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어준 날: 2024년 7월 31일 수요일 2:30~3:00
♣읽어준곳: 삼덕마루 작은 도서관
♣ 읽어준 책: <여우 누이> <안녕, 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녀>
♣ 함께한 이: 세*(8세),세*2(6세), 하*(7세)
휴가시즌이라 애들이 결석하지 않을까하고 갔더니 아이들이 세 명이 있었다.
지*은 결석했고 세*이 동생들을 데리고 왔는데 친동생은 아니고 친한 동생이라고 했다.
무서운 책을 읽기로 약속해서 <여우 누이>부터 읽었다. 무서운 책 괜찮겠냐고 했더니 다 괜찮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아이들 표정을 살피면서 읽었다. 표지부터 보는데 그림이 이상하다고 했다. 책을 펼치고 서낭당에 비는 부부를 보더니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했다. 내가 그냥 아저씨, 아줌마 하자니까 너무 늙어서 안된다고 했다.
큰오빠, 작은오빠의 자는 모습을 보더니 하*이 우리 아빠는 나랑 놀다가 저렇게 앉아서 존다고 했다. 그랬더니 세*이 자기 아빠는 놀아주는 법이 없다고 했다. 누워있으면 동생이 아빠 엉덩이를 팡 치면 자기도 팡 치고 간다고 했다. 그러면 아빠가 벌떡 일어나 쫓아온다고 했다. 그러니 하*이 자기 아빠 자는 모습을 흉내 내더니 계속 방구를 끼면서 잔다고 했다. 세*2도 자기 아빠는 엎드려 잔다면서 흉내를 냈다.
읽는 동안 목소리를 크게 했다가 작게 했다가 했더니 그것만으로도 긴장되는지 아이들이 중간중간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여우의 걸음을 흉내 내면서 무서움을 달랬나 싶기도 하다.
긴 발톱, 찢어진 눈, 입을 가리키며 여우라고 했더니 세*이 간을 먹는 건 구미호라고 했다. 요즘 애들은 참 똑똑하다.
눈이 내리는 그림책 <안녕, 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녀>를 보여줬더니 <안녕, 폴>부터 보고 싶다고 했다.
<안녕, 폴>의 표지를 보더니 애들이 부엉이 그림책이냐고 했다. 내가 부엉일까 했더니 제일 언니인 세*이 ‘펭귄이에요?’ 하고 물었다. 뭔지 책을 보자고 하고 읽기 시작했다. 펭귄이 맞다며 좋아하더니 너무 이쁘다고 했다. 이언이 누구냐고 세*2가 물어서 요리사라고 다시 일러주고 책을 읽었다. 폴이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어디로 가는지 너무 궁금해했다. 남극 사람들처럼 살금살금 가보자며 책에서 숨겨진 폴을 한참 찾았다. 결국은 못 찾고 페이지를 넘겼더니 폴의 쓰레기 집이 나왔다. 안에 알들이 무사한 걸 보고 좋아했다. 얼어서 깨진 알들이 얼어서 깨진 건 맞지만, 알 모양도 이상하다고 세*이 얘기했다. 새끼 펭귄들이 태어나서 남극 기지를 꽉 채운걸 보더니 웃었다. 이렇게 많은 알이 있었냐면서. 요리하는 이언 옆의 펭귄들이 다 음식을 먹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했다. 폴만 이언을 돕고 있다고 했다. 구석구석의 그림을 다 찾아가며 읽었다. 세*2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더니 책을 자기가 가져도 되는지 물었다. 안된다고 했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세*이 다 읽고 검색해보겠다고 했다.
마지막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을 읽었다. 새끼 늑대는 엄마를 잘 따라갈 수 있다고 하길래 눈보라가 심해서 못 따라갈 수도 있다고 했다. 뒷장에서 엄마랑 헤어진 새끼 늑대를 보더니 ‘으이그’했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새끼 늑대를 걱정하기보다는 나무라는 것 같았다. 새끼 늑대와 소녀가 만났을 때 둘의 표정을 보더니 소녀가 늑대를 기를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우우우~소리가 나는 곳으로 간다고 했더니 엄마에게 데려다주는 거라고 했다. 소녀가 엄마 늑대를 만나면 어쩌냐 했더니 잡아먹힐까 봐 걱정했다. 설마 도와줬는데 잡아먹을까 했더니 장난기 많은 세*이 잡아먹는다고 했다. 하*이 안 잡아먹을 것 같다고 했다. 소녀가 눈 위에서 잠이 든 걸 보고 ‘늑대가 도와주겠죠’ 했다. 소녀의 아빠가 오는 동안 늑대들이 소녀를 보호해 준 걸 보고는 ‘봐요. 늑대가 도와줬죠’ 했다.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고 예상해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림책은 보기에 따라 즐기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아이들이 여우 누이를 뺀 두 권이 진짜 너무너무 재밌었다고 했다. 이 책들이 계기가 되어 꾸준히 책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 읽고 끝인사를 세*에게 시켰더니 쑥스러워했다. 내가 차려, 경례를 얘기하고 그대로 해보라고 했더니 잘 해냈다. 다 같이 인사를 나누고 마쳤다.
도서관 마당에 어머니 세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의 엄마가 세*이 책읽어주는 시간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집에 가서 친구도 데려가야 한다고 하고 동생들도 꼭 데리고 가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오늘 친한 두 동생을 데리고 왔단다. 이만하면 세*은 홍보대사라 해도 될 듯하다.
기분 좋은 이야기도 듣고 즐겁게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방학중에 수고가 많으시네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여요~
더운여름 즐겁게 여름을 즐기시네요 수고많으셨어요
현주씨^^ 뿌듯하셨겠어요.아이들이 읽어준 책을 즐거워할 때의 보람이 계속 책읽어주기활동을 하게 하죠. 오싹오싹 시원하고 즐거운 한 여름의 책읽어주기시간이었네요^^
더운 여름 날, 수고많으셨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