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외사회사업 학습모임을 논의하기 위해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김형식 교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해외활동에 뜻이 있어 ODA Watch 청년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은지도 동행했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셨고 귀한 이야기 들려주셨습니다.
이야기 후 근사한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도 사주셨습니다.

교수님과 학습모임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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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혹은 목요일,
총 12번의 모임으로 하자.
장소는 우리 대학 세미나실을 빌리겠다.
학습 인원은 15명 정도가 적당하다.
시간은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총 2시간으로 하고,
첫 30분은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이후 1시간 30분은 책 이야기를 실마리로 토론하자.
매 모임마다 읽어야 할 분량을 정하자.
학습모임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사회복지의 기본 철학과 가치, 이론에 대해 살펴보고
국제협력의 기본 철학과 가치, 이론에 대해 살펴보면서
이 둘 사이의 공유점, 접점(interface, Fusion)을 만들어보자.
지금은 학문간 교류의 시대.
두 번째는,
영어 원서를 주 교재로 삼아 공부하면서
국제협력과 사회사업에 도움이 되는 영어숙어를 정리해보자.
RBA, ODA, DARK, SECR...
국제협력 분야에서 통용되는 이런 단어들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이런 것도 정리해 보자.
세 번째는,
국제협력사업에서 문제되는 주는 자의 우월감,
특히 주는 자의 전문주의가 도움 받는 수혜자를 구차하게 만들었다.
우리부터 공부에서조차 방식을 바꿔보자.
이번 공부가 그런 모순에서 출발한 것이니
공부모임 참여자들에게 우선 들어야 한다.
'내가 교수고 내가 경험이 많으니,
따라서 내가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라'는 공부 모임이 되지 말아야 한다.
참여자들의 욕구, 관심 등을 사전 잘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교육내용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Start Where there are!
그러나
무엇보다 철학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회복지 철학을 바로 세우고 난 뒤에야
실천을 이야기할 수 있다.
국제협력도 사회복지사로 실천 철학, 윤리가 세워진 뒤에야
구체적 방법을 말할 수 있다.
'가치의 무장', '국제협력업무 수행능력 갖추기',
이 두 가지 주된 학습 목적이다.
기존 국제협력의 역사, 기다림이 없었다.
그래서 왜곡되었다.
주는 자의 판단으로,
너희 이것 필요할 것이니 내가 알아서 준다,
너희는 이러이러하니 분명 이것이 필요하다,
이것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된다...
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사회복지 실천의 기본은 기다림이다.
우선 듣고, 말할 때까지 기다리고,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리고...
이런 과정이 있은 뒤에는 '관계'가 생긴다.
이것이 해외현장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국경없는 사회복지사'는 바로 이런 가치들로 무장된 사회복지사가
해외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Case Study도 병행하자.
해외사업 현장에서 잘 실천한 사례를 몇 가지 알고있다.
필요하면, 시간이 되면 이 공부도 함께하자.
국제협력,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로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제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국제협력을 가르치며 'People First'를 이야기 하겠는가?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나 할까?
그 동안 경제학자들이 해외사업을 왜곡하고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의 논리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이를 보고 접근해야 한다.
사회복지적 접근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
국제협력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젊은이들 보면
국제협력에 뜻 품은 젊은이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직장, 좋은 보수, 멋진 모습...
비행기 타고 아침은 일본에서 먹고 점심 때 방콕에서 회의하고...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행정가 역할, 계획을 세우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필요하나 모두 그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흙 묻혀가며 일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누군가는 손에 흙을 묻히는 일을 해야 한다.
배운 사람, 뛰어난 사람들이 이를 감당해야 하지 않겠나?
해외현장에서 땀흘리며 뛰어다니고
구석구석 돌아다닐 사람이 필요하다.
Human Touch!
사람들이 서로의 살갗이 닿을 때 정이 쌓이고 통하게 되어있다.
그렇게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얼굴을 한 개발이다.
그런 마음으로 해외현장에서 나가야 한다.
사람으로 만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좋은 예가 일본의 해외사업 경험에 많다.
기회가 되면 일본과도 교류하자.
아는 분을 통해 만남의 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함께 회의하고 토론하고 고민하는 것도 귀한 경험이겠다.
(김세진 : 빈곤을 없애는 서른 가지 방법, 그 책이 일본 이야기입니다.
그 책 읽으면서 일본 해외사업 활동가들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고 있다 생각했습니다.)
빈곤을 없애는 오십가지 방법이란 책도 있다.
그 책을 번역할 계획이다.
끝으로,
근본적으로 우리 삶, 우리 Life Style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전혀 변할 생각이 없으면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삶만 바꾸라 한다.
진정 우리가 국제협력활동가, 국경없는 사회복지사로 자리 잡으려면
우리의 삶이 건강해야 한다.
지금과 달라져야 한다.
우리부터 환경을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만약 UN 본부가 미국이 아닌
방글라데시에 있다면 어떨까?
지금보다 더 절약하며 일하지 않을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UN이 되지 않을까?

