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준비 러닝화, 언제까지 주인장 추천으로만 구입할 건가요?

[황토]

러닝화, 언제까지 주인장 추천으로만 구입할 건가요?

    러닝화의 종류나 기능적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전적으로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러너들이 많다. 이들이 브랜드샵에 가면 러닝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직원들의 권유에 쉽게 설득되어 한창 잘 나가는(브랜드가 밀고 있는) 러닝화를 구입하기 일쑤이며, 발을 신발에 맞춰가며 신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제품에 표시된 몇 가지 사인들을 읽어보면 러닝화 고르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물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보다는 부족하지만, 일반매장 판매원에게 현혹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러닝화의 종류, 중창만 보고 대~충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러닝화의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러닝화는 ①발의 회내현상 제어 정도에 따라 △쿠션화 △안정화 △제어화 3가지로 나뉘고 ②적합한 운동강도 및 유형에 따라 △트레이닝화 △준레이스화 △레이스화 정도로 구분된다. 또한 ③적합한 노면 환경에 따라 △로드러닝화(일반적인 러닝화) △트레일러닝화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쿠션화, 안정화, 제어화를 구분하는 것이다. 쿠션화는 발의 회내가 없거나 조금 있는 러너에게 적합하다. 쿠션이 좋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많은 러너들이 ‘쿠션화’라는 말 때문에 매우 두터운 중창을 가진 러닝화로 오해하는데 그게 아니다. 신발 안쪽의 중창이 단색(주로 흰색)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개 쿠션화다. 러닝화 브랜드들은 중창 일부에 뭔가 다른 소재를 넣을 때 이를 부각하기 위해 다른 무늬나 색을 넣는다. 즉 중창 전체가 단색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전체적으로 경도가 일정한 쿠션화라고 볼 수 있다.

안정화는 안쪽의 중창 일부가 대개 짙은 색으로 처리되어 있고, 손끝으로 눌러보면 다른 부위보다 단단하다. 이는 이중경도 중창이라는 증거이며, 발을 디뎠을 때 발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아줌을 나타낸다. 제어화는 안정화의 심화버전이다. 중창 일부가 더욱 단단한 소재로 되어있거나 플라스틱 구조물로 보강되어 심각한 회내를 잡아준다. 신었을 때 발을 짱짱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이 확 든다.

외피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러닝화의 정체성

러닝화의 외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사인이다. 단순히 미관을 좋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마다의 역할을 위해 외피가 디자인된다. 쿠션화-안정화-제어화 순으로 신발이 발에 가하는 강제력도 강해진다. 따라서 밑창과 외피 모두 같은 순서로 보다 강한 제어기능을 갖게 된다.

단단한 밑창을 가진 제어화는 외피도 가죽이 많이 쓰이고 안쪽에 볼륨을 풍성하게 해서 발과 신발의 결속력을 높인다. 반면 상반된 목적을 가진 레이스화는 단단히 조여야 하는 부분만 가죽 소재 패턴으로 연결시켜 놓고 나머지는 매쉬나 망사 소재를 사용해 경량성과 통기성을 극대화한다. 외피가 전체적으로 얇고 유연하지만 신축성은 없도록 해 밀착감을 높인다.

안정성 뛰어난 레이스화, 가벼운 트레이닝화는 없다?

러닝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구분하면 레이스화, 준레이스화, 트레이닝화라고 했는데, 단순히 말하면 기록위주로 가볍게 만드느냐, 조금 무겁더라도 기능을 많이 넣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볍고 구조가 단순하면 레이스화 쪽에 가깝고, 구조가 복잡하고 무게가 나가 보이면 트레이닝화에 가까운 신발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경량성을 추구해야 하는 레이스화에는 이중경도 중창이나 뒤틀림 방지 구조물을 장착할 여건이 안 되므로 (안정화라고 할 만큼)안정성이 뛰어난 레이스화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무게와 부피가 상대적으로 큰 준레이스화에서는 안정성이 강조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트레이닝화 중에서는 쿠션화, 안정화, 제어화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트레일러닝화는 도로에서 신는 일반 러닝화와 헷갈릴 수가 없을 만큼 확연히 다른 외양을 띠고 있다. 일단 외피며 중창 색깔이 대부분 짙고 어두운 색이다. 오염되기 쉬운 오프로드 환경을 고려한 컬러이며, 색에서 느껴지듯 질기고 단단한 소재가 쓰인다. 바닥창은 뾰족한 나무뿌리나 바위 모서리를 밟았을 때 발이 상하지 않도록 특히 내마모도가 높고 방탄기능이 있는 소재를 쓴다. 외피의 경우 통기성 대신 외부의 충격에 잘 견디는 질긴 소재를 쓴다. 고어텍스 멤브레인을 써서 방수기능을 갖도록 한 제품도 있다. 동계용 러닝화를 구하기 어려울 경우 트레일 러닝화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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