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은 손가락의 대리운전기사다
방짜유기젓가락 아시나요
우리나라 젓가락으로 쇠로 만든 귀중품이다
끼니마다 음식을 집어 먹도록 도움 주는 물건이다
받혀주고 눌러줘 음식을 집어먹게 하는 기능으로 살고 있다
방짜유기젓가락은 우리 고유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품고 있다
음식을 입으로 쏙 들어가게 날라다 주는 손가락의 대리 역할로
대리운전기사와 같이 보인다
젓가락이 없다면 아프리카의 원주민처럼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을 것이다
젓가락과 숟가락은 세트로서
오늘날의 나무젓가락처럼 한 몸으로 태어나 두 개로 쪼개면 그 기능을 시작하는 것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함께 나란히 누어있지만 불평불만도 없다
두나는 언제나 스테인레스 젓가락 통속에서
서서도 졸면서도 함께 살아야하는 숙명이다
백지장도 맞들어 올리는 부부 금실 좋은 관계로 살아간다
혹시 한쪽이 허리가 고장 나 휘거나 부러지면 부목으로 접붙쳐 서툴지만 함께 움직인다
한쪽이 버림받게 되면 다른 한쪽은 그 기능에 인연을 끊고 적막에 든다
젓가락 한쪽이 망가지면 멀쩡한 다른 하나도 천생연분을 정리하기에
그들은 항상 행복하게 붙어사는 것이다
밥상머리 대접받는 위치에 놓여있어도
진수성찬의 오감에는 무심하여 맛에 물들지 않고 오직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대리운전기사다 때로는 젓가락의 고달픔을 젓가락 장단으로 풀어내는 때도 있다 그들은 기능이 다른 숟가락과도 잘 어울리고 다툼이 없다 휴식하는 동안에도 나란히 누어야 잠을 청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그들은 밥상머리에도 부부인양 부끄럼 없이 친숙하게 붙어 있다 주인과의 눈 맞춤도 거부감 없고 내로남불도 없다
그들은 독특한 삶에도 입이 무겁고 늘 침묵한다
요즈음 식탁 수납장에 나란히 누워있으면서 낯설은 사람이라도 낯설지 않는 모습으로
주인의 부름을 기다라고 있다
그들은 늘 한 쌍으로 주인 손가락에 끼어
30개의 관절운동과 50개의 근육운동을 돕고 있다
무심한 것 같이만 예절문화를 지키고
수학적 머리회전도 길러주고 있다
이웃 일본 중국은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고 있으나 너무 짧고 긴 모습이지만 한국 젓가락은 그 중간의 중도 쇠젓가락으로 대리운전 기능의 품위도 점잖게 유지하고 있다
방짜 유기 젓가락 고유문화의 질을 높혀주고 있으니
한 가정의 불협화음을 공익신고를 하거나 고발을 당해도 칭찬과 상을 내려줄 일이지
지탄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젓가락이 대리운전하고 있어도 가솔로 따뜻하게 대우한다면
젓가락 대리운전기사들의 직업도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겠나
그러나 요즈음
거대 야당이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첩첩산중인데
대리 운전하고 있는 방짜 유기 젓가락모습처럼 보이고 있으니
국민을 주인으로 위한답시고 말하고 있지만~~
참말로 아리송해 보인다
시인 수필가 소설가 / 유 재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