우리가 가을에 공부할 'Man and Development'는
그런 근본 가치를 성찰하기 좋은 책이다.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 한 권으로도 우리가 어떻게 해외 현장에서 일해야 할지
많이 생각하게 할 것이다.
이 책 저자 'Julius K. Nyerere'는 탄자니아 초대 대통령이다.
그런데 그는 티티머스 교수(?)에게 직접 배운 제자이기도 하다.
서양 사람들은 이 사람을 싫어했다
외국원조 받지 않고,
가난하더라도 소박하게 우리 스스로 이뤄보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외롭게 싸운 사람이다.
철학자 대통령이다.
이런 사람에 대해 우리가 알 필요가 있다.
* Nyerere 로 위키백과 검색 결과 http://en.wikipedia.org/wiki/Julius_Nyerere
* Nyerere 에 관한 기사 http://nyerere.dailynews.co.tz/profile.php
새로 추천하는 책은 'Charity and Change'.
'Development with a Human Face' 대신 읽을 생각이다.

끝으로 시간이 되면
'블러드 다이아몬드', 이 영화를 꼭 보기 바란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세진형.
당장 굶어 죽을 판인데... 하는 소리로,
사람살이를 말려죽이는 도움 싫어요.
자연력을 잃어버린 채
죽는 날까지 인공지원 받아야 하는 삶 싫어요.
누구나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삽니다.
때로는 도움이 필요해서 부탁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움을 주면서 삽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사람다움
사회다움
근본 철학과 가치를 붙잡고
실천경험을 나누고 다듬는 모임.
멀리서 응원합니다.
김세진 선생님, 좋은 배움의 기회를 함께 나눠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절로 기대됩니다.
사람사는 어디든
놓지 않아야할 공생과 자주의 가치...
모임에서 절절하게 깊이있게 다뤄지길 바랍니다.
기대됩니다. 좋은 분들과 교류하고 마땅히 바라봐야할 시각으로 학문을 쌓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공부가 어디 있겠습니까? 정리하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감탄사가 계속 나옵니다.
고맙습니다.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납니다. 사람 사는 그 어느 곳이든 우정과 환대, 돌봄과 나눔이 살아나고 생동하기를 소망합니다.
교육신청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모르게 예전생각이 나네요. 필리핀 2년, 스리랑카 2년.
뒤늦게서야 오래된 미래를 읽으며 밤새 눈물을 흘렸던...
그래서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린것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사람살이가 다 같은 근본철학에서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기대함으로 공부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눈물의 의미...김희정 선생님께서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소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들으며 이번 공부모임에 오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희정 선생님께서 경험하고 배운 이야기, 실천하며 느낀 이야기 나눠주세요. 홀 몸 아닌데 무리하시는 것 아닌가, 괜한 제안 한 것 아닌가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