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로환이 생긴 유래
정로환은 일본에서 유래한 약으로 복통 설사, 소화불량, 바이러스성 장염, 검은변 등에 효과가 있다.
과거 집집마다 마련해 놓은 상비약 가운데 하나가 정로환이었다.
정로환의 한자어는 '正露丸'이다. 여기에서 ‘露’자는 러시아를 뜻하는 말이다. 러시아는 한자로 '露西亞(로서아)'로 표기했다.
정로환의 역사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4년 시작된 러일전쟁 당시 만주 지역에 파병된 일본 병사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하나둘 죽어가기 시작했다.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병사들이 먹는 식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위생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만주에서 식수를 구하기 어려웠고 물을 마시면 배탈이 나기 일쑤였다. 병사들은 지독한 설사에 시달려야 했다.
일본 육군대장은 물로 인한 설사로 일본군의 전투력이 약화된다는 보고서를 올렸다.
이에 일본 천황은 “배탈과 설사를 멈추게 할 특효약을 만들라”는 칙령을 내렸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약이 바로 정로환이다.정로환이 처음 나왔을 때 이름은 '正露丸'이 아니라 '征露丸'이었다. '征'이 정복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征露丸'은 러시아(露)를 정벌(征)하는 환약(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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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러시아를 정벌한 약이라 하여 '정로환(征露丸)'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크레오소트 정의 재고물량을 민간에 판매했으며 입소문을 타고 대히트하였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만과 한국에도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GHQ(연합국 총 사령부)에 의해 명칭이 정로환(正露丸)으로 바뀌게 된다. 다만 현재도 정로환(征露丸)이라는 명칭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존재하고 있고, 대만에도 저 이름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
정로환은 러일전쟁 이후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터마다 일본군을 동행했다.
정로환은 비록 제국주의 전쟁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약이지만 모두에게 유익한 치료제이므로 오늘날까지 애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征露丸’이 아닌 ‘正露丸’이란 이름으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첫댓글 유익한 자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