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歷史)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도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기보다는 강력한 국가들을 의지하고, 자기의 지혜를 의지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올 때가 많습니다.
남왕국 유다는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제국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앗수르제국을 의지하여 북왕국 이스라엘과 아람의 연합군이 공격해 오는 것을 막으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앗수르를 의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앗수르가 강력한 나라로 부상하면서, 주변의 나라들을 침공하여 복속(服屬)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스(Cush)도 남왕국 유다와 동맹을 맺어 앗수르의 공세를 막아보려고 했습니다. 구스는 지금의 에티오피아, 수단 등의 지역에 있는 나라인데, 이사야 시대에는 애굽의 일부까지 통치할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구스가 앗수르의 공세를 막기 위해 남왕국 유다에 사신을 보내어 남왕국 유다와 동맹을 맺고자 합니다. 18:2은 그러한 모습을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그러한 구스의 사신들에게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18:1, 2). 18:2에 나오는 “강들이 흘러 나누인 나라”, “장대하고 준수한 백성 곧 시초부터 두려움이 되며 강성하여 대적을 밟는 백성”은 모두 구스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보입니다. 남왕국 유다에게 구스와 동맹을 맺으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18:3~7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앗수르를 물리쳐 승리하게 하실 것에 관한 말씀입니다. 18:3에 나오는 기치(旗幟)는 승리를 상징하는 깃발을 의미하고, 나팔도 승리를 전하는 나팔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앗수르를 멸하시고 남왕국 유다에게 승리를 주실 것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마치 조용히 내리쬐이는 햇빛처럼, 가을 더위(무더운 추수철)의 밤에 조용히 내려앉는 이슬처럼 포도 열매가 익어갈 때에 추수도 하기 전에 그 가지를 자르고, 찍어 버리셔서 독수리들과 들짐승들에게 던져서 먹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앗수르 군대를 멸하셔서 들짐승의 먹이가 되게 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앗수르의 왕인 산헤립이 남왕국 유다를 침공하였을 때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자를 보내어 앗수르의 군사들을 진멸한 것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구스는 하나님께 드릴 예물을 가지고 하나님의 성전으로 나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18:7).
이어서 19:1~15에서는 하나님께서 애굽을 벌하실 것을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빠른 구름을 타고 애굽에 임하실 것이며, 애굽의 우상들과 애굽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9:1). 애굽은 내분(內紛)이 일어나 동족끼리 싸우는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며(19:2), 위대했던 애굽은 그 정신도 쇠약해지고, 그들이 꿈꾸던 모든 것들을 무산시켜서 그들의 우상들과 신접(神接)한 자들에게 찾아가 부르짖을 정도로 쇠퇴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9:3).
19:4에서는 애굽을 잔인한 주인의 손에 붙인다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사야의 시대에는 구스의 왕 피안키(Piankhi)나 샤바카(Shabaka)가 애굽을 정복하여 애굽의 왕이 되었던 것으로 보아 구스의 왕들을 일컫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19:5~10에서는 애굽의 모든 근간(根幹)이 무너져 내리게 될 것을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나일 강을 비롯하여 모든 물의 근원이 마르고 썩어가며, 갈대와 부들도 시들어 버릴 것이고 초장과 곡식도 모두 말라서 없어질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부들은 파피루스(Papyrus)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모든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모두 곤핍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9:10에 나오는 “기둥”은 애굽을 지탱하는 근간(根幹)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안(Zoan)과 놉(Nob)은 애굽의 북부 지역에 있는 큰 도시들인데, 이 도시들은 애굽의 지도자들이나 지혜자들이 많은 도시로 꼽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소안과 놉의 지도자들이나 지혜자들이 우둔(愚鈍)해지고, 제대로 된 대안(代案)도 내놓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어지러운 마음을 섞으셔서 애굽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게 하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19:14). 그래서 애굽의 모든 이들이 무력함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9:15). 19:15에 나오는 머리는 애굽의 정치 지도자들이나 종교 지도자들, 꼬리는 일반 백성을, 종려나무 가지는 애굽의 귀족층을 갈대는 애굽의 서민들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즉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따지지 않고 애굽의 모든 사람들에게 화(禍)가 미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세상의 정세(政勢)를 살피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섭리(攝理) 안에 진행되고, 하나님의 주관(主管) 아래 움직입니다.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하나님의 계획을 살피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그 무엇보다 하나님께 마음을 두고,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자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