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 사랑없는 목사의 변

[와봐라1]

[이런 생각?] 사랑없는 목사의 변

불법체류 노숙자의 예배 중 고백

틀니를 해준 이석우 치과의사(가운데)를 찾아가 선물을 드리다. 오른쪽이 이주연목사 /산마루교회

 “목사님, 목사님은 사랑이 없어요! 
왜 노숙인들에게 야단을 치십니까?” 
이 소리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 한마디 한다. 
사랑 많으시면 모셔다가 같이 살아보시지요. 

정말 나는 사랑이 없다! 
그런데 왜 그들을 돌보는가? 

20년쯤 전, 주님은 교수 의사 화가들이 
중심이 되었던 교회에 단 하루만에 
150명이 넘는 노숙인들을 몰아 보내셨다. 

예수 사랑 깨닫고 배우라는 것이다! 
당시 사스가 유행하여 노약자들이 죽어나가자, 
그분들을 돕던 단체가 문을 닫았다. 

우리 교회로 몰려온 것이다. 
몇 사람만 오셔도 썩은 내가 가득 찼다. 
나도 처음엔 야단치기 보다 눈물 흘리기를 더했다. 


그런데 같이 밥 먹고, 같이 식구로 살아봐라. 
지금도 나는 제일 힘든 것이 있다. 

가진 것 다 팔아서 주라고 해도 별 것 아니다.  
팔 것도 없으니 하는 소리가 아니다. 

제일 힘든 것은 급히 쩝쩝 소리내면서 
거지(?)처럼 먹는 것이다. 

“반듯하게 앉아서 천천히 드세요! 
그러니까 무시당하는 겁니다! 
무시당하지 말고 살아야지요!” 

큰소리한다. 

“한번에 너무 급히 많이 들지 마세요. 
속 버려요! 

절대 술 담배 먹지 말아요! 
암 걸려 죽어요!


목사가 교인 헌금 거둬다가 
술값 담뱃값 대줄 수야 없죠!” 

이 소리 듣기 싫어서 어떤 이는 
공동체에 같이 살다가 드나들기를 반복한다.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거기 가니 밥도 제대로 못 먹어요!” 

자립자활을 위하여 마련된 평창 산마루 사랑의 농장/ /산마루교회

그런데 이러던 이가 지난 달 2년 여 
자립자활의 시간을 보내다가 
고향으로 길을 떠났다. 

예배 중에 그가 한 고백이다.     

“저는 노숙했던 OO입니다. 
술에 의지하다가 마음과 몸이 망가졌습니다. 

지친 마음과 고된 생활을 달래려고, 
계속 술을 마시다 보니 
간도 다 상하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목사님을 만나, 평창 공동체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회개하며, 말씀을 배우고 기도하며, 
건강도 회복하였습니다. 

작년 성탄에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올해는 이석우 치과 장로님께서 
틀니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노숙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불법체류가 되었습니다. 

그런 저의 사정을 딱히 여긴 목사님과, 
공동체 식구들이 도움을 주셔서 
합법적으로 여권을 회복하고, 
고향으로 자진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보고싶은 딸과 가족을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중략) 저의 과거처럼 어려움에 처한 분들도 
소망을 가지고, 주님을 찾길 바랍니다. 

그동안 저를 아껴주고 도와준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소중한 마음과 사랑,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인도해주신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그는 2년 여, 함께 살면서 웃고 우는 이야기를 지어갔었다. 
어느 때엔, 자립자활금으로 몽땅 술을 마시고, 
간이 망가져 행려병자 처지가 되어 죽을 고비를 넘겼다. 

다시 공동체에 들어와 회개와 노동의 시간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입기 시작했다. 

그러자 멸시와 천대의 시간도 이겨냈다. 
모든 이들이 “되겠느냐?”는 
부정확증의 저주 같은 낙담도 부숴버리고, 
가족들과도 화해하고 관계가 회복되어 갔다. 

마침내 우리는 불법체류 문제도 해결하고, 
자립자활 저축금 외에 보너스를 보탰다. 

그리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길을 떠났다. 

떠나기 전 그는 자립자활을 위하여 
땀흘려 수확한 콩을 엄선하여 선물로 드렸다. 

떠나던 전날엔 교우들이 찾아가 
선물과 돈봉투를 전하였다. 

떠나던 전날 교우들이 찾아가 
선물과 돈봉투를 전하였다. 

그는 선물은 감사히 받았으나, 
돈봉투는 극구 사양하였다. 
더 이상은 노숙자가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복되고 거룩한 성도로 길을 떠난 것이다. 

출국하며 돌아다보는 그의 표정은 
평안함과 이별의 아쉬움 속에 
눈빛은 맑고 얼굴은 환하게 빛 났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그를 사랑한 성도들이 고맙기만 하다. 
주님 감사합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