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글쟁이 류하연입니다.
클릭해주셔서 감사하옵고 일단 주의 사항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주의사항.
1.절대로 밀리터리물이 아니다.
2.이 소설은 판타지를 표방한다.
3.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읽지 마라. 웃자고 쓴 글이다.
4.어린아이가 보기에는 다소 잔인한 장면과 야한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5.이 소설은 패러디와 오마쥬로 점철될지도 모른다. 확실한건 아니다.
6.감히 이글은 본인은 개그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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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병장은 간신히 몸의 균형을 잡았다. 장갑차의 차체가 크게 흔들린다. 그는 통신헬멧을 부여잡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야! 재만아! 똑바로 운전 못 하냐?.”
“이 이상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정신 사나우니까 말 시키지 마십쇼.”
장갑차가 마치 곡예운전이라도 하듯이 지그재그로 어지럽게 움직였다. 사실 재만의 조종실력을 탓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냥 기동훈련이라면 모르겠지만 이것은 빌어먹을 전장의 한 복판이었다. 오히려 재만의 실력을 칭찬하고 싶었다. 살아남으면 말이지.
“분대장님!.”
“왜?. 부르지 말고 빨리 밑으로 내려가!”
사각해치 위에 올라왔던 천학원 상병이 희우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정신없이 천상병을 밑으로 내려보낼 뿐이었다. 잘 못 올라왔다가는 그냥 대갈통이 날아갈 수 있었다.
“찾았습니다. 우전방 능선위입니다.”
이희우 병장은 천상병이 가리킨 능선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얼룩덜룩한 색으로 칠해진 위장포 사이로 삐죽이 튀어나온 포신.
“젠장. T전차다.”
이희우 병장은 본능적으로 단차장석 밑에 있는 연막차장 스위치를 눌렀다. 화약 터지는 소성과 함께 자욱한 연막이 둘러싸였다. 순식간에 장갑차가 연막 속으로 감추어졌다. 연막으로는 육안만 가릴 수 있을 뿐이다. 적 전차가 적외선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구형전차이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빌어먹을! 이희우 병장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좀 국방예산을 늘리면 어디 덧나나. 하물며 아직 이런 구형장비로 목숨을 건져야 한다니. 통일이 되었다고 가차없이 군비축소를 실시한 정부가 미워질 뿐이었다. 하긴 대학교 다닐 때는 세금감세안에 찬성했지만서도...
쿠~앙!!
뒤쪽에서 충격파가 전해진다. 다행스럽게 초탄은 피했나보다. 하지만 이탄은. 아니 고민하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어~이!. 부분대장. 준비됐나?.”
희우의 질문에 부분대장-황세윤상병-은 입을 열었다.
“젠장! 그렇게 태평하게 말하지 좀 마십쇼. 이거 한방에 우리 목숨이 걸렸단 말입니다.”
황세윤 상병은 조바심을 내며 팬저-대전차화기의 일종-의 조준경에 눈을 갖다 대었다. 서서히 연막이 걷혀지며 적전차의 실루엣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팬저의 방아쇠를 당겼다.
쾅!.
귓청을 찣는듯한 굉음과 함께 팬저가 불을 뿜었다.
“명중이다!.”
팬저가 정확하게 적전차의 포신에 명중했다. 불꽃과 함께 적전차가 소멸되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 기껏해야 몇백만원짜리 대전차화기 하나로 몇억짜리 전차를 잡다니.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 누가 포탑부위로 쏘래!. 포신에 안 맞았으면 죽을 뻔했잖아.”
“아~참. 왜 그러십니까. 분대장님.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거죠. 어쨌든 살았잖습니까.”
황세윤 상병은 능글거리며 입을 열렀다. 사실 팬저 같은 대전차화기로는 전차의 장갑을 뚫을 수 없다. 그래서 보통 대전차화기로는 전차의 괘도 부분이나 연료탱크 같은 후사면을 노리라고 교육을 한다. 그걸 그냥 씹어버리고 포탑을 향해 날리다니 희우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명중하지 않았으면 그냥 골로 가버릴 뻔했다. 상식적으로 장갑차 세대가 모이더라도 전차 하나를 감당할 수 없다. 여전히 세윤이 녀석은 비상식적이었다. 하긴 전쟁이 난다 하더라도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할리 없다.
“소대장님은?.”
이희우 병장은 장갑차 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창백한 안색으로 쓰러져 있는 군복을 입은 여자가 보였다. 얼룩덜룩하게 안면위장이 되어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얼핏 보더라도 상당한 미인으로 보였다. 애석한 점은 군인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온통 그슬리고 찣어진 군복을 입고 장갑차 한쪽구석에 조심스럽게 수납되어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자 이희우 병장의 이마에 주름이 빠직거리며 생겨났다.
“야! 소대장님이 짐짝이냐?. 아무리 정신을 잃었다고 해도 그렇지 저꼴이 뭐야?.”
이희우는 버럭 화를 냈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분대장님이 한번 해보시란 말입니다. 안그래도 비좁아 죽겠구만.”
“반항이냐?.”
이희우 병장은 투덜거리는 황세윤 상병을 사뿐히 즈려밟고 장갑차 내부로 내려왔다. 퀴퀴하게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언제 씻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훈련이나 전시에 씻는건 사치다. 전형적인 군바리틱한 생각이었다.
“에휴~ 빨리 분대장직 저한테 넘기고 전역하십쇼. 말년이 이게 뭡니까?.”
염장을 지르는 황세윤 상병의 말. 이희우 병장은 올라오는 화를 간신히 참고 소대장을 바라보았다. 검게 그을린 군복위에 소위 계급장과 유가희라는 이름이 수놓여져 있었다. 참 생각하면 할수록 소대장과 자신은 참 재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한달 전.
