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린 비에 씻긴 하늘은 높고 맑으며 투명하다. 햇빛은 강열하지만 바람이 신선하다.
젖은 우산을 말려서 두려고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시원하게 지나는 곳에 펼쳐놓다가 우산살이 망가진 것을 발견하였다.
그냥 넣어두려니 거슬린다.
고쳐서 넣어 둬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세탁물을 맡길 것도 있어 겸사겸사 시내로 나갔다.
세탁물을 맡기며 세탁소 주인에게 “이 근처에 우산 고치는 곳이 있나요?” 하고 물으니.
“우산 고치는 곳 모르겠는데요.”
세탁소에서 나와 과일을 팔고 있는 아저씨께 다시 물어보았다.
“요즘 누가 우산을 고쳐 쓰나요. 우산 고치는 곳 모르겠는 데요. 구두도 안 고쳐 신는데...”
라며 구두고치는 곳을 알려준다.
과일을 파는 아저씨가 알려준 구두수선 집에서 우산도 고치냐고 물으니 우산은 고치지 않는단다.
그럼 우산고치는 곳을 아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구두수선 집을 뒤로하고 속으로 포천 시내에 우산 고치는 곳이 없겠어? 하는 마음에서 몇 번을 더 물었지만 모두 다 모른단다. 얼마나 걸었을까? 비가 그친 후의 태양 볕이 대단하다.
수선 집 찾기를 포기했다.
우산살 하나만이 망가졌을 뿐 다른 곳은 아직 멀쩡한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수없이 많은 다양한 물건들이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고 만다. 넘쳐나는 풍요 속에 쓰레기 또한 홍수를 이룬다.
이세상의 물건들이 결국엔 모두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몇 분 뒤에 쓰레기가 되느냐 부터 몇 십 년 뒤에 쓰레기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쓰레기 만드는 일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미력하지만 고쳐서 쓸려는 마음인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도 결국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처리를 위해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쓰레기는 아닐까?
의정부에 가는 길이 있을 때 알고 있는 수선 집에 가져가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터덜터덜 돌아서 왔다. .
첫댓글 맞죠!저도 고쳐 써보려 했었는데결국, 드는 노력에 반해 수지도 안맞고,고치려는 분도 적으니 그렇겠다싶지만 그래도 좀 부족했던 저의 어린시절이 그리워지는 맘은 어쩔 수 없네요^^옛날이 그립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