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예순셋의 나이에 지리산 종주를 했었다.
누군가는 늦은 나이라고 했지만
그때의 나는 누구보다 뜨거운 마음으로
천왕봉을 향해 걸었었다.
끝없이 이어진 능선길과
지친 다리를 붙잡고 올랐던 봉우리들,
그리고 마침내 마주했던 천왕봉의 바람.
그 순간의 벅참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올해, 일흔넷의 나이에 다시 찾은 지리산.
이번에는 종주가 아니라 노고단까지만 천천히 다녀왔다.
예전처럼 긴 산길을 끝까지 걷는 일은
이제 내게 어려운 일이 되었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는 다시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운하기보다
더 깊은 마음으로 산을 바라보게 되었다.
노고단에서 멀리 천왕봉이 보였다.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 청춘의 한 페이지가 아직 저곳에 남아 있구나.”
비록 다시 종주를 할 수는 없어도
한때 그 길을 온몸으로 걸어냈다는 사실은
내 삶 속에서 오래 빛나는 자랑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나는 조금 느려졌지만
지리산을 바라보며 설레는 마음만은
아직도 그대로다.
노고단의 바람을 맞으며
오래전 천왕봉을 향해 걷던 나를 조용히 떠올려본 하루.
첫댓글 와우 대단 하네요 예순이 넘으니 친구들이 산에 가기 힘들어 아예 시도조차 안하는데 … 지리산종주를 하시고 너무 멋지네요
60세에 도보를 시작해서 많은 곳을 다녀왔네요
무리하지 않으면 안전합니다
첫 댓글 감사드리고 건행하세요~
우와~~~
7순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지리산을
행동으로 옮기시다니?
체력도 열정도
대단하십니다.
작은 체구에 힘도 약한데
좋아하는 일을 할 때만 힘이 나네요
ㅎㅎ 건행!
멋진 산행
부럽습니다.
노고단의 정기가가득합니다.
성삼재까지 차가 올라가니 11년 전 지리산 종주할 때
화엄사에서부터 무건배낭(8.5kg) 메고 노고단대피소까지
7.5KM 걷기도 했어요
땀 뻘뻘 그땐 정말 힘들었는데
이번 산행은 누워서 떡먹기요 ㅎㅎ
지리산 정기 듬북 받고 왔어요~
수고 하셨습니다.
50대에 산을 대하는거랑 60대에 종주랑 산을 대하는 느낌이 틀리더군요.
70대는 이제 종주는 자신감도 체력도 아니되더군요.
그러나 산은 언제봐도, 좋았습니다.
60세 봄부터 도보카페 가입하고 열심히 다니다 보니
남한팔도 참 많은 곳을 다녔네요
산을 좋아합니다 엄청요~험한 산을 더 좋아해요
일찍 느낌을 알았다면 아마도 로프 타고 암벽 타기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ㅎㅎ
엄청 겁쟁이인데 거친 산 오를 때 즐거워요~
장비가 좋은 게 많아서 나이 드신 분들도 산타는 분들 계신 거 같아요
2년 전 72세에 백운대 836.5m 뿌듯했는데 올해는 망설여지네요.
산속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호흡이 싱그러워지고
마음이 행복으로 차지요
산 좋아하는 노년 드믄일인데
꾸준히 타시니 오래 즐기시겠습니다
언제 같이 걸으시죠~^
뼛속까지 상쾌해지는 기분 다녀본 사람만 알지요
건강관리 잘하셔서 오래도록 가고 싶은 곳 다니세요
나름 철칙이 있어요
아무리 좋은 곳 공지가 올라도 연속으로는 안 갑니다
한번 다녀오면 2~3일은 쉬어요
완전 약골요ㅎㅎ
같이 산에 갈 기회를 만들어 봅시다
건행하세요^^~
저도 참많이 산을 좋아 했었는데. 나이가 더 해가니 선뜻 나서는게
망서려지는 요즘입니다
늘 그리운 지리산 입니다
오랜만에 노고단 추억을
기억하게 해주셔 감사 합니다 늘 건행하세요 ^^
산을 좋아했던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나이가 들수록 망설여질 때도 있지만, 지리산의 기억은 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네요.
부족한 후기인데 좋은 추억 떠올려주셨다니 저도 참 뿌듯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