피위 리즈가 자기 자리를 벗어나 로빈슨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에게 어깨동무하고 웃으면서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농담을 주고받았습니다.
당시 경기장은 한순간 정적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충격에 빠진 건 당시 관중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미국 전역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스컬리는 그 사건을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로빈슨과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습니다. ‘우린 동등해.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동료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리즈의 행위는 보통 용기로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심한 인종차별로 유명했던 켄터키 출신이었기 때문에 경기 후 방문한 고향에서조차 온갖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어깨동무가 로빈슨에게 험난한 시련을 극복할 힘을 주었고 그해 신인상까지 거머쥐게 했습니다.
덕분에 로빈슨 이후 많은 흑인이 야구뿐만 아니라 여러 스포츠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로빈슨이 은퇴하던 56년에는 흑인 메이저리거가 200명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리즈의 어깨동무 사건은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훗날 로빈슨은 그날을 회상하면서 자기 어깨를 감싸줬던 리즈의 팔이 자신의 인생에 큰 희망을 줬다고 고백했습니다. 한 사람의 배려와 사랑이 담긴 행동이, 한 흑인 선수의 운명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내 자성의 목소리를 일으켜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성경 룻기에 나오는 보아스는 자신의 종들에게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단에서 조금씩 이삭을 뽑아 흘려서 그 여인이 줍도록 하게. 괴롭히지도 나무라지도 말게.” 이삭줍기하러 온 이방 여인 룻을 위해 베푼 보아스의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그것은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고 절망과 슬픔을 안고 고향에 돌아온 나오미와 이방 며느리 룻이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희망의 끈이 되어주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이 될지 모릅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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