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그렇지. 어떤 것도 긍정할 수 없어. 거사님이 "너는 뭐냐?" 이럴 때 "나는 홍길동이요." "맞아 오케이." 이러면 할 게 없잖아. 근데 그 어떤 것도 거기에는 붙여서 맞는 게 하나도 없어. 붙여봐야 되질 않아. 이 나라는 존재가 있긴 있는데, 이름은 가짜로 붙인 것이고 진짜는 몰라요. 하늘이라 해도 맞지 않고 땅이라 해도 맞지 않고 사람이라 해도 맞지 않고 부처라 해도 맞지 않고 마음이라 해도 맞지 않고, 오만 걸 다 갖다 대도 다 아니라. 맞지 않아요. 전부 아니라 하니 그러면 이거 어떻게 되나? 자동으로 '그러면 도대체 이게 뭐란 말이냐?' 안 그러겠어? 그래서 이뭣고를 하는 거 아닌가. 반야심경에서 얻어질 게 없다 했다[無所得 무소득]. "나는 홍길동이다" 그러면 "오케이, 됐어!" 하면 그건 얻어진 게 맞지. 근데 그건 진짜 홍길동이 아니잖아. 얻어질 수가 없어. 어떤 걸 다 갖다 대도 아니다.
그런데 내가 없지는 않고 지금 있잖아? 그게 뭐냐 이거라. 그래서 '뭐냐[이뭣고]?' 하는 거 아니오. 그게 이미 3분의 2를 다 가르쳐 준 거거든요. 그건 객지에 돌아다니며 고생하다가 고향의 자기 집 대문 앞에까지 딱 온 거예요. 지금 이 문구가 그리 돼 있어. 본래 홍길동이 아닌데 홍길동이라 하면, 그건 고향이 아닌 객지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처럼 엉뚱한 경계에 떨어져가고 헤매고 있는 게 되는 거고, 그거를 어떤 것도 아니라고 싹 제거해서 없애줬을 때는 이미 문 앞에까지 딱 갖다 놓은 것이라. 거기서 자기 집에 들어가면 되는데 여러분이 그걸 안 들어가고 있네. 그 어떤 것도 아니라고 할 때는 다 무너진 거 아니요? 그게 입을 붙일 수가 없는데 뭘 또 딴 말하고 있네. 일체의 모든 여러분의 분별경계 알음알이, 뭘 생각하는 이런 거 다 소용없으니까 모든 걸 방하착해서 다 놔버렸다. 다 놔버리고 난 이 당체가 어떠한가 이 말이야. 그거를 한번 말해보라 이 말이라. 자기가 집에 들어갔으면 "집에 들어왔으니까 어떠냐?" 하면 "내가 집에 들어오니까 이러 하네." 하며 한마디 하거든. "내가 그동안 허송세월 보내면서 객지 생활로 고생 많이 했네." 자기 고향집 안방을 천진자성(天眞自性)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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