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2 - 12. 1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지누지움 1층 전시실 (T. 032-540-1350, 인천광역시)
상상과 공감전
환경을 향한 시선들
글 : 안금희(경인교육대학교 교수)
경인교육대학교 지누지움에서 열리는 <환경을 향한 시선들: 상상과 공감>전은 환경에 대한 ‘상상’, ‘공감’, ‘추억’, ‘사유’ 등의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들로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간의 관계를 미술 작품을 통해 성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및 강사들의 작품으로 구성, 자연환경과 일상 환경 그리고 인적 환경을 모티브로 한 회화, 사진, 입체 등의 다양한 26점의 작품으로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의 작가들은 창조자의 시선으로 자연의 질서를 찾기도 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노래하고 기억 속 풍경을 상상하며 자연을 존중하고 순응하는 삶을 꿈꾸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오랜 동양적 세계관을 담아 내기도 한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 환경 속 도시의 획일화, 위장의 문화, 외형에 대한 선입견 등을 꼬집기도 하며, 일상의 기억과 추억을 다룬 작품에 공감하며 우리 자신의 추억을 끄집어내게 한다. 이렇듯 자연과 일상을 바라보는 미술가들의 여러 가지 시선을 탐색해 보면서 우리 역시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일상을 상상과 감수성을 가지고 바라보고 공감하며 이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전시를 기획하였다.
1학기의 <프롬 더 비기닝> 전시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참여와 소통의 기능은 이번 전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경인교대 교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 어린이들과 주민들의 다양한 참여활동을 중심으로 한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을 향한 다양한 시선들>에서는 작품을 감상하고, 초등학생부터 지역 주민 그리고 대학생과 교수 등 지역주민과 교내 구성원들이 작성한 작품 비평문을 작품과 함께 전시하였다. 총 300여명이 참여하였으며 그 중에서 26명의 비평문이 채택되었다. 전시 오프닝 전에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은 먼저 작품을 자세히 감상하고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을 연결하여 작품의 의미를 한 문단 정도의 글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비평문은 작품에 대한 갤러리 설명문과 함께 전시하였으며, 작품에 대한 서로 다른 다양한 의미들이 공존할 수 있음을 실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기획하였다.
둘째, 전시실에는 관람자들의 참여 코너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어요>가 기획되었다. 이 코너에서 관람자들은 안경진 작가의 작품 <아이가 어른에게>를 감상하고, 아이는 어른에게 그리고 어른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적어보는 코너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주변의 인적 환경 역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환경임을 인식하도록 하고, 우리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나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셋째, 전시실 밖의 로비 공간에 마련된 관람자 참여 공간으로 자연에 대한 관람자 개인의 추억과 기억을 떠올려 보며 자연의 느낌과 이미지를 색으로 그려 전시하는 <마음 속 자연의 색>이 있다.
넷째,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고등학생 대상의 홍보봉사 프로그램 <아띠 (ART-I)>에서는 청소년 문화 봉사단으로 미술관의 전시 홍보 및 활동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이를 위해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의 협업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미술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였으며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반으로 미디어 제작 역량을 도모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특히 교내 국어과 정현선 교수의 미디어교육을 전시홍보 프로그램과 융합함으로써 교내 구성원간의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융합교육의 사례를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도슨트, 에듀케이터, 전시지킴이 등 다양한 봉사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학 전시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 전시의 주제뿐만 아니라 전시의 접근 방법에서도 융합적 접근을 꾀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과학 교육과의 융합적인 접근을 위해서 <현미경 속 아름다운 세상> 전시 및 체험 코너를 만들었다. 이 코너에서 학생들은 실체현미경, 광학현미경, 편광현미경 등의 세 가지 종류의 현미경으로 주변 대상을 확대하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세상까지도 관찰하고 이를 미술로 표현해 보는 시간을 제공하였다. 예를 들어, 편광현미경으로 관찰한 돌의 내부 모습은 돌의 겉모습만으로 볼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아름다움을 마아블링으로 표현하였다. 마아블링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어떠한 전시 작품과 또 연결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며 전시와 과학 그리고 과학과 전시가 순환적으로 융합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하였다.
둘째, 컴퓨터 아두이노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디지털 구름을 거닐다> 코너는 정일 교수의 작품 <Reminiscing>과 박소영 작가의 <Walking in the Clouds>에서 영감을 받아 LED 라이트를 이용한 설치 미술이자 체험 코너이다. 작품과 어울리는 음악을 틀면 소리센서를 통해 LED 라이트가 바뀌도록 하여, 미술 작품이 디지털 프로그램과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선보였으며 학생들은 전시 작품과 디지털이 융합되는 방식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스크래치 소프트 웨어를 설치하여 학생들이 구름등 라이트를 바꾸어 보도록 하여, 미술과 테크놀로지의 연결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전시가 대학의 여러 가지 수업과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수업은 학부 생활과학교육II, 3학년 학생들이 지난 전시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하여 에코백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수업이다. 수업의 결과물을 로비의 한쪽 전시벽면에 전시함으로써 교내 구성원들에게 대학과 전시가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전시 진행 중에도 수업 연계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은 전시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며 이는 이번 전시가 함께 완성하는 전시임을 잘 나타내 준다.
이번 전시가 학교 구성원과 지역 주민들이 융합적인 주제의 전시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교류의 장이자 교육의 장이라는 역할을 갖고 있음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미술 작품과 미술 전시가 연결고리가 되어서 학교 구성원간 그리고 다양한 전공간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미술 작품과 미술 전시가 지역주민과 대학 그리고 어린 세대와 윗 세대와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미술을 위한 미술에서 머물기 보다는 미술이 교육과 일상생활 그리고 미술이 타 영역과의 융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이며 이러한 가능성을 이번 전시 <환경을 향한 시선들: 상상과 공감>전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가 우리 모두에게 환경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서로 공감하며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