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만 그린란드, 네 번째 준주(準州) 가능성
덴마크보다 10배 큰 경제력... "그린란드에 더 많은 혜택"
"세계 최대 이누이트 인구 보유... 문화적 연대감 강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그린란드 통합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오히려 그린란드가 캐나다의 네 번째 준주가 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캐나다와 그린란드는 이미 한스섬에서 작은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북극권 이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양국의 문화적 연관성이다. 그린란드 인구 대부분이 이누이트 원주민이며, 캐나다는 세계 최대 이누이트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알래스카나 덴마크의 이누이트 인구보다 수 배 많은 규모다.
면적 200만 평방킬로미터(한국 면적의 약 20배)의 그린란드는 캐나다의 누나부트 준주와 거의 같은 크기다. 인구 6만 명은 캐나다의 어느 한 준주보다는 많지만 두 준주를 합친 것보다는 적은 규모로, 캐나다의 행정 체계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캐나다는 3개 준주 운영에 연간 5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연방정부 예산의 1% 미만이다.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제공하는 연간 지원금은 10억 달러 수준이다. 캐나다가 그린란드를 준주로 받아들일 경우, 덴마크보다 더 많은 재정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덴마크보다 6배 큰 경제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그린란드와 더 가깝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와 누나부트의 항구, 비행장 등 기존 시설을 그린란드와 공유할 수 있어 추가 인프라 구축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그린란드의 주요 경제 발전 전략인 광산업 측면에서도 캐나다가 유리하다. 캐나다는 세계적인 광산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극 지역 광산 운영에도 풍부한 경험이 있다.
현재 캐나다와 그린란드는 배핀만과 래브라도해에서 어업권, 자원개발권, 항로 이용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북극 지역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 보호에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캐나다는 이미 미국과 함께 북미항공 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구성하고 있어, 그린란드가 캐나다에 합류하면 북극 방위 체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캐나다 연방은 미국의 관세와 위협에 맞서 온타리오, 퀘벡,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가 연합하며 시작됐다. 1949년에는 뉴펀들랜드 래브라도가 캐나다의 경제력과 인프라, 공공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합류했다. 이제 미국의 새로운 위협 속에서 그린란드에도 같은 기회를 제공할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