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 줄잇는 ‘해고예고 통지서’
1월 3만4,300→5월 2만9,773명
올들어 매달 1,000명씩 감축
연말까지 1만명 더 떠날 듯
조선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한때 4만 명에 달하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근로자 수가 3만 명 이하로 대폭 줄었다.
더욱이 이들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올들어 회사로부터 ‘해고예고 통지서’를 받는 등 극심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1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1월 3만4,300명이던 사내하청 근로자 수가 지난달에는 2만9,773명으로 13.2%(4,527명) 감소했다. 불과 5개월새 4,5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직장을 잃은 셈이다.
이처럼 사내하청 근로자 수가 3만 명 이하로 떨어지기는 지난 2012년 12월(2만9,000명) 이후 3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근로자 수는 해양플랜트분야 공사량이 늘어난 2013년부터 증가해 한때 4만 명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특정 업체에 소속되지 않고 수요에 따라 옮겨 다니며 일하는 ‘물량팀’까지 합한 인원이다.
하지만 수주 감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사내하청 근로자 수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선 매달 1,00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호황기 때 도급계약을 이어가며 공사를 맡았던 사내하청 업체들이 불황기에 수주할 물량이 없어지자 근로자도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고용불안 현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내하청노조는 올해 말까지 1만 명의 사내하청 근로자가 더 산업현장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내하청 업체들은 이미 지난 2월부터 근로자들에게 매달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내며 일터를 떠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해고예고 통지서’는 근로기준법상 업주가 해고 30일 전에 근로자에게 미리 보내야 하는 것으로 이를 어기면 해고시 30일치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형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사무장은 “언제 회사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인원을 줄일 경우 업체로선 해고자 임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일단 ‘해고예고 통지서’부터 보내는 것”이라며 “근로자들은 고용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