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첫 본선무대에 밟은 한국대표팀은 헝가리와 터키에게 0-9, 0-7로 각각 참패를 당하면서 쓸쓸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던것과는 달리 29년 후인 83년에는 확 달라지게 되었다.
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일궈냈으며, 차범근과 허정무가 유럽진출을 하면서 한반도에 축구열풍이 휘몰아쳤다. 이 열기를 몰아서 한국은 32년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게 된다. 그러나, 월드컵 1차 예선에서는 약체 말레이시아에게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자, 국민과 언론들은 경악할수 밖에 없었다. 위기탈출을 위해서 한국 대표팀은 김정남 감독과 김호곤 코치 등으로 체제를 바꾸었으며, 83년 세계 청소년 대회 당시 4강 신화의 주역인 김종부, 조민국 등 젊은 피들이 수혈되었다. 그 후 1차예선에서 골득실차로 간신히 통과하면서 2차예선에서는 인도네시아를 2-0, 4-1로 물리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선행을 노리는 마지막 관문은 바로 한일전이었다. 85년 10월 25일 도쿄 원정경기에서는 정용환과 이태호의 맹활약으로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일본을 2-1로 승리하였으며 1주일 후인 11월 1일 잠실 홈경기에서는 허정무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었다. 허정무의 결승골은 32년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음과 동시에 국민들을 열광시키는 골이라고 평가했다. 86 멕시코월드컵 본선에서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A조에 속하게 된다.
★ 1986년 6월 2일 - 아르헨티나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의 본선 첫 경기를 치루게 된다. 아르헨티나에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라고 불리우는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는 남미의 대표적인 강호이다. 한국 역시 해외파 차범근를 기용하면서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대한 긴장감과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면서 경기시작 4분만에 발다노에게 선취골을 허용했다.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는 계속되었으며, 전반 17분 수비수 루게리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전반전을 0-2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또 다른 해외파인 허정무를 투입하면서 전술 변화가 있는가 싶더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 2분, 발다노에게 또 다시 골을 허용하면서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0-3으로 뒤지고 있는 후반 27분, 한국은 최순호의 패스를 받은 박창선이 25m나 되는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월드컵 본선 진출 사상 첫 골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간신히 영패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르헨티나에게 1-3로 패했다.
★ 1986년 6월 5일 - 불가리아전
아르헨티나전에서의 1-3 패배를 거울삼아 1승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불가리아와의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를 치뤘다. 그러나, 멕시코시티 경기장에서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고 경기는 수중전으로 진행되었다. 경기장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폭우로 인해 우리 선수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전반 11분, 오연교의 결정적인 실수를 틈타 게토프가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실점 후 한국은 계속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소득을 얻지 못한채 전반전을 마쳤고, 후반전에는 젊은 피 김종부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후반 24분, 폭우속에서의 혈투 끝에 조광래의 긴 헤딩패스를 받은 김종부가 오른발로 슛을 때리면서 불가리아의 골네트를 갈랐다. 1-1 동점이 되었다. 그 후, 득점기회는 더이상 오지 않았고 경기는 1-1로 마무리되었다.
★ 1986년 6월 10일 - 이탈리아전
불가리아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첫 승점을 기록한 한국은 '로마군단'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초반 강한 정신력으로 맞서며 대등하게 경기로 이끌었다. 하지만 전반 17분, 알토벨리에게 선취골을 내주었으나, 35분에는 페널티킥을 막아내면서 0-1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한국은 전반전과는 달리 좋은 플레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후반 17분, 최순호가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1-1 동점이 되었다. 그러나 동점골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알토벨리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면서 순식간에 1-3로 벌어졌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 했으나 한국은 물러설수도 없다는 각오로 공격을 펼쳤고 후반 43분, 최순호의 헤딩패스를 받은 허정무가 슬라이딩 슛을 때려 2-3으로 만들었다. 결국 2-3으로 패했지만, 국민들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첫댓글 허정무가 마라도나 걷어 찬게 기억나는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