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년월일1931-11-06-사망2014-11-19
마이크 니콜스는 코미디언에서 출발해 사회 풍자적인 코미디영화로 뿌리를 내린 감독이다. 그는 53년, 코미디언인 일레인 메이와 파트너를 이루어 무대에 섰는데, 그들의 코미디는 남녀관계의 모순과 사회 억압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유명세를 탔다. 이들은 60년에 <마이크 니콜스와 엘레인 메이와 이 밤을>이라는 공연으로 브로드웨이로 진출했지만, 61년 팀을 해체한다. 그후 니콜스는 연극 연출에 눈돌려 60년대에 코미디 <공원에서 맨발로>(1963), <러브 Luv>(1964), <이상한 커플>(1965), <플라자 쉬트>(1968)를 성공시키며 브로드웨이에서 연출가로 이름을 날렸다.
니콜스는 66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로 영화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명성을 굳혀준 영화는 다음해 만든 <졸업 The Graduate>(1967)이다. <이지 라이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같은 청춘영화가 붐을 이루며 침체일로를 걷던 미국영화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던 시절에 만든 <졸업>은 방황하는 미국 청춘을 유효적절하게 잡아낸 내용과 스타일로 68년 미국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됐다. 당시 무명이던 더스틴 호프먼은 일류대학을 나왔지만 인생의 목표를 정하지 못한 채 한참 연상인 로빈슨 부인과, 나중에는 로빈슨 부인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돼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조셉 헬러의 복잡한 컬트 소설을 각색해 만든 차기작 <캐치-22>는 흥행에 실패한다.
71년 <육체의 인식 Carnal Know-ledge>은 그의 풍자정신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영화다. 잭 니콜슨과 앤 마거릿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 영화는 대학에서 중년에 이르기까지, 두 남자친구의 성적인 태도와 강박관념을 탐구한다. 그의 코미디영화 계보는 88년 작 <워킹 걸 Working Girl>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이어진다.
니콜스는 83년 작 진지한 드라마 <실크우드 Silk Wood>로 코미디만 잘 만드는 감독이 아님을 보여줬다. 미국 오클라호마 핵발전소 여성노동자의 변사 사건을 소재로 한 <실크우드>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고통을 섬세하게 관찰한다. 멜로적 감수성이 전편에 흐르는 <헨리 이야기 Regarding Henry>(1991)나 현대의 늑대인간 이야기인 <울프 Wolf> (1994)도 그의 새로운 감각을 보여준 영화이나 코미디만큼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96년 가족의 가치와 동성애의 존엄성을 그리고자 한 코미디 <버드케이지 The Bird Cage>는 미국에서 4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하지만 동성애자를 경멸적으로 다뤄서 반발을 샀다. <버드케이지>에서 그는 완고한 공화당 의원(진 해크먼)에 대한 풍자의 칼날을 들이미는데, 이는 본격적인 정치풍자 드라마 <프라이머리 컬러스 Primary Colors>(1998)로 이어진다. 존 트래볼타가 클린턴을 연상시키는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는 미국 정치의 추악한 이면을 희화시켰다.
자료출처: [씨네21 영화감독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