자신이 전역하기 삼일 전. 분대장직을 인계하기 하루 전날. 그리고 유가희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자가 소대에 신임소대장으로 부임 온지 이틀째 되는 날. 정말 빌어먹게도 재수없게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에라잇! 재수 없는 중공놈들.
때는 서기 2005년.
지금으로부터 삼년 전에 남한과 북한은 통일을 이루었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나라가 통일대한민국. 하지만 호사다마랄까. 처음 만들어진 통일 조국은 갖은 고초를 겪어야했다. 남과 북의 지역감정. 침체해져가는 경제. 그리고 가치관의 혼란 등. 그것만이 끝은 아니었다. 이 모든 혼란이 조금씩 안정되어갈 때 잠자코 있던 중국이 갑자기 침공해온 것이다. 막강한 중국의 물량공세에 대한민국은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제대를 삼일 앞두고 전쟁이 터진 이희우 병장도 언제 전역이 가능할지 알 수가 없었다.
“여기는?.”
“정신이 드십니까?. 소대장님.”
이희우 병장은 유가희 소위를 향해 소리쳤다. 얼굴을 찡그리는 걸 보니 고막이 터지진 않은 것 같았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장갑차가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다치지 않고 목숨을 건지다니. 이희우 병장이 속한 2소대는 전방에 펼쳐진 능선을 확보로 목표로 기동 중이었다. 그러던 중 적 전차에 의한 불의의 피격을 받고 이희우 병장이 단차장으로 있는 이호 장갑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파괴되었다. 소대장인 유가희 소위가 단차장으로 있는 일호차도 그때 파괴되었다. 다행히 유가희 소위는 목숨을 건졌지만. 세대의 장갑차로 이루어진 2소대는 이제 2호단차 한대 밖에 장갑차가 남지 않았다.
“이희우 병장?. 여긴 어디야?.”
“2호차입니다.”
“다른 단차는?.”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그래.”
유가희 소위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미숙한 지휘 때문에 소대원 거의 전부가 희생되었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부임온지 한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은 소대장이었다. 그런데도......
“분대장님!!.”
“왜!.”
이희우 병장은 자신을 부른 김태우 일병을 바라보았다. 옛날 대통령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녀석은 눈치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희우 병장은 못마땅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적입니다.”
“이 바보녀석! 그런건 빨리 말해야 할 것 아냐!.”
이희우 병장은 벌컥 화를 내고 재빨리 단차장석위로 올라갔다.
뜨어~억
단차장석 위로 올라간 그는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김일병의 말대로 적이 있었다. 확실히 있었다. 문제는.
“이제 죽었군.”
능선 너머 평야에서 새까맣게 몰려오는 적전차들. 압도적인 숫자였다. 기동방향으로 보아서는 이쪽능선이 통과지점이 될 것이다. 이제 여기 남은 전투가능장비는 구형 K-200 전투장갑차 한대와 M60한정과 고장난 K-6 한정, 대전차화기는 아까전에 쓴 것이 마지막이었다. 눈앞으로 보이는 적에 맞추어 유추한 결과는 전멸. 지금까지의 전쟁에서 수없이 사선을 넘었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결과가 보이는 전투는 단연코 처음이었다. 이희우 병장은 자신의 소대만을 이쪽으로 투입한 중대장의 상판이 떠올랐다. 만약 살아 돌아간다면 작살을 내놓으리라고 다짐했다. 살만 뒤룩뒤룩 찐 무능하고 부패하기 짝이 없는 그 인간!. 뭐. 이쪽으로는 그냥 전선확보차원이라고?.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몰랐다. 일반 사병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라는 말인가!. 이희우 병장은 쉴새없이 투덜거리며 장갑차 위에 거치된 M60 기관총의 손잡이 강하게 움켜잡았다. 다른 녀석들도 긴장된 신색으로 각자의 소총을 움켜 잡았다.
적전차들의 포신이 장갑차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피할 시간도 장소도 없다. 꼼짝없이 죽겠군. 이희우 병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헉! 헉!.”
아스테드는 숨을 몰아쉬었다.
곧 있으면 적들이 이 성안으로 몰아닥칠 것이다. 비겁한 놈들. 평화협정을 씹고 공격을 하다니. 그런 놈들을 믿은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이제 마족은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마족이자 최후의 마왕 아스테드는 입술을 깨물었다. 드래곤과 인간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저 멀리 성문쪽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돌파된 것인가?. 곧 있으면 이 정원까지도 오리라. 하지만 그는 고이 죽어줄 마음은 없었다. 최후의 마왕답게 죽을 것이다.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남은 힘은 없었다. 상대는 중간계의 균형을 지킨다는 가증스러운 드래곤 로드와 빌어먹을 용사 일당. 애석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부족했다.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방법이?.
혼미해져가던 정신으로 한참 고민하던 마왕 아스테드는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방법이 떠오른 것이다. 마족을 배척한 이 대륙과 함께 지옥으로 갈 방법이!!. 모두 죽는 것이다. 어차피 살아남지 못할 것. 모두 다 지워버리는 것이다. 저 더럽고 추잡하고 가증스런 위선자들과 함께. 모두 다 죽는거다.
최후의 마왕 아스테드는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책을 꺼냈다. 마족의 수장들에게만 전승되어 내려오던 금단의 마법서. 그래, 이 방법이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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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처음 까페 생겼을 때 부터 회원이었는데 소설연재는 첨이네...... 유령회원 ^^;
보통 대전차화기로는 전차의 괘도 부분이나 연료탱크 같은 후사면을 노리라고 교육을 한다. -> 궤도... 죠. ^^ 천상병; 시인이 생각나는군요; 귀천하신 천상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