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표기하는 문자는 "카나"(假名)라고 불리며 헤이안시대(8세기말∼12세기말)에 성립되었다고 추측된다. 일본에는 원래 고유문자가 없었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한자를 이용해서 자기 나라 말을 표기해 왔다. 그 당시 한자는 "마나"(眞名)라고 불렸고, 그 한자의 소리와 뜻을 빌려서 임시적인 편의로 일본어를 표기했었는데, 한자에 의한 그러한 일본어 표기법을 "假名"라고 불렀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고대의 시집인 "망요슈"(萬葉集)에서 볼 수 있는 표기법인 "망요가나"이다. 그 후 한자에 의한 일본어 표기법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우리 나라 구결과 같이 한자의 일부분을 생략해서 일본어 표기용 글자로 만든 것이며, 또 하나는 한자의 초서체를 더 간략화해서 일본어 표기용 글자로 삼은 것이다. 전자는 "카타카나"(片假名)라고 불리고 후자는 "히라가나"(平假名)라고 불리는데, 지금 일본에서 사용하는 일본문자는 이 두 가지다. 따라서 일본문자는 한자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 한글과 일본문자는 근본원리가 전혀 다르다. 한글은 낱낱 소리를 나타내는 자모를 조합해서 하나의 글자를 만든다. 예를 들면 "한"이란 글자는 "ㅎ" 소리와 "ㅏ" 소리, 그리고 "ㄴ" 소리를 나타내는 자모의 조합이다. 그러나 일본문자는 이와 같은 방법에 의거하지 않는다. 일본말은 음절수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음절마다 하나하나 문자가 배당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나"란 글자와 "노"란 글자는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전혀 다른 문자를 쓴다. 한글과 일본문자의 유일한 공통점은 음절마다 하나의 문자로 표기하는 것이다. "나무"는 두 글자인데, 영문으로 표기하면 "namu"로 네 글자가 된다. 이것은 영문이 음절마다 자모를 묶어서 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문자는 한글과 마찬가지로 한 음절이 하나의 문자로 표기되기 때문에 "나무"란 소리를 일본문자로 표기하면 역시 두 글자가 된다.
히 라 가 나
ん (n)
わ (wa)
ら (ra)
や (ya)
ま (ma)
は (ha)
な (na)
た (ta)
さ (sa)
か (ka)
あ (a)
(ゐ) (wi)
り (ri)
み (mi)
ひ (hi)
に (ni)
ち (ti)
し (si)
き (ki)
い (i)
る (ru)
ゆ (yu)
む (mu)
ふ (hu)
ぬ (nu)
つ (tu)
す (su)
く (ku)
う (u)
(ゑ) (we)
れ (re)
め (me)
へ (he)
ね (ne)
て (te)
せ (se)
け (ke)
え (e)
を (wo)
ろ (ro)
よ (yo)
も (mo)
ほ (ho)
の (no)
と (to)
そ (so)
こ (ko)
お (o)
가 타 카 나
ン (n)
ワ (wa)
ラ (ra)
ヤ (ya)
マ (ma)
ハ (ha)
ナ (na)
タ (ta)
サ (sa)
カ (ka)
ア (a)
(ヰ) (wi)
リ (ri)
ミ (mi)
ヒ (hi)
ニ (ni)
チ (ti)
シ (si)
キ (ki)
イ (i)
ル (ru)
ユ (yu)
ム (mu)
フ (hu)
ヌ (nu)
ツ (tu)
ス (su)
ク (ku)
ウ (u)
(ヱ) (we)
レ (re)
メ (me)
ヘ (he)
ネ (ne)
テ (te)
セ (se)
ケ (ke)
エ (e)
ヲ (wo)
ロ (ro)
ヨ (yo)
モ (mo)
ホ (ho)
ノ (no)
ト (to)
ソ (so)
コ (ko)
オ (o)
일본문자는 카타카나가 48개, 히라가나가 48개, 총합 96개이다.
띄어쓰기와 한자
일본어를 적을 때는 한국어와 달리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나라들에서는 원래 띄어쓰기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일본에서는 그 전통을 아직도 간직하는 셈이다. 띄어쓰기가 없으면 글을 읽기가 힘들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인즉 일본에서는 많은 경우 단어 근간부분을 한자로 적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조사나 어미 따위는 일본문자인 가나로 쓰고 단어 근간부분은 한자로 적기 때문에 문장 중에서 단어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저절로 알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로 비유해서 말하자면 "나는 오늘 아침에 공항에 갔다와야 합니다"라는 문장을 "我는今日朝에空港에行았다來야합니다"처럼 적는다. "공항"과 같은 한자어는 물론, "나, 오늘" 같은 고유어도 일본에서는 한자로 표기한다. 이와 같이 한자를 섞어서 적으면 띄어쓰기와 비슷한 효과를 얻게 된다. 따라서 일본어를 적을 때는 한자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자의 중요성이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한자는 "상용한자"라고 불린다. 이것은 일상생활에서 상용하는 1945자를 지칭하며 그중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1006자를 교육한자라고 한다. 상용한자는 초등학교 6년간, 중학교 3년간의 의무교육 기간에 습득하기로 되어 있고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 상용한자를 적고 읽을 수 있다. 상용한자에서 사용되는 글꼴 중에는 일본에서만 쓰이는 약자도 적지 않다.
일본어의 로마자 표기
일본어의 로마자 표기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부에서 정한 "훈령식"이며, 또 하나는 미국인 헵번씨가 만든 헵번식이다. 훈령식은 일본어의 음운체계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시"를 si, "치"를 ti 로 표기하는 등 실제 발음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헵번식은 표기방법이 영어식으로 되어 있어서 "시, 치"는 각각 shi, chi 와 같이 적는다. 실제 생활에서는 지명표기, 여권의 인명표기 등에서 헵번식이 더 많이 사용되어 있다.
칼럼
까다로운 일본어 표기법
일본어의 표기법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한국어를 표기할 때는 가끔 한자를 쓸 경우도 있긴 하나 보통 한글만으로 표기되고 거기에 아라비아 숫자나 알파벳이 조금 들어갈 정도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가타카나, 히라가나, 한자라는 세 가지 문자가 보통 섞여서 사용되기 때문에 일본어를 학습하는 사람에게는 까다롭기 짝이 없다. 이중에서 가타까나는 특수한 경우 쓰기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주로 외래어를 표기할 때 가타카나가 쓰인다. 따라서 일본책을 보면 어디에 외래어가 들어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셈이다. 그 이외에 가타카나는 어떤 단어를 강조하고 싶을 때나 의성의태어를 적을 때에 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단어들을 가타카나로 적느냐 히라가나로 적느냐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 마음대로 적을 수 있다. 또 한자를 보아도 사용 빈도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보통 한자어는 한자로 적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유어를 한자로 적느냐 히라가나로 적느냐 하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거의다 한자를 쓰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고유어를 적을 때는 거의 한자로 표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