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정상들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뭔가 굉장히 쫓기는 모양새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 모두 그렇습니다. 무엇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의 정상들을 쫓기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시간에 쫓긴다는 것입니다.
먼저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입니다. 미국은 올해 11월에 중간선거를 치릅니다. 여기서 트럼프는 현재 국회의석을 유지해야 여대야소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여소야대 즉 지금의 미국 공화당이 근소하게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하원과 상원을 민주당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트럼프는 그순간 레임덕뿐만 아니라 탄핵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워낙 트럼프라는 인물이 럭비공에다 독불장군 그리고 그야말로 역대급 세계적 빌런이 되다보니 그의 영원한 지지자일 것으로 보였던 미국 MAGA들 조차 슬슬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벌어진 미국내 이런 저런 선거에서 미국 공화당은 완패하고 있습니다. 당초 미국 공화당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곳에서도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양상입니다. 트럼프는 그런 상황에 대해 수긍하고 뭔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는 매우 잘했지만 공화당 후보들의 못나서 패했다고 판단합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가운데 이런 판단을 내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트럼프는 갖가지 타계책을 구상할 것입니다. 가장 손쉽게 내릴 조치는 바로 군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계엄령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서 미국내의 자신에 대한 저항세력을 옥죄려하고 있습니다. 아예 중간선거자체를 없앨 가능성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내의 저항세력 즉 불손한 세력들때문에 선거자체가 불가하다면서 계엄령을 발표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아직도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는 미국 대법원의 관세에 대한 판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미국 연방 대법관들의 판결을 늦추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트럼프는 꽤 괜찮게 보이는 건물이나 장소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가운데 어느 누구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조치입니다. 이런 모든 이해가 가지 않는 트럼프의 횡포는 바로 시간에 쫒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선거도 선거지만 바로 트럼프 자신의 나이때문입니다. 1946년생인 트럼프는 올해 80살이 됩니다. 선거라는 인간이 만든 제도와 삶의 시간 즉 수명이라는 족쇄가 트럼프 목을 죄어오는데 따른 것입니다.
중국의 시진핑도 시간에 쫒기기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 선거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임기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시진핑은 지금 3연임중입니다. 2013년에 주석에 오른 시진핑은 2018년과 2023년에 연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연임중입니다. 중국 근현대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입니다. 시진핑은 내년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백주년 기념의 목표를 대만 복속으로 정했습니다. 2027년 대만을 중국의 장악하에 두고 여세를 몰아 내년 말 당대회에서 4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입니다.
시진핑이 4연임을 하기 위해 대만을 수중에 넣기위해서는 중국군의 철저한 장악이 필수적입니다. 얼마전 시진핑의 최측근이자 동지이자 부친때부터 형제로 지냈던 제 2인자 장유샤를 숙청한데서도 시진핑의 초조함이 읽혀집니다. 내년 대만을 총공습하기 위해 중국군 장악이 필수적인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시진핑의 시간의 쫓김이 간파됩니다. 군대라는 것이 몇명 지휘관을 갈아치운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강력한 장악력과 지휘통솔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계산으로 따지면 지금 시진핑은 시간에 쫓기는 것이 맞습니다.
러시아의 푸틴도 지금 좌불안석일 것입니다. 이제 러우전쟁이 발발한지 벌써 4년이 됩니다. 현대전쟁에서 가장 오래 진행된 전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막판에 휴전협상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미국, 나토국간의 줄다리가 힘겹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푸틴입장에서는 마지막 모든 화력을 다 쏟아붓고 있지만 땅뺏기 다툼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뒷힘이 많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칫 얻은 것이 없이 4년을 허송세월로 보냈고 러시아의 청년들만 사라지게 만든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등장할 경우 푸틴 입장에서는 상당히 견디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후 복구도 해야 하지만 지금 러시아의 경제가 그다지 여유있지 않습니다. 러시아가 이제 가진 것은 핵무기밖에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푸틴도 엄청난 시간의 촉박함속에 놓여 있다는 말입니다.
일본의 다카이치는 어떤가요. 이번에 일본 의회를 장악해서 기세가 등등하지만 그녀의 속내는 그다지 편치않을 것입니다. 중국과 현재 강력한 갈등구도속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은 어떻게 해서라도 일본의 기세를 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다카이치가 구상하는 군사적 경제적 해법이 그다지 현실성이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군사적인 면에서 경제적인 면에서 다카이치는 결코 편안한 상황이 아닙니다. 일본 다카이치를 강하게 짓누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재해입니다. 일본 난카이 해곡 지진과 후지산 폭발이 언제 발생할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일본에서 이번에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이면에는 이 자연재해에 대한 일본인들의 초조함과 강박관념이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초조한 그런 심리를 극우세력이 교묘히 악용하면서 이뤄진 부적절한 역학구도가 바로 일본이라는 말입니다.
강대국으로 분류하기는 그렇지만 북한의 김정은도 지금 매우 쫒기는 심정일 것입니다. 이제 13살밖에 되지않은 김주애를 연일 데리고 다니면서 후계자 수업을 시키는 모습에서 김정은의 시간과의 피곤한 싸움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건강과 싸움중입니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후계자 구도를 명확하게 해야 하겠다는 의도가 읽혀집니다. 미중정상회담이 오늘 4월에 예정되어 있는데 북한으로서 그냥 무시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정상회담 요구를 마냥 모른 척 할 수만은 없으며 그렇다고 섣불리 응했다가는 또 다시 2019년 하노이 패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바둑을 둘 때도 초읽기에 들어갈 경우 악수를 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시간에 쫒기는 것이 얼마나 판단을 내리는데 악조건으로 작용하는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미국의 트럼프나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 푸틴, 일본 다카이치, 북한 김정은 모두 이런 저런 시간적 촉박감속에 피곤한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도 모두 극심한 자국 이기주의속에 무리한 수싸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심한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한국의 주변 강대국들의 시간과의 전쟁은 지금 이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