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월령가 2월령 (양력 3월12일은 음력 2월1일임)
가끔은 태어난 시골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지금쯤 시골에선 무엇을 하는 시기일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한다.
텃밭을 일구는 취미를 가지다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때 농가월령가를 읽어보면, 아하 지금이 이때구나 하고 알 수 있다.
또한 지금 내가 할 일을 찾을 수 있다.
이월은 한창 봄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엿샛날 좀생이는 풍년 흉년을 안다 하며,
스무날 맑고 흐림으로 풍년 흉년 짐작하니,
반갑다 봄바람이 변함없이 문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쌍이 움트기 시작한다.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산비들기 소리나니 버느나무 빛이 새로워라.
보습 쟁기 차려놓고 논과 밭을 갈리라.
기름진 밭 갈아서 봄보리를 많이 심고,
목화밭 다시 갈아 적당한 때를 기다리소.
담배 모종과 잇꽃 심기 빠를 수록 좋으리라.
집터 주변에 나무 다듬으니 이익도 되는구나.
첫째는 과일나무요 둘째는 뽕나무라,
뿌리를 상하지 않게 비 오는 날 심으리라.
소나무가지 찍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담장도 고쳐 쌓고 개천도 쳐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말끔히 쓸어내여,
물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려니,
여섯 가축 못 기르지만 소 말 닭 개 기르리라.
씨암탉 두세 마리 알 품어 끼어보자.
산나물은 아직 이르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삐기 씀바귀며 소르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입맛을 돋우나니,
본초강목 참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라.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낱낱이 적어 놓고 때맞추어 캐어 두소.
시골집에 넉넉지 못하니 값진 약 쓰겠느냐.
초여샛날 좀생이 : "묘성"이라고도 하며, 여러개의 작은 별이 모여 있는 데,
눈으로 보면 6~14개의 별을 셀 수 있슴.
"달"은 밥이고 "좀생기"는 아이들인 데, 좀생이가 달의 앞을 가면 흉년,
바로 뒤에 가면 보통, 뒤에 떨어져 가면 풍년이다.
즉 아이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면 앞질러가서 밥을 달라고 한다는
의미에서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
보습 : 쟁기 끝에 다는 쇠조각. 쟁기 날.
쟁기 : 말이나 소에 끌려 논이나 밭을 가는 삼각형 모양의 농기구
잇꽃 : 홍화라고도 하며, 열매는 기름을 짜고, 꽃은 붉은 물감 또는 약재로 쓰임.
여섯 가축 : 소 말 돼지 양 닭 개
고들빼기 : 씀바귀와 비슷한 풀로 산이나 들에서 나는 데, 씀바귀보다 잎이 좀 넓고 어린순을 먹는다.
씀바귀 : 국화과의 다년초로 산이나 들에 나는 데, 초여름에 노란 꽃이 핌.
뿌리는 맛이 쓰나 봄에 나물로 먹는다.
소루쟁이 : 물기가 있는 땅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종기와 부스럼에 좋다고 한다.
본초강목 : 중국 명나라 때의 약초학자 이시진이 엮은 약학서.
약용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약초를 분류하였는 데, 총 1871종의 약재가 말라되어 있다.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 한약재의 일종.
2월의 절기와 세시 풍속
경칩 : 양력 3월6일경.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날 무렵.
경침일에 개구리 알이나 도룡뇽 알을 먹으면 몸을 보호한다는 풍속이 전해오기도 한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맘을 쌓고,
보리싹을 보아 보리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고 한다.
춘분 : 양력 3월21일경.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여 춘분점을 시나는 날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 음력으로는 2월이고 양력으로는 3월이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2월 바람에 김칫독이 깨진다"는 속담이 있는 데, 이는 바람신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봄기운이 가득차니 따을 갈고 씨뿌릴 준비를 한다.
머슴날(일꾼날) : 음력 2월1일.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 머슴의 수고를 위로해주기 위해
음식을 대접하고 즐기도록 한 날. 일꾼날. 농악을 울리고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긴다.
큰 송편을 만들어 밤,대추, 콩 등을 넣어 온 식구들이 나이만큼 먹는다.
영등제 : 영등할매는 바람을 일으키는 신으로 하늘에 살다가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2월1일에 땅에 내려와서 20일에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바람과 농사의 신이기도 하며,
그래서 풍신제를 올리는 데, 이를 "바람 올린다"고 한다.
영등할매가 하늘로 오르는 날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들고, 조금 흐려도 좋다고 한다.
무신일 : 음력2월9일. "귀신없는 날" 이라고 한다. 무엇을 해도 탈이 없다 하여
집집마다 안방, 건너방의 가재도구를 옮기고 비붕, 바람벽, 부뚜막,뒷간 등을 수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장을 감갔다.
배경 음악 : 고향의 봄 - 하모니카 연주
첫댓글 농가월령도 자세한 내용과 풍습..
모르던 부분을 알게 되네요.
영등제는 우리 고향에서 풍어제로도 유명 하지요.
그날은 돌아가신 모친의 생신날이라 더욱 잊지 못합니다.
구슬픈 매기의 추억 노래가 마음이 찡 하구요.
고맙게 읽었습니다..^^*
이월 초하루 영등 할머니 오는날이면
우리 어머니는 짚을 가지런히 다듬어서 그 위에 소반을 올리고
정안수 한그릇을 떠받쳤답니다.
바람이 많은 이월에 영등할머니 마을을 달랬겠지요.
할머니의 노여움을 푸는 마음이 담겨있는듯합니다.
고향의 봄을 들으니 참 좋습니다.
메기의 추억도 좋아합니다.감사합니다.
소시적..
본초강목의 약성가를 외기도 했는데...
인삼감미 보원기 하고
지갈생윤 조영위라...
(남아있는 단 한가지 ...ㅋ!)
근데...따라 하려면 엄청 바쁘겠어요!
저도 소싯적에 주기률표를 외웠지요.
리베비시노불래나마알시인황염아.
태종태세문단세예성연중임명성..생각이 안남ㅎㅎ복습하는거죠 뭐~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이글을 보면서 요즘농사와 비교를 해봅니다.
기계화가 되었는데 예전에는 어찌했구나 짐작하지요.
잇꽃으로 천연염색을 해봤는데
매염제에따라 연분홍도 노랑도 되는데 게우기라고 ......
한때는 또 홍화가 뼈에 좋다해서 심은적도 있어요.
잇꽃의 색중 분홍빛으로 고운시간 보내서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땡쿠 베리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