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도 현직이려니와, 수학 강사 전력이 있는 관계로 가끔 만나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서 아이들의 수학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마디 해 줄 것을 요구받는 때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는 기초가 부족한데......]
[우리 아이는 기본 계산은 하는데 응용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무슨 책으로 공부해야 할까?]
어제도 장거리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큰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선배님의 물음에 답을 해줘야 했습니다. 예전에 아이들이 제게 [선생님 수학공부 잘하는 비결을 알려주세요.]라고 물을 때도 했던 항상 같은 대답을 해줘야 했습니다.
그 대화를 생각나는대로 옮겨 봅니다. 이야기중에 그렸던 그림도 대충 다시 그려 옮겨 봅니다. 술 사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연락하십시오. ^^ (술을 왜 사냐구요?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정상입니다. 하하하.)
나 : 제가 영어 문제를 하나 낼게요. horizon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그 : 수평선 말인가?
나 : 맞아요. 우리말에는 수평선과 지평선이 따로 있지만 영어는 저 한 단어로 같이 표현한답니다. 그러니까 하늘과 땅, 혹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참, 우리나라에서는 지평성과 수평선을 한번에 같이 볼 수 있는 곳이 유일하게 한군데 있는데요, 전라북도 김제부근을 지나다 보면 한쪽으로는 해떨어지는 서해바다의 수평선이 보이고 그 수평선의 끝부분에는 너른 김제평야의 끝자락이 보이는 지평선을 볼 수가 있답니다. 그러니까 영어 horizon을 이용한 한마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Expand your horizons.]라는 말입니다.
그 : 수평선을 넓혀라? 시야를 넓히라는 말인가?
나 : 맞습니다. [시야를 넓혀라!]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야를 넓힐 수 있을까요?
그 : 글쎄, 눈을 크게 뜨라는 소리는 아닌 것 같고, 더 멀리 보라는 뜻일까?
나 :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특별한 기구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주어진 조건에서 더 멀리 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뿐일 것입니다. 높은 곳에 오르는 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대략 계산해보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수평선은 그 거리가 보통 16km정도 됩니다. 그것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우리 눈에 들어오는 한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높은 전망대나 비행기에서 본다면 그 수평선의 영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겠지요?
그 : 그거야, 당연한 소리 아닌가?
나 :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제 수학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중, 고등학교 수학교과 과정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집합에 대해 이야기 하고 다음에 수와 식, 방정식과 함수, 도형, 확률 통계의 순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서로 완전히 독립된 분야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각각 특유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수리 개념이 필요하긴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는 방정식은 쉬운데 도형은 너무 어려워], [나는 확률만 보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나는 항상 공부하려고 처음부터 시작하지만 집합부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포기해]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 : 맞아, 우리 아이도 앞부분만 책이 닳았고 뒤는 깨끗해
나 :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각각의 수학영역들은 독립된 과정으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서로 대단히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것들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 버립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쉬운데 저 부분은 어려워] 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수평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학공부를 잘하는 길의 첫 번째 순서는 [내게 가장 쉬운 부분이 어디냐? 어느 과정이 진도가 빨리 나가고 그나마 할만 한가?]를 찾는 일입니다. 그 두 번째 순서는 이제 더 넓은 수평선을 보기 위한 [높이 오르기]에 전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선배님의 아이가 방정식부분을 좋아하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낫다고 한다면 다른 도형이나 함수부분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방정식부분만 무식하게 파고들라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절로 수와 식 부분이 공부가 되게 됩니다. 일부러 하지 않아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방정식분야에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결코 혼자일 수 없는 높이 올라선 방정식분야의 사다리는 바로 옆자리에 위치한 함수라는 괴물이 친구였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관계를 알기 쉽게 표현하려다 보니 도형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즉, 어느 한부분만이라도 자신이 가장 쉽고 자신 있는 부분만 열심히 하다보면 나머지 부분들은 절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잠깐 여기 그림을 보시죠.
난장이들 10명이 보는 수평선보다는 5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이 훨씬 더 넓기 때문입니다.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수학공부는 어느 특정 한 분야만 잘하면 훨씬 더 멀리 보일 분만 아니라 그 인접한 다른 분야도 쉽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수평선은 모두의 눈에 똑같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이 오르는 자에게 더 멀리, 더 넓은 곳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어젯밤에 오늘 술약속이 생겼습니다. 제가 오늘 저녁 술값을 낼까요? 안낼까요?
첫댓글
산수는 자신있는데... 수학은 영


근데... 
시야를 넓히려면 눈 수술 하지 뭐

눈알이 안나올 정도만


역시나 공짜술은 사람 핑 돌게 만드는구만요.(세상에나 매운갈비찜이 45,000원
심양에선 몇 번 먹을 수 있는겨
적어도 10번은 먹겠네)
어여 오게나 내가 꼬리찜으로 사드릴께

눈알 안 나올 정도로 수술햐

행님.. 수술 잘못하믄..울 집에 있는 태평공주 눈 되믄 큰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