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中, 달 영토 선점하고 美 내쫓을수도”… 달 영유권 전쟁
美 vs 中 우주패권 경쟁 가속
유인 착륙-달기지 건설이 핵심
美우주군 사령관 “中이 빠를수도”
“美-中 간 정치적 경쟁” 해석도
정치, 경제, 군사 등에서 대치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우주 패권을 두고도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등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자 미국 또한 중국보다 먼저 달 기지를 건립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두 나라가 모두 ‘유인(有人) 달 탐사’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 2년 내 우주 패권의 승자가 가려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결국 달에 먼저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키는 국가가 최종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5년, 중국은 2030년까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 상태로만 보면 미국의 계획이 지연되거나 중국이 속도를 더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NASA “中에 쫓겨나지 않도록 먼저 달 기지 세워야”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1일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중국이 달 표면의 비옥한 영토를 선점하고 미국을 (달에서) 내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과학 연구라는 명분으로 달을 차지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며 거듭 우려했다.
넬슨 국장은 “중국은 지난 10년간 엄청난 성과와 발전을 거뒀다. 그들이 달에 착륙할 시점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두 나라가 우주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향후 2년 안에 승자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 우주비행사가 중국보다 먼저 달에 착륙할 수 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신의 뜻이 따르면 (가능하다)”이라고 답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200일간 체류했던 테리 버츠 전 ISS 사령관 역시 “달 탐사 경쟁은 누구의 체제가 더 잘 작동하는지를 가리는 ‘정치적 경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달 탐사에서 미국을 이긴다면 그들의 체제가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란 뜻이다.
○ 속도 내는 中 우주굴기
중국은 2007년 자국 최초의 달 탐사선 ‘창어 1호’ 발사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미국보다 앞서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 4호’를 착륙시켰다. 다음 해에는 ‘창어 5호’를 보내 달 표면 샘플을 채취했다. 보란 듯 달에 ‘오성홍기’를 꽂은 사진까지 공개했다. 니나 아마뇨 미 우주군 참모총장은 최근 “중국이 이룬 발전은 굉장하고 빨랐다. 미국을 따라잡고 추월하는 일은 무조건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해 21세기 첫 유인 달 탐사 사업 ‘아르테미스’를 공개했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로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수차례 연기하는 등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폴리티코는 “달 탐사 계획의 (추가) 지연 및 사고는 중국에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며 “이미 나사의 달 착륙 목표 시한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보다 1년 늦춰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넬슨 국장은 1일 나사 유튜브 계정으로 공개한 동영상에서 “2022년은 나사 역사상 가장 많은 성과를 낸 우주 탐사의 황금기이며 2023년에도 기대할 것이 많다”고 했다.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할 우주 비행사 선발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더라도 미국을 물리적으로 내쫓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1967년 발효된 유엔 외기권 우주조약(OST)은 ‘달 등 천체는 국가의 전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 나라 중 어느 쪽이 먼저 도착하건 착륙 지점에 대한 탐사 우선권을 주장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