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5천 달러 들인 치과보험 광고... 노인층 불편
저소득층 무료 치과보험... 300만 명 이미 혜택
보수당 "효과 없다" 비판... 봄 총선 앞두고 논란
연방정부가 저소득층 치과보험 제도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치과 요정 광고'가 논란 끝에 퇴출됐다. 14만5천 달러를 들여 제작한 광고였지만 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사용이 중단됐다.
보건부가 공개한 광고 시안에는 흰옷을 입고 날개를 단 여성이 노인들 사이를 걸어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이 요정은 노인들과 차를 마시고 뜨개질을 하는 것은 물론, 시각장애인과 산책을 하고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여러 연령대에서 부정적 반응을 샀다. 특히 노인층에서는 흰옷을 입은 요정이 "저승사자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나왔고, 성인을 "어린아이 취급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보건부는 여론을 의식해 날개 대신 치과 수술복을 입은 '대안적 치과 요정' 버전도 제작했다. 이 캐릭터는 '치과 요정'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등장했지만, "날개만 없을 뿐 여전히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캐나다의 치과보험 제도는 연간 소득 9만 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를 제공한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세금공제 대상자, 18세 미만 청소년이 주요 수혜 대상이다.
이 제도는 자유당 정부가 신민주당(NDP)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핵심 정책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130억 달러를 투입하고, 이후 매년 44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300만 명이 치과보험 혜택을 승인받았으며, 이 중 130만 명이 실제로 진료를 받았다. 정부는 제도가 완전히 자리잡으면 약 900만 명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건부는 결국 치과 요정 광고를 폐기하고 "접근성, 경제성, 필수성(Accessible, Affordable, Essential)"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 문구 역시 "너무 높은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봄 총선을 앞두고 이 제도의 향방도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는 아직 이 제도의 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