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41) - 대만일주걷기 기행록(32)
~ 32도 더위 견디며 원주민족문화원에 이르다 (新埤 - 瑪家 27km)
3월 18일(금), 오전 7시에 버스로 삼림공원을 출발하여 전날 도착했던 신비향 샹단(餉潭) 마을로 향하였다. 축제에 참석했던 대만인들 10여명이 걷기에 합류하여 활기가 넘친다. 사흘째 햇빛 강하고 더운 날씨, 8시에 걷기에 나서자 곧 땀이 흐른다. 전날에 이어 내륙으로 이어지는 코스, 30여분 걸으니 내의향(來義鄕) 웬러촌(文樂村)이라고 입구에 큰 문을 세운 마을에 이른다. 布族努克이라 표시한 것으로 보아 원주민촌, 문의 양편에 전통적인 남녀의 복식을 한 조각품이 세워져 있다.
내의향(來義鄕) 웬러촌(文樂村) 입구에 세운 큰 문
잠시 걸으니 언덕길로 접어든다. 몇 차례 오르내리며 4km쯤 걸으니 큰 강 건너편에 내의향(來義鄕)의 중심지가 한 눈에 잡힌다. 언덕길을 내려 강가에 이르니 사람만 다닐 수 있는 현수교가 나타난다. 긴 강폭을 한 줄로 늘어서 걷는 동안 강바람이 더위를 식혀주어 고맙다. 다리 건너 내의향의 중심부를 지나 南聖宮 사당이 휴식처, 오늘 합류한 대만인들이 파인애플을 여러 상자 가져와 더위에 지친 몸을 상쾌하게 해준다. 점심 장소는 걷는 길에서 2km쯤 버스로 이동하여 역시 한적한 사당, 닭고기를 덮은 도시락이 큼직하나 땀을 많이 흘려 식욕이 떨어진 듯 대부분 밥을 남긴다.
큰 강폭을 가로지르는 사람 전용 현수교
오후가 되니 바람 없이 땡볕이 더 강하다. 온도계를 지닌 마키노 씨가 32.5도까지 올라간다고 말한다. 더위에 지친 듯 몸이 무겁고 발걸음이 더디다. 그래도 열심히 걸으니 목적지인 마가(瑪家)향에 접어든다. 산세가 우람하다 여겼더니 무림(茂林)국가풍경구라 적힌 표지가 보인다. 마가(瑪家)향은 베이완(排灣)족의 고장, 마지막 휴식을 취한 곳에는 이들의 공공장소가 특이한 문양으로 꾸며져 있다. 오후 4시쯤 도착한 목적지는 마가(瑪家)향 중심부 초입에 있는 관광센터, 더위를 이기며 27km를 걸었다.
숙소는 시가지를 지나 숲속에 자리 잡은 원주민족문화원구(原住民族文化園區)의 호텔, 여장을 풀고 인근에 있는 전통음식점에 이르니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의 야경이 멋지다. 식사 후 새로 합류한 대만인들과 함께 노래방 기기를 틀며 신나는 노래시간이 한 시간 넘게 이어진다. 노래는 만국공통어, 노래방 가요목록에는 한국가요, 일본가요 등도 수록되어 있다. 열심히 걷고 신나게 놀았으니 내일도 힘차게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